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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박열>을 관람했다. 극장에 가기 전, 내가 영화 <박열>에 관해 알던 정보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실화, 주인공이 이제훈' 정도였다. 급하게 금요일(지난 6월 30일) 자정에 영화를 보았다. 일제에 항거하는 박열과 그 동지들의 모습이 흘러갔다.

영화 속 박열과 후미코
 영화 속 박열과 후미코
ⓒ 더리얼리무비, 영화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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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내 마음 속에는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인 가네코 후미코에 대한 관심이 커져 있었다. 그녀의 행동과 대사 하나하나에 관심이 갔다.

일본어를 구사하는 것을 보니 일본인 배우가 캐스팅됐거나, 제일동포 배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발음이 한국인이 꾸며낸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일본인이 하는 발음 그대로였다. 그저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 영화 내내 후미코를 중심을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 속 감옥에서 원고 쓰는 후미코
 영화 속 감옥에서 원고 쓰는 후미코
ⓒ 영화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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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코는 '개새끼'라는 박열의 시에 대해 묘한 관심을 가지고, 박열에게 관심을 가지면서 첫 만남에 자신을 아나키스트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직접 박열에게 동거를 제안하는 당돌한 여성이었다. 그리고 일본인이지만 일본 제국주의와 천황제를 비판했고, 항일운동에 적극 참여한 투사였던 가네코 후미코.

불의에 굴하지 않고 만세도 외치며 투쟁하고, 때론 박열에게 사랑받고 싶은 여인 가네코 후미코. 그녀는 이 영화의 없어서는 않될 중요한 캐릭터요, 내용전개의 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박열과 후미코의 실제 사진
 박열과 후미코의 실제 사진
ⓒ 영화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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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이니 후미코가 실존 인물일텐데, 후미코 역할을 하는 배우가 실존 인물을 입체적으로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후미코 역할을 한 배우가 최희서라는 우리나라 배우라는 것을 알고 놀라웠다.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떠올리면 최희서라는 배우가 자연스럽게 오버랩 될 것 같다.

영화 속 여러 장면
 영화 속 여러 장면
ⓒ 영화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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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감동적으로 관람했다. 특히 박열과 후미코의 대사가 하나씩 살아서 계속 내 마음과 생각이 자리 잡았다. 가네코 후미코가 박열에 대한 사랑과 마음을 표현하는 대사다.

"나는 박열을 알고 있다. 박열을 사랑하고 있다. 그가 갖고 있는 모든 결점과 과실을 넘어서 박열을 사랑한다."

미소가 아름다운 영화 속 후미코
 미소가 아름다운 영화 속 후미코
ⓒ 영화 켑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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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사 한 줄에서 박열을 향한 후미코의 모든 사랑과 마음이 표현됐다. 이 말은 후미코의 고백을 넘어 관객들에게, 나에게 도전을 주는 말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렇게 서로 사랑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서로 바라볼 수만 있다면, 그렇게 서로를 대할 수만 있다면, 그렇게 행동하고 말할 수만 있다면. 이상주의자 같지만 후미코의 고백처럼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박열이 자신에게 사형을 언도한 재판장에게 한 말도 내 마음에 살아 움직였다.

영화 속, 관복입고 재판을 받는 박열
 영화 속, 관복입고 재판을 받는 박열
ⓒ 영화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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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장 수고했네. 내 육신이야 자네들 마음대로 죽일 수 있지만 내 정신이야 어찌하겠는가."

생각, 마음, 정신, 영혼의 중요성을 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신이 나쁜 것이 아니라, 육신도 중요하고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내면의 것도 귀하다는 것이다.

실제 사진(좌)과 영화속 사진
 실제 사진(좌)과 영화속 사진
ⓒ 영화사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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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 그들의 믿기 힘든 실화 이야기에 영화 속 박열과 후미코의 대사 하나하나가 더해져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삶을 인내하며 행진하는 의지와 세상을 깊게 바라보는 눈, 나의 마음과 정신, 영혼에 대한 관심, 사람을 대하는 태도,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새로워졌다.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보았다.

덧붙이는 글 | 나관호는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작가이며, 북컨설턴트로 서평을 쓰고 있다. <나관호의 삶의 응원가>운영자로 세상에 응원가를 부르고 있으며, 따뜻한 글을 통해 희망과 행복을 전하고 있다. 또한 기윤실 200대 강사에 선정된 기독교커뮤니케이션 및 대중문화 분야 전문가로, 기윤실 문화전략위원과 광고전략위원을 지냈다. 역사신학과 커뮤니케이션 이론, 대중문화연구를 강의하고 있으며, '생각과 말'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로 기업문화를 밝게 만들고 있다. 심리치료 상담과 NLP 상담(미국 NEW NLP 협회)을 통해 사람들을 돕고 있는 목사이기도 하다.



태그:#영화 박열, #박열과 후미코, #사랑, #나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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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제이 발행인, 칼럼니스트다. 치매어머니 모신 경험으로 치매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크리스천커뮤니케이션연구소 소장이다. 기윤실 선정 '한국 200대 강사'로 '생각과 말의 힘'에 대해 가르치는 '자기계발 동기부여' 강사, 역사신학 및 대중문화 연구교수이며 심리치료 상담으로 사람들을 돕고 있는 교수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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