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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폴리스 라인을 사이에 두고 대립 중인 주민들
 경찰 폴리스 라인을 사이에 두고 대립 중인 주민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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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가공공장 설립문제를 둘러싼 주민간의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3일 오전 8시 30분. 아산시 송악면 송악농협 앞에서는 육골즙공장을 반대하는 주민들과 찬성하는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장 설립 반대 집회'와 '맞불 집회'를 열었다.

찬반 주민들은 경찰의 폴리스 라인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도열해 집회를 벌였다. 약 1시간 30분 간 이어진 이날 집회에서는 찬성과 반대 주민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지역 주민 사이에 갈등의 골만 더 깊어졌다는 인상을 남겼다. 

육가공공장 설립을 반대하고 있는 강장리 주민들은 지난 6월 말 송악농협 앞에 집회신고를 냈다. 이 소식을 접한 찬성 측 주민들이 같은 장소에 집회 신고를 내고 맞불 집회를 벌인 것이다. 찬성 측 주민들 중 다수는 송악농협의 조합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맛비가 세차게 내리는 가운데 열린 이날 집회는 찬성과 반대 주민 사이의 입장 차이만을 재차 확인한 상태로 끝났다.  

찬성 측 주민들은 '송악 주민들도 좀 살아보자, 공장설립은 우리 주민의 뜻이요, 소득'이라는 피켓을 들고 반대 쪽 주민들을 향해 "공장 승인을 반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육가공공장 설립을 반대하고 있는 강장리 주민들은 '청정지역 송악의 환경을 파괴하는 육골즙 및 육가공공장 승인을 철회하라'는 피켓으로 맞섰다. 일부 강장리 주민들은 불필요한 마찰을 우려해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찬성 측 주민은 "송악면에는 이미 유골즙 공장이 있다. 하지만 마을에 전혀 피해를 주고 있지 않다"며 "새로 이사를 온 사람들이 공장설립을 반대해 마을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악농협 관계자도 "농협은 예금과 대출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곳"이라며 "수익 사업의 일환으로 육가공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반대 측 강장리 주민들은 "주민 공청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공장 설립 승인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공청회도 없었다" 아산시 관계자 "중재하기도 어려운 사안"

이와 관련해 강장리 주민 A씨는 "오폐수가 다량 방출되는 육가공공장을 짓겠다면서 단 한 번의 공청회도 열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찬성하는 분들의 집 바로 옆에 공장이 들어선다고 해도 과연 공장 설립을 찬성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송악농협은 우리를 '새로 이사 온 이기적인 사람들'이라는 프레임에 가두고, 대화(공청회)조차 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처럼 육가공공장 설립문제를 놓고 주민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산시의 적극적인 중재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상욱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지역공동체의 갈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갈등으로 인해 주민들의 사이가 벌어지면 좀처럼 회복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 사무국장은 이어 "아산시는 주민들의 충돌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중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아산시 시민협력팀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여러 차례 대화를 권고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무산되었다"며 "양측의 주장이 워낙에 첨예해서 섣불리 중재하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육가공공장 설립을 반대하는 강장리 주민들이 공장 설립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다.
 육가공공장 설립을 반대하는 강장리 주민들이 공장 설립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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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설립을 찬성하는 송악면 조합원 및 주민들이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공장설립을 찬성하는 송악면 조합원 및 주민들이 맞불 집회를 벌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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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육가공공장 , #강장리 , #송악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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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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