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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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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이야기예요. 이것은 삼성특별법입니다."

30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 박상인 서울대 교수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열린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금융지주회사 설립 등을 두고 일부 학자와 논쟁을 벌였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재벌 기업이 있고, 이들에게 경제력이 집중된 상황"이라며 "미국의 제도를 그대로 따라가면 굉장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서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융자산 규모가 큰 금융-산업(금산) 복합그룹을 '체제적 위기 금융회사 집단'으로 보고, 이들에게 금융지주회사를 의무적으로 형성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을 볼때 이들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지배구조를 단순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교수의 이같은 주장에 박 교수가 반박한 것.

재벌개혁 의지는 같지만 방안 놓고 학자들 '이견'

전 교수는 미국의 경우 금융-산업(금산) 복합그룹 내 금융사들 간의 소유구조를 투명하게 만들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선 삼성생명(금융자본)이 삼성전자(산업자본)를 편법적으로 지배하는 등 금산분리의 잠재적 위반사례 등도 지적하면서 향후 '금융집단계열분리명령제'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같은 제도를 통해 아예 삼성그룹에서 삼성생명·화재 등을 강제로 분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교수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삼성생명과 같은) 주요 금융회사와 (금융사 외 삼성전자 같은) 주요 기업을 동시에 가질 수 없도록 금산분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주요 금융사에 해당하지 않는 금산복합그룹에 대해서는 통합감독 체계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논쟁은 중간금융지주회사 설립이 자칫 특정 재벌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삼성 그룹이 전자와 생명을 중심으로 각각의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이를 통해 그룹을 유지할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일반지주회사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를 연결하는 그룹 지주회사 설립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도록 하는 금산분리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이에 대해 전성인 교수는 "제가 중간금융지주회사 아이디어를 가장 강렬하게 반대한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전 교수는 "금융지주회사를 만들라는 명령은 '너희가 말을 듣지 않으면 그룹과 분리시키겠다'는 협박이 들어 있는 것"이라며 "중간금융지주회사랑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금융자본을) 그룹으로부터 분리 시킬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분리를 시켜 놓고 시작해야 한다"며 "잘못하면 삼성과 한화를 위한 법이 될 수 있다"고 재 반박했다.

"일감몰아주기 제거해 중간재 산업 발전해야 일자리 창출"

이를 지켜보던 홍명수 명지대 교수도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홍 교수는 전 교수의 의견에 대해 "금융지주회사 틀 안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를 만들자는 의미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예외를 두자는 것에 대한 우려는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서는 재벌개혁에 대한 여러 의견이 나왔다. 재벌문제의 핵심은 경제력 집중과 세습이라고 강조한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중소·중견기업이 1970년대 이후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도한 내부거래, 일감몰아주기, 수직계열화를 제거해야만 경제성장을 견인할 중간재 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 박 교수는 "중간재 산업이 발전하면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재벌개혁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김종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하청계열화 구조"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하도급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돼있다"며 "노동개혁과 재벌개혁이 분리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결론은 1999년 체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스웨덴 등을 모델로 한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는 식으로 재벌 지배구조를 개혁했다는 것. 당시에는 문어발식 확산 방지를 위해 자회사 지분 의무 보유율을 상장 자회사 30% 이상, 비상장 50% 이상으로 규제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 이 비율은 이보다 각각 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상한 논리' 1명만 반대해도 법안 의결 어려워, 최운열 의원의 '호소'

이어 토론자로 나선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입법 활동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재벌개혁을 둘러싼 여러가지 방안들이 나오더라도 현실적으로 실현시키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는 "법안 의결 과정에서 어느 한 사람이 이상한 논리로 반대해버리면 의결 자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참여연대 등이 계속 압박을 넣어서 공론화하지 않는 한 채택이 어렵다"며 "굉장한 무력감을 느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최 의원은 "상법 개정안, 집중투표제 등에 대해 여러 저항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은 결국 정경유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배구조 선진화, 투명화 등은 재벌로 하여금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켜주는 장치"라고 언급했다.

김성진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송원근 경남과학기술대 교수, 강지원 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또 남동일 공정거래위원회 경쟁정책국 기업집단과장 등도 토론자로 나서 재벌개혁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30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가 열렸다.
 30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문재인 정부 재벌개혁 어떻게 해야 하나?' 토론회가 열렸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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