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KBO리그 정규 시즌 일정이 절반 가량 치러졌다. 두산 베어스(70경기)와 LG 트윈스(71경기)의 경우 우천으로 인하여 다소 경기를 적게 치렀지만, 다른 팀들은 72경기 이상을 치르면서 팀당 144경기인 정규 시즌의 절반을 넘겼다.

이러한 가운데 KBO리그의 순위 판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던 KIA 타이거즈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면서 다른 팀과의 승차가 많이 줄어들었고, 시즌 초반 엄청난 격차로 최하위였던 삼성 라이온즈도 어느 사이 다른 팀을 추격하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상위권 팀들의 성적이 워낙 압도적이라서 중위권의 경우 5할 승률 미만의 팀들이 5위 안에 들어서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예년에 비해 상위권과 중위권의 격차가 크지 않아서 중위권 팀들의 평균 승률도 예년보다 높다.

4위부터 8위까지 시즌이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 없었던 중위권도 나뉘었다. 6위까지는 승률이 5할을 넘지만, 하위권 팀의 승차는 갈수록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어쩌면 포스트 시즌 진출권에서 멀어지는 팀이 예년보다 빨리 결정이 날 가능성도 있다.

주춤하는 KIA, 따라잡은 NC, 무섭게 따라오는 SK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프로야구 KBO 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 말 1사 만루 상황 NC 4번 나성범이 만루 홈런을 친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프로야구 KBO 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 말 1사 만루 상황 NC 4번 나성범이 만루 홈런을 친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올 시즌 KIA는 4월 12일에 리그 1위에 올라왔다. 그리고 14일부터는 단독 1위가 되었으며, 그 1위를 한 번도 놓치고 있지 않다. 투수진이 리그 최정상급까지는 아니었고 불펜도 불안했지만, 1번부터 9번까지 쉬어 갈 곳 하나 없는 살인 타선의 힘으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랬던 KIA가 최근 3연패를 당하며 주춤했다. 최근 10경기 5승 5패로 그렇게까지 하락세는 아니지만, 그러는 동안 다른 팀들에게 추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2위였던 NC 다이노스가 최근 3연승 및 10경기 6승 4패로 상승세를 타면서 결국 6월 25일 부로 공동 1위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SK 와이번스의 추격까지 만만치 않다. 트레이 힐만 감독의 첫 시즌인 올해에는 당초 에이스 김광현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으며 전력을 이탈했고, 이로 인하여 우승에 도전하기는 다소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SK는 어느 사이에 5위 안에 들더니, 최근 4연승 포함 10경기 8승 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직 공동1위와의 승차는 5경기로 다른 순위권에 비해 다소 격차가 크지만, 최근 SK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KIA나 NC가 한 번 침체에 빠질 경우 근접한 승차까지 추격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프로야구 KBO 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3회 말이 끝난 상황, 기아 나지완이 밝은 표정으로 로진백을 들고 있다

지난 25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2017년 프로야구 KBO 리그 기아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3회 말이 끝난 상황, 기아 나지완이 밝은 표정으로 로진백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게다가 SK는 김광현이 또 다른 희소식을 전해왔다. 5월 말 의학적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김광현은 가볍게 공을 잡기 시작했으며 6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캐치볼을 시작한다. 김광현이 올 시즌 말 당장 투입될 가능성은 없지만, 일단 마무리 캠프에서 피칭이 목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SK는 올해 어느 정도의 성적을 거둬 놓으면 앞으로의 계획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서울 연고 팀들의 중위권 경쟁, 스윕 나오면 뒤집힌다

6월의 첫 3주 동안 3위는 두산 베어스였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시즌 초반에 7위까지 처지는 등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분위기가 수습된 이후 두산은 3위에 올랐다. 다만 최근 SK의 가파른 상승세로 인하여 SK에 2경기 반 차이로 밀린 4위에 있다.

두산은 최근 2연패 포함 10경기 3승 7패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잠실 라이벌 LG는 두산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상태로, 승차 없이 승률에서 0.001 뒤진 5위에 있다. 이들과 6위 넥센 히어로즈의 승차는 불과 반 경기 차이다.

좁게 보면 4위에서 6위까지, 조금 넓게 보면 3위에서 6위까지 모여있는 수도권 연고 4개 팀은 후반으로 갈수록 더욱 치열한 순위 싸움이 예상된다. 3위 SK와 6위 넥센까지의 승차가 불과 3경기로, 넥센이 SK를 상대로 3연전 스윕이라도 한다면 순위는 순식간에 요동치며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물론 앞에서 언급했듯이 최근 SK의 상승세가 강하여 3위까지 한 번에 따라잡기는 무리일 수도 있다. SK는 6월에만 14승 8패의 고공비행을 하면서 4~6위권과의 격차를 조금씩 더 벌리고 있다. 4~6위에 랭크되어 있는 서울 연고 팀들은 일단 더 밀리지 않기 위하여 서로 치열한 자리 다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반등, 하위권도 심상치 않다

올 시즌 초반 승률이 2할 대에 불과했던 삼성 라이온즈도 날씨가 더워지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6월 성적이 13승 1무 8패로 SK보다 반 경기 모자란 승률(0.619)로 승률은 어느 새 4할 대까지 올라섰다.

삼성은 올 시즌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이승엽이 여전히 중심 타선에서 분전하고 있으며,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리그 적응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시즌 초반에 대책 없던 삼성 마운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즌 시작부터 꼴찌로 처지면서 그대로 시즌을 끝내는 듯 했던 삼성은 6월 21일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삼성과 바통을 넘겨 받은 최하위 팀은 1군 진입 이후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kt 위즈다. kt는 김진욱 감독 체제에서 본격적인 순위권 진입을 시도했지만, 아직까지는 리그의 현실이 만만치 않음만 느끼고 있다.

삼성과 함께 추락할 줄만 알았던 또 다른 팀, 한화 이글스는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난 뒤 그 전후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5월 21일까지 18승 26패였던 한화는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가 시작된 이후 12승 1무 15패를 기록하고 있다.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나기 전후로 8연패를 당했던 한화는 이후 급격한 추락은 일단 막은 모양새다.

한화의 승률 하락세가 멈추고 삼성이 추격하는 동안 7위 롯데 자이언츠는 주말에 2연승을 거두는 등 페이스가 크게 나쁘진 않아 보이지만, 최근 삼성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7위를 쉽게 지킬 수 있을지의 여부도 불투명하다. 롯데와 삼성의 승차는 4경기 차로, 역시 삼성의 최근 상승세를 감안하면 한 주가 지나면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위치다.

드래프트 지명권 영향 있는 순위 경쟁, 아직 끝난 게 아니다

KBO리그는 6월 26일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을 실시했다. 1차 지명은 각 구단의 연고지역 출신 선수들에 대한 지명으로 1명 씩을 지명한다. 이 때 지명 받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은 9월에 열리는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지명을 받는다.

2차 지명에서 팀들은 지난 시즌의 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지명권을 행사하게 된다. 2016년 시즌 최하위였던 kt가 2018 드래프트 2차 지명에서 1순위 지명권을 쓰고, 2순위 지명권은 9위였던 삼성이 쓰게 된다.

2017년 시즌 순위는 2018년에 열리는 2019 신인 드래프트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이 때에는 아직 정상급 고교 선수들이 예년에 비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고졸이나 대학 출신 선수가 아닌 해외파 선수들로 인하여 2차 지명에서의 상위 지명권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에 나올 수 있는 해외파 복귀선수는 현재까지 2명이 있다. 유격수 이학주(현 독립리그 활약중)와 선발투수 이대은(경찰청)이 그들이다. 이대은의 경우 프리미어 12와 제 4회 WBC 참가 이력으로 인하여 특별 조항으로 퓨처스리그 선수로 맹활약하고 있으며,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재건 수술을 받았던 이학주는 군 면제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2016년 여름 계약 해지 이후 독립리그에서 뛰고 있다.

리그에서 팀들의 전력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드래프트 지명권은 하위권 팀들부터 지명할 수 있는 것으로 보상을 해 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하위권 팀들은 시즌이 절반 정도 넘어가는 시점에 포스트 시즌 도전 여부를 놓고 고민을 하게 된다.

가을에 포스트 시즌에 도전할 팀들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살펴보게 되고,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한 팀들은 착실하게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현재 리그 정규 시즌의 절반이 흘렀지만, 아직 이 결정을 내리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물론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얻기 위해서 일부러 꼴찌가 되고 싶은 팀은 없을 것이다. 아직 시즌은 반이나 남았고, 남은 시간 동안 순위는 어떻게 변동될지 아직 모르는 일이다. 다만 경기를 보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순위의 변동에 따라 리그를 보는 재미가 달라질 수는 있다.

리그를 보다 넓게 보는 팬들은 순위 변동에 따른 드래프트 지명권 행사를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향후 순위 변동이 남은 절반의 시즌에서 이러한 여러 가지 요소들이 어떻게 달라지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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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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