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테 디 콰트로, 4중창의 힘! ⓒ 이정민
'국내최초 크로스오버 보컬 오디션'을 표방한 음악 경연프로그램 JTBC <팬텀싱어>의 인기몰이가 여전히 대단하다. 지난해 11월 11일 첫 방송을 시작했던 이 프로그램은 '한국의 일 디보(Il Divo)'가 되겠다는 끼와 실력을 겸비한 참가자들이 대거 참여, 회가 거듭될수록 화제몰이와 시청률 상승세가 이어져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기록했다.
<팬텀싱어> 생방송 파이널 무대에서 크로스오버 보컬의 진수를 보여주며 치열한 경쟁 끝에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한 두 팀은 정식으로 앨범 발표와 공연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수많은 팬들의 환호를 받고 있고,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다수의 참가자들도 활발한 음악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국내에서는 양대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던 Mnet <슈퍼스타K>와 SBS <K-Pop스타>등 각각 잠정중단과 종영을 맞이했고, 전 세계적으로 음악 오디션 프로 붐을 몰고 왔던 <아메리칸 아이돌>(American Idol)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정도로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던 유사한 포맷의 경연 프로그램에 시청자와 팬들의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 스타> <프로듀스 101>같은 힙합 또는 아이돌 스타를 발굴해 내는 특정 장르 경연 프로그램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팬텀싱어> 역시 크로스오버 음악과 뮤지컬을 좋아하는 한국의 음악 팬과 시청자들에게 매력적 요소로 가득했다.
<팬텀싱어> 출신 뮤지션들은 콘서트 티켓 판매와 앨범 판매량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이 인기에 힘입어 해외 유명 크로스오버 스타들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크로스오버 음악계의 아이돌<팬텀싱어> 원년 우승을 거머쥔 포르테 디 콰트로(Forte Di Quattro - 고훈정ㆍ김현수ㆍ손태진ㆍ이벼리), 2위를 차지한 인기현상의 두 멤버(백인태ㆍ유슬기)가 의기투합한 듀에토(Duetto)는 아이돌 그룹에 버금가는 사랑을 얻으며 연신 고공행진 중이다.
동명의 정규 앨범을 내놓은 포르테 디 콰트로와 다섯 곡이 담긴 미니 앨범을 공개한 듀에토는 5월 중순 음반 발매 후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발매된 지 한 달이 거의 지났음에도 높은 CD판매량으로 상위권에 머물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팀이 출연했던 프로그램은 종영한 지 꽤 됐지만 각기 소속사를 정하고 공연 및 방송 등 여러 활동을 해나가면서 두터운 팬 층을 얻게 됐다.
두 팀의 진가는 콘서트 무대를 통해 알 수 있다. 지난 5월 7일 수원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7월 30일 원주에서 공연을 마치는 포르테 디 콰트로는 남성 크로스오버 싱어들에 열광하는 20~40대 여성은 물론 10대 및 50대 이상에게도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남성 관객들도 이들의 라이블르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을 만큼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듀에토 역시 여러 공연 무대에서 음악적 매력을 발산하며 팬들과 조우해 나가고 있는 중인데, 특히 멤버 중 백인태는 <복면가왕>에 출연 열창을 해 진정한 '팬텀싱어'와 같은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밖에 <팬텀싱어> 파이널 경연에서 흉스프레소 팀원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낸 테너 이동신은 '핑'이란 곡을 이번 달 12일 공개, <테너 이동신 크로스오버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며 대중에게 다가서는 중이다.
▲ 포르테 디 콰트로, 4중창의 힘! 크로스오버 남성4중창을 선발하는 JTBC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초대 우승팀인 포르테 디 콰트로(Forte Di Quattro)의 테너 김현수가 지난 5월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데뷔 앨범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타이틀곡 'Stella Lontana', ' 단 한 사람' 등을 열창하고 있다. ⓒ 이정민
해외 크로스오버 싱어들에게도 관심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 조쉬 그로반(Josh Groban), 일 디보, 일 볼로(Il Volo), 조수미, 신영옥, 임형주 등 국내외 주요 아티스트들은 팝과 클래식을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곡들로 국내 음악 팬들로부터 오랫동안 사랑을 받으며, 크로스오버 음악이 특정 장르로 지지기반을 갖게 되는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게다가 2000년대 미국과 영국에서 여러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하며 지구촌은 한동안 오디션 열기로 들썩일 정도였다.
그런 가운데 평범하지만 애틋하고 매력 넘치는 아마추어 참가자들이 등장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 등에서 화제가 되며 세계인이 주목하고 사랑하는 스타로 발돋움한 일도 있다.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출신의 폴 포츠(Paul Potts)와 수잔 보일(Susan Boyle),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에서 천상의 목소리를 들려 준 재키 애반코(Jackie Evancho), 대만의 <슈퍼 애비뉴>(Super Avenue)란 오디션 경연에서 2010년 우승하며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린위춘(Lin Yu Chun), 2011년 여름 세계 주요언론과 네티즌들에게 감동스토리로 울림을 주었던 <코리아 갓 탤런트> 1회 준우승자 최성봉 등이 그 예다.
특히 <팬텀싱어>의 폭발적 인기는 해외 뮤지션들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2009년 호주의 오디션 프로그램 <오스트레일리아 갓 탤런트>(Austrailia's Got Talent) 세 번째 시즌에 참가, 불과 열다섯 살에 우승을 차지한 남성 싱어 마크 빈센트(Mark Vincent)는 일곱 번째 정규 앨범 <트리뷰트 투 마리오 란차>(A Tribute To Mario Lanza)를 발표하며 한국의 크로스오버 음악 팬들에게 서서히 인지도를 높여 가고 있다.
전설적 테너 마리오 란차에 대한 존경과 흠모를 정규 음반으로 정했을 만큼 마크 빈센트는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강하다. 이미 녹음된 목소리를 가져와 마치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하듯 편곡 제작하는 방식인 '버추얼 듀엣(Virtual Duet)'을 도입해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폴 포츠는 올해 3월 17일 자신의 데뷔 10주년을 한국에서 보냈을 만큼 우리 음악팬들이 사랑하는 대표적 크로스오버 싱어다. 2010년 첫 내한 이후 거의 매년 공연과 각종 활동을 병행했을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고, 명예홍보대사로도 위촉된 바 있다.
올 하반기에도 폴 포츠는 어김없이 전국 주요 콘서트 무대에서 자신의 노래를 들려줄 예정이다. 그의 음악을 즐기는 국내 팬들의 설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팬텀싱어> 제작진은 첫 시즌의 대단한 반응에 힘입어 8월 두 번째 시즌을 예고했다. 그리고 7월 28일부터 3일간 18명의 팬텀싱어가 참여하는 뮤지컬 콘서트 <뮤직 오브 더 나이트 2017>(Music Of The Night 2017)도 열릴 예정이다.
과연 현재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남성 크로스오버 싱어들이 음악 및 공연계의 '진정한 블루칩'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2017년 하반기 이들의 활동에 주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