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K팝 신보가 나오면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ㅇㅇㅇ의 신곡은 컬러팝이며~"와 같은 설명이다. 이렇게 자주 언급되고 있는 '컬러팝'은 과연 무엇일까?

이 글에서는 컬러팝의 시초와 정의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컬러팝하면 떠오르는 트와이스+블아필 조합

 걸그룹 트와이스(위)와 작곡가 블랙아이드필승(아래)의 조합은 대성공이었다. 3연타석 홈런을 터트린 이들의 음악은 컬러팝이라 명명됐다.

걸그룹 트와이스(위)와 작곡가 블랙아이드필승(아래)의 조합은 대성공이었다. 3연타석 홈런을 터트린 이들의 음악은 컬러팝이라 명명됐다. ⓒ JYP엔터테인먼트/블랙아이드필승


컬러팝하면 떠오르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 바로 '트와이스'다. 적수가 별로 없을 정도로 성장한 트와이스는 '애국가'나 '아리랑'을 불러도 1등 할 것이 분명한, 확고한 위치까지 올랐다.

이 대세 걸그룹 '트와이스'의 히트곡들을 통칭하며 언론이 붙인 장르명이 바로 '컬러팝'이었다. 그리고 트와이스의 '컬러팝'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가 있다. 바로 '블랙아이드필승(아래 블아필)'이다. 데뷔곡 'OOH-AHH(우아)하게' 부터 '치얼 업'(Cheer up), '티티'(TT)까지 트와이스의 3연속 대박 곡을 만든 이들이다.

블아필이 처음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로부터 요구받은 스타일은 "미국의 하이틴 팝스타나 치어리더를 연상하는 발랄한 느낌의 곡"(조아름 기자, <한국일보>, "'여자 입장서 작곡'... 걸그룹 '필승조' 블랙아이드필승" 2016년 12월 21일)이었다.

따라서 데뷔곡 '우아하게'의 경우 굳이 장르를 말하자면 '하이틴송' 계열이었다. 그런데 왜 트와이스의 노래장르가 컬러팝이 되었을까? 트와이스는 JYP 자체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던 'SIXTEEN(식스틴)'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9명이 선발되었다. 엠넷을 통해 방송되었고 데뷔전부터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멤버 각자의 팬덤을 확보했다. 준비된 상태에서 데뷔한 트와이스의 무대는 단연 돋보였고 차별성이 있었다. 트와이스 멤버 각자의 개성을 살린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의상과 안무가 무대를 보는 즐거움을 주었다.

블아필은 트와이스 데뷔 당시 "10대 소녀들의 밝은 에너지를 표현하기 위해 직접 만든 장르"라면서 "다양하고 화려한 색깔을 가리키기 위해 '컬러팝'이란 이름을 지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노래와 더불어 멤버 각자의 색깔이 뚜렷한 무대가 멋진 퍼포먼스를 이루다 보니, 언론에서도 자연스럽게 컬러팝이라는 새 명칭을 따르게 됐다. 그 뒤 다른 가수나 그룹이 트와이스와 비슷한 스타일의 노래를 들고나오는 경우 '컬러팝'을 들고나왔다는 식으로 분류됐다.

컬러팝의 정의 및 특징과 장단점

ⓒ 최주호


컬러팝에 대해 필자 나름대로 정의를 하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장 좁은 의미로 '트와이스+블아필 조합의 곡'이라 할 수 있다. 그보다 조금 넓게는 트와이스가 선보이는 곡이다. 보다 광의로는 댄스, 힙합, 록, EDM(Electronic Dance Music) 등 다양한 장르를 한 곡 안에 빠른 비트로 조합한 훅송을 가리킨다. 가장 넓은 의미로는 의상, 헤어 스타일, 댄스 등 컬러가 강조된 비주얼과 여러 장르가 혼합된 훅송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다.

컬러팝을 처음 들으면 "이게 무슨 노래야?"라는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듣다 보면 빠져드는 묘한 중독성이 있다. 컬러팝은 포인트를 노래 곳곳에 배치한다. 또, 무대와 같이 봐야 매력이 배가되는 특징이 있다. 즉, 귀로만 듣는 것이 아닌 눈으로도 보는 게 컬러팝이다.

단점으로는 빠른 비트 안에 다양한 장르의 곡(특히 록이나 힙합, EDM)을 녹이다 보니 사운드는 풍성할지 모르나 귀가 쉽게 피로해지는 측면이 있다. 또, 훅이 산재해서, 훅을 제대로 살릴 보컬의 색깔이 중요하다. 자칫 이를 소홀히 하면 배경사운드와 보컬이 따로 놀거나 어울리지 않아 소음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듣는 이는 노래를 몇 번 듣고는 피로감을 느끼고 플레이리스트에서 해당 곡을 빼버리게 된다. 여기서 컬러팝의 성패가 갈린다. 컬러팝은 처음 들으면 생소하지만 계속 반복해 들어서 중독되는 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트와이스 정도 되는 이름값이 아니고서야,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들을 정도로 컬러팝이 대중화된 장르는 아니다.

컬러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멤버별 의상, 헤어 스타일을 달리해 개성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 키 포인트 안무와 킬링 파트인 훅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표현되어야 한다. 노래를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동작과 구절이 되게끔 말이다. 이는 트와이스의 '치얼 업'하면 사나의 '샤샤샤'가, '티티'하면 'ㅜㅜ' 안무와 가사가 떠오르는 데서 쉽게 알 수 있다.

컬러팝, 가수와 그룹 각자의 색깔을 살리는 것이 중요


한 업종이 성공하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특징이 있다. 가요계도 예외는 아니다. 트와이스가 컬러팝 장르로 초대박을 터트리자 너도나도 컬러팝이라는 장르를 들고나오고 있다. 하지만 트와이스만큼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즉, 트와이스와 비슷한 유형의 곡을 들고나온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아류'에 머무른 채로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굳이 컬러팝이라는 장르를 들고나올 것이라면, 그 가수와 그룹 각자의 '색깔'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즉, 대체 불가능한 고유의 아이덴티티가 필요하다. 이는 다양성을 확보를 통한 가요계 파이 전체의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트와이스가 들고나온 컬러팝은 분명 신선한 장르다. 하지만, 앞서 기술했듯이 트와이스가 해서 성공한 것이다. 무조건 유행을 좇아 컬러팝을 할 것이 아니라 그 가수, 그 그룹 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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