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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 지시로 논란에 휩싸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하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은 장 총장에게 “어떤 이유로 동성애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냐”며 “차별주의자 장준규는 물러나라”고 항의하고 있다.
▲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에게 항의하는 성소자차별반대 활동가 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 지시로 논란에 휩싸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도착하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은 장 총장에게 “어떤 이유로 동성애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냐”며 “차별주의자 장준규는 물러나라”고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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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규는 퇴진하라!"
"동성애 탄압 중단하라!"
"왜 동성애자를 범죄자 취급합니까!"

인천국제공항에 무지개 깃발이 펄럭였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 10여 명은 26일 오후 5시 50분께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에게 기습 시위를 벌였다. 활동가들은 장 참모총장이 B번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펼치며 "당신은 동성애자 나치스(나치 : 독일 히틀러의 민족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입니까!", "차별주의자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OUT!"을 외쳤다.

이날 시위는 지난 24일 한 동성애자 장교가 군형법 '제92조의 6'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에 대한 항의 차원이었다.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에 따르면, 동성애자 A대위는 업무와 무관한 이와 사적인 공간에서 성관계를 했지만 육군보통군사법원 선고공판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관련 기사 "군사법원, '동성애 색출' 수사 받은 장교에 유죄 선고").

군형법 제92조의 6은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으로 폭행이나 협박, 강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정 성행위를 법으로 제한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시위에 참가한 활동가들은 해당 조항을 두고 "문구 그대로만 보면 동성애만 규제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범죄자가 된다는 게 말이 되냐"며 입을 모았다.

"동성애는 죄가 아니다" 외침에 침묵한 장 참모총장

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 지시로 논란에 휩싸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동성애자 색출 지시한 것 맞냐"고 묻는 취재기자의 손목을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 이날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은 장 총장에게 “어떤 이유로 동성애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냐”며 “차별주의자 장준규는 물러나라”고 항의했다.
▲ 취재기자 손목 힘으로 제압하는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 지시로 논란에 휩싸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동성애자 색출 지시한 것 맞냐"고 묻는 취재기자의 손목을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 이날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은 장 총장에게 “어떤 이유로 동성애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냐”며 “차별주의자 장준규는 물러나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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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 지시로 논란에 휩싸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의 기습시위를 취재하는 사진기자 카메라를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
▲ 취재 가로막는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 지시로 논란에 휩싸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의 기습시위를 취재하는 사진기자 카메라를 힘으로 제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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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 지시로 논란에 휩싸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의 기습시위에 급히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이날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은 장 총장에게 “어떤 이유로 동성애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냐”며 “차별주의자 장준규는 물러나라”고 항의했다.
▲ 동성애자 색출 지시로 논란에 휩싸인 장준규 육군 내 동성애자 색출 지시로 논란에 휩싸인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의 기습시위에 급히 자리를 떠나고 있다. 이날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들은 장 총장에게 “어떤 이유로 동성애자를 범죄자로 취급하냐”며 “차별주의자 장준규는 물러나라”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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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참모총장은 이날 기습 시위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사복차림으로 미국 하와이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장 참모총장은 활동가들의 거센 항의를 외면한 채 황급히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었다. 활동가들이 끈질기게 따라붙자 장 참모총장은 불쾌하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렸고, "24일 재판 결과를 어떻게 보나", "군내 동성애자 색출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인정하나"라는 기자들 질문에도 침묵했다. 장 참모총장은 완력을 써 <오마이뉴스>, <연합뉴스> 사진기자 손을 꺾기도 했다.

이날 항의 시위로 곤욕을 치른 장 참모총장은 육군 중앙수사단을 통해 '마녀사냥' 식으로 군내 동성애자를 색출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관련 기사 "육군이 추행죄 악용해 군대 내 동성애 색출"). 군인권센터 측은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해 군형법 제92조 6항의 '추행죄'로 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지만 육군본부 측은 의혹을 부인했다. 장 참모총장은 한국기독군인연합회 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시위에 참가한 활동가 나라씨는 "24일 재판은 성소수자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장 참모총장은 지금까지 한번도 직접 항의를 받지 않았다. 분명한 항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나왔다"고 시위에 참가한 동기를 설명했다. 활동가 전진한씨도 "(A대위 재판이)동성애 혐오 때문에 일어난 대표적인 사례라 생각한다"며 "요즘 개혁의 분위기로 세상 좋아진다고들 하지만 이번 재판만 봐도 성소수자 문제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참모총장이)묵묵부답하는 걸 실제로 보니 너무 뻔뻔하고 괘씸하더라"고 기습 시위 소회를 밝힌 활동가 정초라씨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인정되는 곳에서는 다른 이들의 인권도 안심할 수 없다"며 장 총장의 사죄를 촉구했다. 정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동성애는 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4일 김종대 정의당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은 논란이 된 군형법 '제92조의 6' 폐지를 위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부대 밖에서 합의 하에 이뤄지는 상호간 성적 접촉을 형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군형법 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태그:#성소수자, #LGBTQ, #동성애, #장준규, #군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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