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스태프들의 '화장실 몰카'를 촬영해 실형선고를 받았던 배우가 최근 대학로로 돌아와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주인공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위키드> 등에 조연으로 출연한 바 있는 김아무개씨이다. 2016년 11월, 대법원은 그의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두고 유죄판결을 확정했다.

사건은 2016년 3월, 김씨가 참여한 뮤지컬 지방공연 숙소에서 벌어졌다. 배우들과 스태프가 함께 숙소에서 술을 마시던 도중, 여성 스태프 한 명이 화장실에서 그의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김씨 휴대전화는 수건에 싸인 채 변기 쪽을 동영상 촬영 중이었다.

김씨는 이 일로 법정에 세워졌다. 그는 결백을 주장했다. 자신은 우연히 휴대전화를 화장실에 두고 왔을 뿐이고, 여기에 다른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담겨 있어 전화기를 하수구에 버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휴대전화는 피고인 결백함을 밝힐 가장 중요한 증거"라며 "의심받을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다른)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그의 휴대전화가 변기 방향을 정확히 향하고 있었고, 카메라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수건에 싸여있던 점을 볼 때 '실수로 두고 갔다'는 말을 믿기 어렵다고 봤다. 1심(7월)은 그에게 징역 5개월,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명령을 내렸다. 피고인은 형량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이유로, 검사는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으나 항소심(9월)은 이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대법원도 이 판결이 정당하다고 봤다.

지난해 12월에 출소한 김씨는 현재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연극에 출연 중이다. 자숙기간이 지나치게 짧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는 이유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많이 부끄럽고 화가 난다"라며 "요즘은 축산물을 사먹어도 그 이력에 대해 분명히 알고 먹는 게 당연한 소비자의 권리이다. 적어도 소비자인 관객은 공연계에서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진다는 걸 알아야하지 않겠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성범죄 등을 일으킨 배우들이 지나치게 쉽게 복귀하는 게 공연계 관행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라며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의 변호사는 26일 <오마이스타>와 통화에서 "이 사건은 제3의 목격자가 없고, 명확한 증거도 없었다"며 "시일이 지난 후 피해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방식도 일반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는 "김씨는 지금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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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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