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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7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 필리핀.
 아름다운 7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나라 필리핀.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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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아시아 대륙 동남쪽 태평양에 흩어져있는 7천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나라다. 공식 명칭은 필리핀공화국(Republic of the Philippines). 적도 부근이라 대부분 지역이 1년 내내 열대기후다.

1565년부터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오다가 1898년 독립을 선언했으나, 이후에도 오랜 기간 미국과 일본의 식민지로 있었다. 온전히 독립을 쟁취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필리핀해(海), 남중국해, 셀레베스해가 경계를 이루는 지역에 위치해있다. 면적은 약 30만400㎢. 국토는 북부의 루손과 수천 개의 조그만 섬으로 이뤄진 중부의 비사야제도, 남부의 민다나오로 크게 3등분 할 수 있다.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이며 태풍의 발생지다. 환태평양조산대에 자리해 있어 지진과 화산으로 인한 피해도 작지 않았다.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타이완과 영토·영유권 분쟁을 겪었고, 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해안선을 모두 합치면 자그마치 3만6289km에 이른다. 수도는 마닐라(Manila). 국민 절반 정도는 타갈로그인(29%)과 세부아노인(15%)이다. 지역에 따라선 일로카노족(9%)과 비사야족(7%)이 다수인 곳도 있다.

필리핀에는 그림에서 보던 것 같은 아름다운 섬이 지천이다.
 필리핀에는 그림에서 보던 것 같은 아름다운 섬이 지천이다.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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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85%에 가까운 사람들이 가톨릭교도다. 무슬림국가인 말레이시아와 가까운 민다나오는 지리적 영향으로 이슬람교도가 많다. 이로 인해 남부지역에선 종교 간 갈등으로 오랫동안 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100페소면 한 끼 해결... 용광로 같은 국민성

사용하는 화폐는 페소(Peso). 1페소는 한국 돈으로 약 23원. 물가가 비싼 관광지가 아니라면 50~100페소 정도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인구는 1억 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7천 개의 섬에 흩어져 사는 사람들을 일일이 조사하는 어려움을 감안하면 정확한 데이터는 아닌 듯하다.

다양한 종족이 만들어낸 전통문화에 스페인과 미국의 문화까지 합쳐진 필리핀의 용광로 같은 '복합성'은 국민의 특성을 몇마디 짧은 설명만으로는 규정할 수 없게 만들었다.

새로 선출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한국인에겐 위험한 여행지"라는 이야기도 없지 않지만, 필리핀은 여전히 동서양의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는 휴양지다. 깨끗한 바다와 원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밀림, 환한 얼굴로 웃는 낙천적인 사람들과 신선한 해산물 요리, 거기에 저렴한 물가까지 생각한다면 필리핀 여행이 주는 매혹을 떨치기 어렵다.

바람을 따라 바다 위를 달리는 필리핀의 소박한 요트.
 바람을 따라 바다 위를 달리는 필리핀의 소박한 요트.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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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휴양지인 보라카이, 세부, 팔라완에는 사생활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고급 빌라와 호텔도 많다. 적지 않은 신혼부부들이 이곳에서 허니문을 만끽한다. 휘영청 떠오른 달 아래 조용한 해변에서 둘만의 저녁 식사를 즐기며.

필리핀 해변에선 뭘 할까? '멍 때리기'만 해도 즐거운 곳

7천 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니 필리핀은 눈길 닿는 곳곳이 해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부나 보라카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섬은 1년 내내 휴양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해변 주위에는 첨단시설을 갖춘 호텔과 바닷가재와 커다란 게를 요리해 판매하는 고급 레스토랑도 지천이다.

하지만, 필리핀에는 아직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의 고요함과 아름다움을 지닌 해변도 적지 않다. 중부 비사야제도에 흩어져있는 섬들이 그렇고, 남부 민다나오 인근의 바다가 그렇다.

숨 가쁘게 달려왔던 일상의 속도에서 벗어나 조용한 해변에서 여유롭게 앞으로의 삶을 설계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분명 그 의미가 클 것이다.

석양이 아름다운 필리핀의 해변.
 석양이 아름다운 필리핀의 해변.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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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베드에 누워 평소 읽지 못했던 한 권의 책을...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나가게 되면 마음 편히 독서할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게 부정할 수 없는 한국의 현실이다. 맛있는 음식과 술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거운 휴가가 분명하지만, 인적 드문 조용한 바닷가에 드러누워 시인 김선우의 산문집이나 이청준의 소설 한 권을 펴드는 것 역시 멋진 휴양이 될 수 있다.

휴가 기간이 한국보다 훨씬 긴 유럽 여행자들은 2~3주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필리핀 해변에서 보내기도 한다. 그들이 하루 종일 꼼짝도 하지 않고 선베드에 누워 두꺼운 추리소설이나 로맨스소설을 읽는 모습은 어떤 측면에선 부럽기도 하다. 진정한 휴가와 휴양은 마음은 비우고 머리는 채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

요트 위에서 석양을 즐기는 소박한 호사를...

'요트'라고 하면 화려함이나 사치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론 그런 생각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지중해나 서유럽 해변엔 한 척에 수백억 원이 넘는 호화스러운 요트가 수십 척씩 정박해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만나는 요트는 소박하다. 그러면서도 멋스럽다.

4~5명의 승객을 태우고 돛을 펼쳐 붉게 물들어가는 바다를 30분에서 1시간쯤 항해하는 요트 위에서의 낭만을 한국 돈 1만 원 안팎이면 즐길 수 있다.

조그만 요트를 가진 필리핀 청년들은 저물녘이면 해변으로 나와 관광객을 상대로 흥정을 벌인다. "제 요트에 타세요. 당신에게 필리핀의 석양을 선물할게요." 그 제의를 거부하지 말고 '작고 예쁜 요트'에 올라 잠시나마 태평양 저녁 바다의 낭만을 즐겨보자.

어린 시절 읽은 동화 속에 등장했던 아름다운 해변. 필리핀엔 이런 해변이 적지 않다.
 어린 시절 읽은 동화 속에 등장했던 아름다운 해변. 필리핀엔 이런 해변이 적지 않다.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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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또 다른 재미... 필리핀 '길거리 음식' 맛보기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패기와 모험심을 여비 삼아 떠나는 배낭여행이 '청춘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적지 않은 젊은이들이 단기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모은 100~200만 원 안팎의 여행경비로 동남아시아 몇몇 나라를 짧게는 1주일, 길게는 3~4주씩 돌아본다.

이들에겐 저렴하면서도 색다른 맛을 지닌 '길거리 음식'이 작은 축복이다. 해물 볶음밥이 맛있는 태국과 쌀국수가 유명한 베트남처럼 필리핀에도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이 적지 않다. 마닐라와 세부, 일로일로와 보라카이에서 만날 수 있는 길거리 음식엔 어떤 게 있을까.

'밀크피시 구이'에 쌀밥 한 접시

필리핀 사람들이 '방구스'라고 부르는 밀크피시(Milk-fish)는 남태평양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생선이다. 청어처럼 생겼는데 맛은 한국에서 먹는 고등어와 비슷하다. 주로 구워서 소금이나 간단한 양념을 뿌려 먹는다.

흔한 물고기이기에 비싸지 않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가격 이상의 만족감을 준다. 거리의 좌판에서 밀크피시 한 마리를 굽고, 여기에 쌀밥 한 접시(필리핀은 밥을 그릇이 아닌 접시에 담아주는 경우가 많다)를 더하면 점심으로 손색이 없다.

열대과일과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필리핀 식당.
 열대과일과 싱싱한 해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필리핀 식당.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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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향과 맛의 필리핀 소시지

한국인들과 비슷하게 필리핀인들 역시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다. 비사야제도의 조그만 섬에서 새끼돼지를 통째로 바비큐 해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들은 이 요리를 레촌(Lechon)이라 불렀다. 큰 잔치가 있을 때 준비되는 요리 같았다.

레촌이 '특별식'이라면 소시지는 필리핀 사람들의 '일상식'에 가깝다. 모양과 색깔이 다양한 소시지가 주렁주렁 매달린 노점이나 수레를 세부와 마닐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바게트를 갈라 가운데 소시지를 넣으면 가벼운 한 끼 식사로 그만이다.

조그만 배에 올라 남태평양의 바다가 지닌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필리핀.
 조그만 배에 올라 남태평양의 바다가 지닌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필리핀.
ⓒ 구창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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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새콤한 열대의 과일들

망고, 파인애플, 바나나, 망고스틴, 스타애플, 람부탄, 파파야, 두리안... 하나씩 이름을 부르다 보면 입안 가득 침이 고이는 새콤하고 달콤한 과일이 지천인 곳이 필리핀이다.

한국에선 꽤 비싼 값에 판매되는 열대과일을 거의 공짜에 가까운 가격에 맛볼 수 있기에 과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필리핀이 '새콤달콤한 천국'으로 느껴진다. 슈퍼마켓에서 kg 단위로 사는 것도 좋지만, '나 홀로 여행자'라면 노점상 좌판에서 조각으로 썰어 놓은 파인애플이나 두리안을 구입할 수도 있다.

[홍성식 기자의 필리핀 여행기]
일흔 살 한국 엄마, 필리핀에서 지갑을 열다
양철지붕 아래의 가난을 이긴 사람들
돈보다 소중한 한 조각 웃음을 찾아서



태그:#필리핀, #보라카이, #레촌, #람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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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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