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5월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기아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진야곱이 역투하고 있다.

지난 2016년 5월 19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기아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투수 진야곱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3월 28일, 진야곱은 사설 스포츠 도박 행위에 대한 처벌으로 '20경기 출전 금지' KBO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된 삼성 선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위의 징계에 솜방망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두산 베어스는 시즌이 시작한 후에도 진야곱 선수와 계약을 맺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계약을 맺어도 1년 혹은 적어도 KBO 징계 이상의 자체 징계를 내릴 것이라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다.

지난 27일, 두산 베어스는 진야곱에게 사회봉사활동 120시간이라는 구단 자체 징계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지난 14일에 이미 KBO에 진야곱의 선수 등록 공시를 요청했으며 5월 7일부터 경기에 출장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규정상으로는 징계를 다 채우고 나오는 것이라 아무런 문제가 없으나, 두산 구단과 진야곱은 도덕적·윤리적인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진야곱이 KBO로부터 징계를 받았을 때부터 많이 논의되었지만, 진야곱이 저지른 사설 도박 행위는 승부 조작에 버금가는 중대한 범죄 행위다. 단순한 도박 행위 때문에 임창용과 오승환이 '시즌 50% 출장 정지'라는 징계를 받은 것을 생각해 보면 진야곱의 징계 수위는 너무나도 가벼웠다. 만약 두산이 사안의 문제점을 알고 제대로 논의를 거쳤다면 72경기 출장 정지에 버금가는 자체 징계가 나왔을 것이다. 그것이 당연하고 상식적이다. 그런 당연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에 팬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두산의 이러한 조치는 여러모로 무리수로 보인다. 일단 진야곱이 이러한 비난을 감수해가면서까지 기용해야 할 선수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든다. 2016 시즌 55경기에 등판하여 5승 2패 1세이브 4홀드, 4.94의 평균 자책점, 1.74의 WHIP를 기록하였다. 결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는 보기 힘들다. 아무리 지금 팀 사정이 매우 좋지 않고 진야곱이 좌완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왜 굳이 안 먹어도 될 비난을 사서 먹으면서까지 진야곱을 기용하려 하는 것인지 의문이 많이 든다.

구단의 이미지 차원에서도 타격이 클 것이다. 두산 베어스는 진야곱이 사설 스포츠 도박에 연루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아 2000만 원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게다가 두산은 소속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많은 사건 사고를 많이 일으켜 선수 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으며, 그로 인해 '범죄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의 가장 큰 피해자는 두산 베어스의 팬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이라고 해도 구단의 이런 비양심적인 태도를 달가워하는 팬들은 없다. 구단의 조치 때문에 괜히 타 팀 팬들로부터 안 좋은 소리나 들어야 하는 두산 팬들이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할지 두산 베어스는 생각이라도 했을지 의문이다.

프로야구는 팬들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팬들은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성적에 급급하기보다 정정당당하고 깨끗하게 시즌에 임하여 좋은 경기를 보여주기를 원한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두산 베어스가 '팬 퍼스트'의 입장에서 이번 일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진야곱 두산 베어스 징계 사설도박 두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야구와 축구 E스포츠 좋아합니다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