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세 번째 재활 등판서 4이닝, 55구 투구  왼쪽 어깨 수술 후 1년 만에 빅리그에 복귀하는 류현진(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프레즈노의 척챈시 파크에서 열린 프레즈노 그리즐리스(휴스턴 산하)와의 경기에서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선발 등판했다. 세 번째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에서 류현진은 4이닝 동안 55개를 던졌고, 최고 구속을 시속 145km로 높였다.

투수 류현진(자료사진) ⓒ 연합뉴스


2년의 공백 끝에 다시 풀 타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섰던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드디어 우리가 기다렸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 전까지 불안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믿고 보는 류현진'으로 돌아온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4월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렸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96구). 그러나 이번에도 다저스 타선은 얼어 붙었고, 2014년 이후 류현진의 승리는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류현진의 이번 투구는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지속적으로 잔류할 수 있는 희망을 보였다. 시즌을 늦게 준비하고 있는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가 조만간 콜업이 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로테이션 생존 경쟁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경기였다.

회복된 속구 구속 150km, 타자와의 경쟁력 우위

류현진은 올 시즌 던졌던 4경기에서 첫 경기를 제외하고 시속 150km의 공을 던진 적이 거의 없었다. 그나마 시속 150km가 나왔던 경기도 해발 고도 1600m가 넘는 쿠어스 필드 경기로,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공기 저항이 적어서 공만 빠르고 회전수가 적어져 공이 밋밋해지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 날 경기에서 류현진의 공은 예전의 힘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속구 위력이 돌아오면서 류현진 특유의 서클 체인지업 역시 그 위력을 함께할 수 있었다. 1회에 천적 헌터 펜스를 삼진 처리한 공도 시속 146km 속구였다. 이 날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였는데, 예전의 움직임을 되찾은 공은 구속까지 붙으면서 확실히 위력을 발휘했다.

6회말 수비에서는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2사 1,3루 실점 위기에 몰렸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메이저리그에서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가면 대개 투수를 교체하는 타이밍이었지만 로버츠 감독은 상대 팀의 공격 흐름을 끊는 차원에서 올라갔을 뿐, 류현진을 믿고 그대로 이닝 종료를 맡겼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한 류현진은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정규 시즌만 따졌을 경우 2014년 9월 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기록한 경기 이후 무려 961일 만이며, 포스트 시즌까지 합쳤을 경우 2014년 디비전 시리즈 3차전(6이닝 1실점 노 디시전)이 마지막이었다.

복귀 후 4경기에서 받은 지원 2점, 심각한 다저스 타선

그러나 류현진은 복귀 이후 4패만 당하고 있다. 처음 3경기에서는 비교적 실점이 많았기에 명백히 패전투수가 된 것이지만, 이번 경기까지 4경기에서 류현진이 던지는 동안 다저스 타선은 고작 2점을 지원해줬을 뿐이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다저스가 왼손 투수를 상대로 극악의 모습을 보인 점도 한 몫을 했다. 2015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타율(0.214)을 보였던 다저스는 올 시즌도 왼손 투수를 상대로 0.225의 타율을 기록하며 전력의 아킬레스 건을 노출하고 있다. 류현진의 복귀 후 처음 3경기는 모두 상대 팀 선발투수가 왼손 투수였다.

그러나 이 날 경기 자이언츠의 선발투수는 베테랑 오른손 투수 맷 케인이었다. 한때 팀 린스컴(현 FA)과 원투 펀치를 이뤘던 간판 투수였고 지금은 그 때에 비해서는 위력이 약해진 투수이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리고 케인은 6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다저스 타선은 자이언츠 구원투수들을 상대로 1점을 만회하긴 했다. 그러나 류현진의 다음 투수인 아담 리베라토어가 추가 실점하는 바람에 류현진은 그대로 패전을 떠안아야 했다. 아무리 잘 던져도 득점 지원이 없으니 이길 수가 없었다.

유리아스 콜업 예정, 로테이션 잔류 가능성 높인 류현진의 호투

그러나 류현진은 최근 2경기 연속 6이닝 투구를 통하여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선발투수로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투구를 펼쳤고, 투구수도 100구 가까이 던지면서도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점에서 류현진의 호투는 최근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일어나는 상황과 더불어 큰 의미를 지닌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승 1패 2.54)를 제외한 다른 상위 로테이션이 모두 불안한 상황이었다.

일본인 오른손 투수 마에다 겐타는 올 시즌 4경기 선발 등판에서 1승 2패 평균 자책점 8.05에 그치고 있다. 승리했던 경기에서도 4실점했으나 득점 지원 덕분에 승리했던 경기로, 아직까지 퀄리티 스타트 경기는 한 경기도 없었다. 베테랑 왼손 투수 리치 힐은 자신의 습한 손가락 때문에 상습적인 물집 부상으로 제대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베테랑 오른손 투수 브랜든 맥카시는 커쇼와 함께 그나마 다저스 로테이션에서 호투하고 있다. 4경기 3승 무패 2.25를 기록하고 있지만, 맥카시 역시 2015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에서 돌아온 뒤 처음 맞이하는 풀 타임 시즌이며 그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소문난 유리몸이다.

일단 다저스는 다른 선발 투수들이 슬슬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힐은 손가락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발견되면 재활 등판을 준비할 예정이며, 스캇 카즈미어 역시 엉덩이 부상에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젊은 왼손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도 본격적으로 시즌에 투입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이들 중 가장 먼저 투입될 투수는 몸 상태가 건강한 유리아스가 유력하다. 힐을 대신하여 선발 등판하고 있는 왼손 투수 알렉스 우드는 유리아스가 투입되면 불펜으로 돌아간다. 힐의 경우 많은 이닝을 던질 때 손가락에 무리가 갈 경우 불펜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만일 류현진이 4번째 경기에서도 불안했다면, 류현진이 불펜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류현진이 시즌을 치를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로버츠 감독에게 각인시켰다. 2014년 가을에서 멈춰 있는 류현진의 승전보가 다음 등판에서는 다시 들려오기를 바란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MLB 메이저리그야구 LA다저스 류현진선발경기 다저스선발로테이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