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9위와 10위가 맞붙었다. 마지막까지 팽팽한 무승부로 이어진 7일 경기는, 결국 10위 kt의 3-2 승리로 끝이 났다. 전년도 하위권 팀들의 경기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투수전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안타 8개를 몰아치고도 2점밖에 얻지 못해 타선의 답답하고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양 팀 모두 선취점은 1회에 얻었다. 강한울이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러프가 투런포로 타선의 답답함을 뚫어주었다. 그동안 .105의 낮은 타율에 홈런도 1개밖에 수확하지 못 했던 러프는, 이번 경기로 그동안의 부진을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홈런으로 러프의 타율은 .136으로 소폭 상승하였다.

이닝이 끝나자 kt는 곧바로 응수하였다. 전민수의 볼넷, 유한준의 안타로 주자를 차곡차곡 모은 kt는 박경수의 안타로 2점을 얻었다. 선발투수 로치는 7이닝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으나, kt의 타선 역시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며 노 디시전으로 경기를 끝마쳤다.

kt의 안정적인 마운드를 이끈 로치 7이닝 2실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그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얻지 못하였다

▲ kt의 안정적인 마운드를 이끈 로치 7이닝 2실점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도 그는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얻지 못하였다 ⓒ 서원종


연결고리 없는 삼성 타선, 해결책 없나

kt의 타선도 그랬지만, 삼성의 타선은 경기 내내 잘 풀리지 않았다. 주자를 잘 쌓았지만 마지막에 득점으로 연결짓지 못했으며, 몇몇 이닝은 출루조차 하지 못하는 갑갑함을 보였다. 기회가 아예 없는것은 아니었다. 8회초 삼성은 구자욱과 러프의 볼넷으로 주자를 모을 수 있었으나, 이승엽의 병살타로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누구 하나 특별히 못하는 선수도 없었다. 상위타선에 위치한 박해민과 강한울 등이 안타를 쳤고, 하위타선에 위치한 조동찬과 김현곤 역시 안타를 추가하였다. 특히 강한울과 김현곤은 각각 2안타씩을 추가해 아쉬울 것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가한 득점은 러프의 홈런으로 얻은 2득점이 전부이다.

kt는 이번 경기에서 희생번트 등의 희생타 작전을 많이 내었다. 반면 삼성은 강공으로 밀고 나갔는데, 이는 타선간의 단절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었다. 당장의 타선이 터지지 않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면, 희생타 등의 작전을 바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마땅한 해결사가 존재하지 않는 한, 삼성은 이번 경기와 같은 타격 작전을 고수해서는 안 된다.

대기 타석의 오정복 오정복의 우익수 뜬공은 그대로 희생타점을 만들어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 대기 타석의 오정복 오정복의 우익수 뜬공은 그대로 희생타점을 만들어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 서원종


놀라울 만큼 발전한 kt 불펜진, 6경기 연속 '무실점'

지난 시즌 kt의 불펜은 최악이었다. 밴와트 등 어느 정도 강한 선발이 있어도 불펜이 제대로 된 힘을 쓰지 못하니 최하위는 당연한 결과였다. kt의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승, 패, 승률, 피안타, 실점, 자책점, WHIP, 피안타율, 보크 등의 기록에서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그들이 달라졌다. 못미덥던 불펜은 확실하게 뒷문을 책임질 수 있는 불펜으로 변모하였다, 6경기에서 5승 1패를 거둘 수 있었던 것에는, 어려운 상황에서 경기를 마무리해 주었던 불펜의 역할이 컸다.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서 마땅한 선수 보강이 없던 것을 감안한다면, 실로 놀라운 수확이 아닐 수 없다.

모든 투수들이 도망치는 피칭을 하지 않았고, 스트라이크의 비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세혁과 주권 등의 신예가 나타났고, 고영표 등 선전을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들의 선전 역시 투수진에 큰 힘이 되었다. 투수 조련사로 알려진 김진욱 감독의 역할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자유계약을 통해 답을 찾은 타 팀과 다르게, 팀 내부에서 답을 찾은 kt의 사례는 주목해볼 만 하다. 아직 시즌 초반인 4월인 만큼 이들의 활약이 어느 정도까지 이어질 것인지는 미지수로 남아 있지만, 지난 시즌 외인 투수들을 제외한다면 전혀 힘을 쓰지 못하였던 kt의 투수진이기에 이는 상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꼴지의 반란.' 최근 2년간 고춧가루 부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한 kt위즈는, 이번 시즌을 아주 좋게 시작하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얼마나 더 큰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프로야구의 판도가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KT위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