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열린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재개관식

지난 24일 열린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재개관식 ⓒ 성하훈


정확히 1년 1개 월 만에 다시 문을 연 독립영화관. 지난 24일 문을 연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의 재개관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우선 운영난으로 연달아 문을 닫던 독립예술극장들이 회생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만들었다는 것이고,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진 독립영화 탄압의 굴레를 끊어냈다는 의미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독립영화관의 현실은 매우 어렵다. 최근 새로 생겨난 극장도 있지만 관객들이 애착을 보인 극장들은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고전하거나 잇달아 문을 닫아 위축됐던 게 사실이다. 북촌의 인기극장이었던 씨네코드 선재나 강릉의 신영이 2015년 11월과 2016년 2월에 폐관과 휴관했고, 광화문 스폰지하우스도 2016년 5월 영업을 종료했다. 2015년 12월 창원에서 개관한 씨네아트 리좀은 2년이 안 돼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 닫은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지난해 씨네코드 선재나 신영이 문을 닫았던 이유는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의 지원이 끊어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만든 블랙리스트가 작용했다. 블랙리스트에는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을 운영하는 강릉씨네마떼크에 대해 '단체를 이끄는 박광수 사무국장이 문화예술인 289인 진보신당 지지선언'이라는 내용과 함께 '지원 배제'라고 표기돼 있다. 정치적 이유가 개입됐음이 드러난 것이다. 신영의 재개관은 이를 빠른 시간 안에 극복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4일 재개관식에서 서울 인디스페이스 안정숙 관장은 이명박 정권의 탄압으로 2009년에 휴관해 3년 만인 2012년 재개관 한 인디스페이스를 언급하며 "1년 만의 빠른 재개관"에 찬사를 보냈다. 2015년 11월 북촌의 명소였던 '씨네코드 선재'를 닫아야했던 영화사 진진 김난숙 대표는 두툼한 금일봉으로 신영의 재개관을 격려했다.

5천만원 지원해 신영 부활시킨 강릉시

 강릉시 김철래 부시장이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강릉시 김철래 부시장이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성하훈


신영의 재개관 과정에서 눈에 띄는 것은 강릉시가 도움을 준 부분이다. 재개관식에 공무원들과 함께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한 김철래 부시장은 최명희 강릉시장의 결심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김 부시장은 "30년이 넘는 독립영화 역사의 절반이 강릉에 있더라"면서 올해 18회를 맞는 정동진독립영화제를 언급했다. 김 부시장은 지난해 정동진독립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축하 인사를 전했는데, 이후 독립영화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고 전했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에 5천만 원을 지원한 한 강릉시는 오랫동안 지역에서 자생하면서 성장해 온 독립영화를 강릉을 대표하는 문화·관광 콘텐츠로 브랜드화해 강릉을 독립영화 도시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고 있다.

강릉시의 행보는 지원을 끊어 독립영화관을 문 닫게 했던 영진위의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모습과는 비교될 만큼 매우 인상적이다. 영진위가 주저앉힌 독립영화관을 강릉시가 일으켜 세운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창원의 씨네아트 리좀이 경남도(홍준표 지사)나 창원시(안상수 시장)의 낮은 이해로 지방정부의 관심도 못 받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돋보인다.

영진위는 직영하던 서울 신사동의 인디플러스를 문 닫고 천안과 포항에 독립영화관 개관을 지원했으나 독립영화인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지난해 12월 개관한 인디플러스 천안은 1년에 1억 4천만 원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의 신영이 5천만원 지원을 받아 재개관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영진위가 여러 독립영화관을 도울 수 있는 예산을 편중되게 운영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강릉시 독립영호 영진위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