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피겨의 희망' 김진서(한국체대)가 4년 만에 올림픽 티켓 확보 전쟁에 재도전한다.

김진서는 29일 오후(한국시각)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막하는 2017 국제빙상연맹(ISU)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남자싱글 경기에 참가한다. 지난 2013년 한국 남자피겨의 12년 만의 올림픽 진출을 위해 세계선수권에 참가했던 그는 아쉬움 많았던 경험을 발판삼아, 안방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 나서기 위한 도전에 다시 한번 뛰어든다.

 김진서의 연기 모습

김진서의 연기 모습 ⓒ 박영진


김진서, 쇼트 클린이 최대 관건

김진서는 지난 2013년 뼈아픈 과거가 있다. 당시 김진서는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권 확보를 위해 김연아와 함께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했다. 생애 처음으로 밟아본 세계선수권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당시 그는 쇼트프로그램 연기 도중 마지막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실수를 범했고 결국 26위에 그치며 프리스케이팅 진출이 좌절됐다. 이후 김진서는 네벨혼 트로피에 재도전해 마지막 남은 6장의 올림픽 티켓 배정을 노렸지만 이 역시 무산된 바 있다.

그로부터 4년 뒤 김진서에게 다시 패가 돌아왔다. 이미 한 차례 올림픽 꿈이 좌절된 경험을 한 바 있기에 누구보다 그 아픔을 잘 알고 있는 이가 김진서다. 이번 대회에서 역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쇼트프로그램 클린연기가 최대 관건이다.

김진서는 지난달 여러 국제대회에 참가하면서 환희와 아픔을 모두 맛봤다.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와 동계 아시안게임에선 모두 최선의 연기를 하면서 220점 후반대의 좋은 점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열렸던 4대륙선수권 대회에선 연거푸 실수를 범하며 180점대에 그치고 말았다.

세계선수권 남자싱글은 쇼트프로그램에서 24위 이내에 들어야만 프리스케이팅에 진출이 가능하다. 대개 프리스케이팅 진출 컷은 65점에서 70점대 사이에서 형성이 된다. 김진서의 경우 자신이 계획한 기술요소를 모두 성공한다면 프리스케이팅 진출은 무난하다. 하지만 실수가 나올 경우엔 프리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프리에서도 분전 필요.. 20위 이내 진입 필요

쇼트프로그램의 관문을 넘은 뒤에는 프리스케이팅이란 거대한 산에 부딪힌다. 올림픽 티켓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싱글의 경우 24장이 배정된다.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할 선수는 정확히 24명. 하지만 프리에 진출했다고 해서 무조건 티켓을 확보한다고 볼 수는 없다. 상위권의 국가의 경우 2~3장의 티켓을 가져가기에 최종적인 올림픽 티켓 커트라인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남자싱글의 경우 미국, 일본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고 캐나다, 미국, 중국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들 국가의 경우 이변이 없는 한 2~3장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진서의 경우 상위권과의 격차는 제법 큰 편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남자피겨는 4회전 점프 시대가 도래하면서 급속도로 '쿼드러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지만 김진서는 현재 프리스케이팅에서 단 한 차례만 4회전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트리플악셀 점프를 두 차례,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등을 차례로 수행한다. 김진서는 쇼트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최선의 연기를 다 해야만 한다.

실제로 지난달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김진서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합쳐 점프실수가 두 차례 정도만 있었다. 그 결과 점수는 228.67점을 받았다. 따라서 두 프로그램을 모두 깨끗하게 연기한다면 240점대와 종합 순위 15위 이내도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의 피겨 신예 네이선 첸의 모습

미국의 피겨 신예 네이선 첸의 모습 ⓒ 국제빙상연맹 ISU


불붙은 4회전 전쟁, 왕좌는 누구에게

최근 남자피겨는 피겨계에서 가장 핫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과거 여자피겨가 인기를 주도했다면, 현재는 그 모양새가 남자피겨로 옮겨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 이유는 단연 4회전 점프에 있다.

현재 세계 톱5 안에 든 선수들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합쳐 쿼드러플 점프를 모두 5개 이상을 기본으로 뛰고 있다. 불과 지난달 안방에서 열렸던 4대륙 선수권에서도 이런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당시 우승을 차지했던 네이선 챈(미국)은 무려 7개의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했고, 최고 난이도인 쿼드러플 러츠 점프를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콤비네이션 점프로 선보이기도 했다.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하뉴 유즈루(일본) 역시 쿼드러플 루프 점프를 앞세워 네이선 챈과 치열한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그에 뒤를 이어 일본 피겨의 별로 뜨고 있는 우노 쇼마는 쿼드러플 플립 점프를 앞세운다. 지난 시즌 본격적인 4회전 점프 경쟁의 불을 지핀 진보양(중국)은 네이선 첸과 마찬가지로 쿼드러플 러츠 점프를 수행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세계선수권 2연패의 주인공인 하비에르 페르난데즈(스페인)도 3연패 도전을 위해 4회전 점프 경쟁에 뛰어든다.

이들의 경쟁은 매번 그렇듯 누가 우위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있다. 결국 점프 실수가 적은 선수가 우승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 세계 피겨 선수권 남자싱글 경기는 30일 오후 쇼트프로그램을 시작으로, 내달 1일 오후에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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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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