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오후 7시]

지난 20일 영화인 150명이 안희정 충남도지사 지지선언을 내면서 영화계도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에 대한 지지나 선거캠프 참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 사태에서 보듯 진보적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은 영화계는 정권교체를 해야 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다. 야권후보들에 대한 지지가 절대적이다. 다만 유력 예비후보들 중 누굴 지지하느냐로 들어가면 의견이 달라진다.

일단 영화인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는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안철수 후보 등이다. 그렇다면 각 후보 진영을 지지하거나 지원하는 영화인들은 누가 있을까?

[문재인] 영화인 지지 많지만... 정경진 전 부산 부시장은 부담

영화 '재심' 상영관 찾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사법피해를 주제로 한 영화 '재심'을 관람하기 앞서 영화의 실제 모델이 된 박준영 변호사(오른쪽), 김태윤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사법피해를 주제로 한 영화 '재심'을 관람하기 앞서 영화의 실제 모델이 된 박준영 변호사(오른쪽), 김태윤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남소연


전체적으로 볼 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영화인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인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전부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문재인 캠프의 전면에 나서서 움직이는 영화인들은 많지 않다. 독립영화를 연출한 김삼력 감독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사무처장을 지낸 이승태 피디가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의 외곽 조직인 더불어 포럼에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대표를 지낸 차승재 동국대 교수와 부산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을 역임한 오석근 감독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불어 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한 영화계 관계자는 "문재인 캠프가 커지다 보니 친분이 작동할 조직이 아닌 공조직 우선주의가 확실해서 영화인들의 참여가 지난 대선만큼 눈에 띄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문 후보를 지지한다 할지라도 부산영화제 사태에 일정한 책임이 있는 정경진 부산 부시장의 문재인 캠프 합류에 대해서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부산지역 영화인은 "정 전 부시장이 사과했으나 진정성이 안 묻어나고 용납하기 어렵다"며 "부산의 변화를 위해 힘을 합치자는 데는 동의하나, 정 전 부시장을 수용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안희정] 150명 공개 지지 선언... 보수 영화인도 많아

 지난 2015년 7월 충남영상위원회 출범식에서 안희정 충남지사가 영화계 인사들과 함께 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 충남영상위원회 출범식에서 안희정 충남지사가 영화계 인사들과 함께 축하떡을 자르고 있다. ⓒ 성하훈


공개적으로 안희정 지지를 밝힌 <변호인> 양우석 감독, <집으로 가는 길> 방은진 감독 등 150인 영화인 외에 명계남 배우도 안희정 후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낸 김인수 충남영상위원장은 안희정 지사와 가까운 사이이고, 부산영화협동조합 황의완 이사장은 특보로 참여하고 있다.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는 영화인들은 주로 충남영상위원회와 관계가 있다. 양우석 감독과 방은진 감독은 충남영상위원회 실행위원을 맡고 있다. 안 지사는 충남영상위원회가 주관하는 팸투어(영화인들을 초청해 영화촬영에 적합한 지역 명소 안내)가 있을 때 저녁 식사 자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영화인들과 소통해 왔다.

그러나 안희정 지지 선언을 낸 150인 영화인 중에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특보로 활약한 인사도 있고, 지난 대선 때 박근혜를 지지한 충무로 보수영화인들도 참여하면서 '대연정을 상징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관련 기사 : "문재인도 응원하지만..." 영화인 150명 왜 안희정 지지했나)

[이재명] "확실한 진보개혁" 주장 황철민 감독이 대표적

이재명 성남시장을 지지하는 영화인은 세종대 교수인 황철민 감독이 대표적이다. 황 감독은 "암흑시절 가졌던 최선의 목표인 정권교체를 이제는 수정 상향 조정할 시기가 왔다"면서 "수구 보수 정권의 적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진보개혁만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정답이고, 이 시점에 화합 통합 용서를 얘기하는 것은 개혁의 기회를 버리자는 말이기에 진보개혁 후보로서 이재명 시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정 후보 아닌 민주당 지지] 문성근은 "경선 중립", 변영주는 "민주당 후보 지지"

황창화 후보 지지 연설하는 문성근 1일 오전 서울 노원구 마들역앞에서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더불어민주당 황창화 후보(노원병)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2016년 총선 당시 영화배우 문성근씨가 더불어민주당 황창화 후보(노원병)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 권우성


대표적 친노 인사로 꼽히는 문성근 배우는 이번 경선에서 중립을 지키기로 했다. 다소 이례적이다. 문 배우는 <오마이스타>에 "이번 경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며 경선 중립을 선언했다. 다만 "경선 후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면서 '민주당 후보'에 방점을 찍었다. 또한 "일부 종편에서 자꾸 내가 누군가를 지지한다고 보도하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진보정당 당원으로 활동했던 변영주 감독도 특정 후보가 아닌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변 감독은 지난 2월 인터넷 채널 <민주종편TV>에 출연해 "민주당의 대선후보를 지지할 것이고 누가 경선에서 승리하든 이후 대선의 과정에서 민주당의 선거가 되길 바라며 민주당이 승리하는 대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지지자 모으는 건 민폐"... 정책 대응만

영화관에서 질문받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해 신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영화관을 대관해 국회출입 기자 49명과 영화 '내부자들'을 관람했다. 영화관에 도착한 안 의원이 '이 영화를 선정한 이유' 등에 관한 질문을 받고 있다.

2015년 12월 영화 '내부자들'을 관람을 위해 영화관을 찾은, 국민의당 대선후보 안철수 의원 ⓒ 남소연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 쪽에 영화인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인사로는 영화제작사 대표를 지낸 조광희 변호사와 엄용훈 삼거리픽처스 대표, 영진위 사무국장을 지낸 김혜준 모두를 위한 극장 공정영화 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있다. 

안철수 캠프를 돕고 있는 한 영화인은 안철수 캠프는 지지자를 모으거나 공개하거나 할 계획이 현재로는 없다면서 안 후보가 "국회 교문위 활동을 통해서 영화 관련 사안을 잘 파악하고 적절히 대처하고 있어서, 영화 쪽은 평소와 다름없이 소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지자들 모으고 하는 게 민폐인 것 같아서,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정책적인 대응만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장항준 감독 비롯 독립영화인들 지지 많아

정의당은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장항준 감독이 심상정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진보정당 지지자인 장 감독은 탄핵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지난 1월 정의당에 입당했다. 심상정 후보의 후원회장은 다른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영화인이 맡고 있으나 개인적 친분관계로 인해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인들은 진보정당 지지자가 상대적으로 많으나 녹색당이 생기면서 옮겨간 사람들도 적지 않다. 독립영화인들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다.

대선 영화인 문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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