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선수들이 남긴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들의 활약을 여러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데 있다. 특정구장에서 성적이 좋았던 타자들에 대한 기록 또한 이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는데, 지난 2016시즌 9개구장(제2구장 제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홈팀 타자와 원정팀 타자를 소개하고자 한다.

(평가기준: 규정타석 산출지표인 경기수*3.3을 토대로 홈팀 타자의 타석 수는240타석, 원정팀 타자의 타석수는 26타석으로 계산. 단 잠실의 경우 LG와두산은 80경기*3.3=264타석, 원정팀의 경우 16경기*3.3=53타석으로기준 측정)

4.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1965년 개장, 2012년 리뉴얼)

 한화 김태균(좌), KIA 이범호(우)

한화 김태균(좌), KIA 이범호(우) ⓒ 한화 이글스, KIA 타이거즈


홈팀(한화) 1위 타자: 김태균(.377, 11홈런 51타점)

과거와 달리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더 이상 홈런 공장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한화 타선 역시 예전 처럼 한방으로 점수를 뽑기보다는 높은 타율과 출루율로 승부를 보는 능력이 더 요구되는데, 최근 3년간 대전에서 3할 타율- 4할출루율- 5할 장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한화 타자 가운데 김태균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그 가치가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홈 구장 1위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5할대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출루 머신'으로써의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비록 WBC에서의 부진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한화 타선에서만큼은 '대체 불가한' 타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원정팀 1위 타자: 이범호(KIA, .520, 3홈런 10타점)

규정타석을 기준으로 하면 집밖을 좋아하는 박민우가 1위를 차지해야 하지만(.462,12안타 6타점), 한타석이 부족했던(25타석) 이범호의 성적을 지나치기가 어려웠다. 자신을 꽃으로 불러 주기 시작했던 대전 팬들 앞에서 이범호는 비수를 꽂았다.볼넷을 6개 얻어내는 동안 단 하나의 삼진도 당하지 않은 기록은 덤이다. 특히 14, 15시즌 대전에서의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지난시즌 이범호의 활약을 바라본 한화 팬들의 마음은 섭섭함을 넘어 야속함까지 더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15시즌.308 1타점, 14시즌.235 2홈런 8타점).

5. 창원 마산 구장(1982년 개장,2012년 리뉴얼)

 NC시절 테임즈(좌), KIA 나지완(우)

NC시절 테임즈(좌), KIA 나지완(우) ⓒ NC다이노스, 기아타이거즈


홈팀(NC) 1위 타자: 테임즈(.296, 19홈런 57타점)

이제는 메이저리거가 된 테임즈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에 유종의 미를 남겼다. 참고로 마산 구장 NC타자 타율 1위는 나성범(.312, 10홈런 46타점)이지만, 장타율과 홈런, 타점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테임즈가 마산에서 가장 잘 친 타자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참고로 마산구장에서 200타석이상 소화한 NC 타자들의 평균 타율은 10개구단 타자들홈 구장 성적 가운데 최하위라는 점이다.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지닌 NC타선이기에 다소 의외인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16시즌 마산구장의 파크팩터(홈구장에서의 득점과 원정구장에서의 득점을 비교하여 구장의 타자 혹은 투수 친화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지표)가 최하위권으로 나타난 것을 보면 이해가 간다(홈런 파크팩터 9개 구장 중7위, 득점 파크팩터 최하위). 홈에서 시즌의 절반을 보내는 만큼 테임즈의 공백이 의외로 크게 다가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새롭게 영입한 외인 타자 스크럭스의 활약에 눈길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원정팀 1위 타자: 나지완(KIA, .417, 3홈런 7타점)

NC타자들도 쉽게 성적을 내지 못한 마산에서, 나지완의 활약은 원정팀 타자들 가운데 가히 압도적이었다. 재밌는 것은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2015년(.257, 7홈런 31타점 OPS .753)에도 마산에서의 성적은 상당히 좋았으며(16타석 7타수 5안타9사사구), 최근 3년간마산 구장에서의 성적 역시 .403, 6홈런 12타점 OPS 1.239로 좋았다. 본인의 타격 컨디션과 상관없이 그가 마산에서 느끼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얼마나 큰지를 숫자로 확인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딱 한가지 옥의 티는 볼넷/삼진 비율이 9개 구장 가운데 유일하게 0.5를 넘기지 못했다는 점인데(볼넷4개, 삼진 12개), 이조차도 마산에서의 자신감이 반영된 기록이 아닐까 싶다.

6.수원 KT위즈파크(1989년개장, 2015년 리뉴얼)

 KT 이대형(좌), 두산 오재일(우)

KT 이대형(좌), 두산 오재일(우) ⓒ KT위즈, 두산베어스


홈팀 1위 타자: 이대형(.354, 21타점 20도루)

16시즌 KT 야수들 중 위즈파크에서 24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는 이대형이 유일했다. 타격 전반에 걸쳐고른 활약을 보인 유한준도 1위 후보로 고려해볼 수 있지만(.3426홈런 27타점 OPS .900), 196타석으로 규정타석에 50타석 가까이 모자랐기에 이대형에게 1위가 돌아갔다. 그만큼 주전들의 부상도 많았고, 안정적인 성적을 낸 타자도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리드오프 자리를 꾸준히 지킨 이대형의 활약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다만 17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36개의 삼진을 당한 탓에 높은 타율에 비해 출루율(.391)이 낮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물론 불과 3년전만 해도 이대형에게 3할이 꿈만 같은 기록이었던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이다.

원정팀 1위 타자: 오재일(두산, .444, 4홈런 11타점)

KT로 이적한 이후 홈런타자로 다시 태어난 박경수의 활약이 매우 커서 일까. 위즈 파크는 우타자들이 더 유리한 구장이라는 속설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16시즌 원정팀타자들의 기록을 보면 상위 5명 가운데 좌타자가 4명이다(이종욱-김재환-오재일-나성범 순, 우타자는 이호준). 타율만 놓고 보면 이종욱이 1위지만(.481), 출루율과 장타율, 그리고 홈런은 오재일이 압도적으로 높았다(출루율 .516, 장타율 1.000). 특히 위즈파크 타율 2위인 동료 김재환(.458)이 0홈런 1타점으로 득점 생산 기여도가 떨어졌음에도, 오재일이 이를 대신하면서그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또한 11타점은 오재일의16시즌 원정 경기 타점 중 가장 높은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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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한달수기자
KBO 야구 구장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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