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린의 처절한 싸움을 그린 <로건>. 오는 3월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울버린의 처절한 싸움을 그린 <로건>. 오는 3월 국내 개봉할 예정이다. ⓒ (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고 한다.

이제 많은 사람이 휴 잭맨의 울버린과 헤어짐을 마주하게 된다. 휴 잭맨은 영화 <로건>을 끝으로 지금까지 맡아온 울버린 역에서 떠난다. 휴 잭맨 외에는 다른 울버린을 상상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팬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슬픈 소식일 수밖에 없다.

엄청난 치유능력과 아다만티움 덕분에 훨씬 강력해진 공격력을 보유한 울버린은 특유의 거친 매력이 빛나는 뮤턴트(돌연변이)이다.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여정이나 진 그레이와의 이루어지지 못하는 안타까운 관계처럼 여러 복잡한 모습을 표현해야 하기에, 울버린은 결코 쉽지 않은 배역이다.

이 어려운 일을 휴 잭맨은 곧 개봉하는 <로건>을 포함해 9번이나 해냈다. 특별출연으로 나온 경우도 있지만, 하나의 배역으로 17년의 세월동안 9번이나 등장했다는 사실은 굉장한 기록이다. 그의 기록에 견줄만한 기록은 속편 제작이 매우 활성화된 할리우드에서도 흔치 않다.

휴 잭맨을 스타로 만든 '울버린'

 <로건>의 한 장면.

울버린을 통해 할리우스 스타가 된 휴 잭맨. 그가 이제 울버린을 떠나 보낸다. ⓒ (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울버린 역할을 통해 휴 잭맨은 할리우드의 스타가 됐다. 나중 일은 모른다지만 우선 지금은 휴 잭맨이 열연하는 울버린과의 헤어짐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로건>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게 당연하다.

그가 울버린으로 나오는 마지막 작품이라 그런지 영화의 느낌이 무겁고 쓸쓸하다. 밝지 않은 미래를 표현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는 또 다른 외로움이 느껴진다.

내용도 마찬가지이다. 영화 속에서 울버린의 모습은 정신적으로 지쳐 있고, 자신의 능력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병든 프로페서X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뮤턴트마저 사라진 미래에서, 위기에 빠진 '로라'라는 이름의 소녀를 만나 그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세월을 속일 수가 없기 때문에 처음 울버린이라는 역할을 맡았을 때보다는 늙어버린 휴 잭맨. 그의 모습이 영화 속 상황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마저 마치 <로건>을 기다렸던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 제목이 뮤턴트로 활동하면서 사용한 이름 '울버린' 대신 극중 그의 본명 '로건'이 쓰였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어마어마한 능력을 지닌 뮤턴트가 아니라 인간 로건에 대하여 그 어느 때보다 깊이 고찰한다는 느낌을 준다.

이번 작품에서는 아포칼립스처럼 지구를 자기 힘만으로 쑥대밭을 만들 강력한 상대도 없다. 염력, 날씨 조종, 엄청난 스피드 등 다양한 능력을 지녔던 엑스맨 동료들도 없다. 자신의 능력마저 약해진 울버린이 보여주는 싸움은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블록버스터의 재미와는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지켜본 울버린이 마주한 이 외로운 싸움은 엄청난 CG와 규모로 승부하는 영화와는 다른 종류의 강렬한 울림과 여운을 준다. 영화가 자신들이 의도한 상황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잘 살려냈는지가 관건일 것이다.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이 기대된다

 나이를 먹었다. 동료들은 사라졌고, 자신의 능력도 약해지고 있다. 나이 든 휴 잭맨이 연기하는 울버린, 과연 어떤 느낌일까.

나이를 먹었다. 동료들은 사라졌고, 자신의 능력도 약해지고 있다. 나이 든 휴 잭맨이 연기하는 울버린, 과연 어떤 느낌일까. ⓒ (주)이십세기폭스코리아


본격적인 개봉에 앞서, <로건>이 히어로 영화로는 최초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을 받아서 선을 보였다. 그리고 많은 매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로건>의 작품성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삼일절에 국내 개봉을 앞둔 상황에서 울버린 그 자체였던 휴 잭맨과의 이별이 시작된다. 그 이별이 아쉬움으로 남지 않도록 <로건>이 현재 나오고 있는 평가처럼 충분히 멋진 작품이길 많은 팬이 바라고 있다.

혹시 상황이 변해서 휴 잭맨이 또 한 번 울버린을 맡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휴 잭맨이 울버린이라는 역할을 영원히 할 수 없다. 언젠가 엑스맨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인 울버린을 다른 배우가 맡는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울버린을 이야기할 때 결코 휴 잭맨을 빠뜨리지 않을 것이다. 그가 만화가 아닌 영화 속 울버린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휴 잭맨은 울버린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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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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