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티 마우스’ 드미트리우스 존슨(사진 오른쪽)은 플라이급의 쟁쟁한 괴물들 사이에서도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다.

‘마이티 마우스’ 드미트리우스 존슨(사진 오른쪽)은 플라이급의 쟁쟁한 괴물들 사이에서도 독재자로 군림하고 있다. ⓒ UFC


UFC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 MMA단체다. 한때 동양을 대표하는 '프라이드'에 밀려 2인자로 평가받던 시절도 있었지만 프라이드 몰락 후 부동의 NO.1 단체로 롱런하고 있다. 북미 2위 단체 '벨라토르(Bellator MMA)'를 필두로 M-1 글로벌, 쿤룬파이트, one FC, 라이징FF 등 색깔 있는 단체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UFC 아성에 도전하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UFC는 세계 MMA계의 패권을 쥐고 있음에도 공격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체급을 더 세분화하고 여성부까지 신설하는 등 질과 양적으로 발전적 팽창이 멈추지 않고 있는 상태다.

자국인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캐나다, 멕시코 등 인접국가에 만족하지 않고 유럽은 물론 남미, 아시아까지 다양한 국가를 포괄하려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김동현, 정찬성, 최두호, 함서희, 방태현 등 다수의 코리안 파이터들이 활약하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서울 대회'도 개최된 바 있다. 이에 UFC에 존재하는 10개 체급을 돌아보는 시간을 준비해봤다.

존슨의 철권통치, 절대왕권

'마이티 마우스' 드미트리우스 존슨(31·미국). 현재까지의 UFC 플라이급은 이 이름하나로 모든 게 설명된다.

플라이급은 UFC 남성부에서 가장 가벼운 체급답게 빠르고 운동신경 좋은 선수들이 모여 있다. 묵직한 펀치가 오가고 큰 덩치들이 충돌하듯 부딪히는 중량급과 달리 엄청난 연타와 공방전이 경기 내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체급 내 모든 선수가 남다른 스피드를 자랑한다.

랭킹 1위 조셉 베나비데스(33·미국)를 필두로 헨리 세후도(30·미국), 호리구치 쿄지(26·일본), 주시에르 '포미가' 다 실바(32·브라질), 윌슨 헤이스(32·브라질), 이언 맥콜(33·미국), 존 리네커(27·브라질), 서지오 페티스(23·미국), 레이 보그(24·미국), 루이스 스몰카(26·미국) 등 플라이급 랭커들은 하나같이 괴물 같은 경기력의 소유자들이다.

하나같이 엄청난 기량이지만 이들 랭커들에게 플라이급 챔피언벨트는 너무 멀기만 하다. '괴물위의 괴물'로 불리고 있는 존슨 때문이다. 플라이급에서의 존슨은 그야말로 무적 그 자체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연승을 거듭한 끝에 벌써 9차 방어를 성공시켰다. 더 이상 맞설 도전자가 없어 주최 측이 골머리를 썩고 있을 정도다. 누구를 붙여도 너무도 쉽게 승리를 가져가버린다.

그는 160cm, 56kg의 작은 체격이지만 훌륭한 체력과 꺾이지 않는 파이팅을 바탕으로 스탠딩-그라운드에서 경기 내내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흑인 특유의 탄력과 운동신경에 엄청난 스피드와 반사 신경 등 그야말로 한 마리 짐승을 연상시킨다.

스피드는 단순히 빠른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다. "혼자만 2배속으로 움직인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인데 더욱 무서운 점은 그러한 움직임이 5라운드 내내 멈추질 않는다는 것이다. 옥타곤을 넓게 쓴 채 아웃파이팅을 펼치다가도 자신이 공격을 펼칠 타이밍에서는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 들어와 펀치와 킥을 내고 상대가 반격이라도 하려는 찰나에는 어느새 원거리로 다시 빠져버린다. 단발성 공격과 콤비네이션을 고르게 섞어 쓰는 만큼 방어는 물론 타이밍조차 잡기 힘들다.

존슨의 2배속 움직임은 그래플링에서 더욱 빛난다. 그가 펼치는 태클은 광속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인데 낮고 빠르게 기습적으로 들어가는 만큼 상대 입장에서는 순간적으로 시야에서 사라지는 듯 한 느낌까지 받는다. 대비하고 있어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일쑤인데 심지어 비거리까지 길다. 태클이 나오지 못할 것 같은 거리에서도 그대로 몸을 날려 상대를 넘겨버린다.

존슨의 스피드만 경계하고 있다가는 파워라는 또 다른 옵션에 잡아먹힐 수 있다. 완력 또한 동 체급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클린치시 상대가 눈치 챘다 해도 완력으로 뽑아들어 내동댕이쳐버릴 정도다. 클린치 싸움은 물론 그라운드에 한번 깔리게 되면 무시무시한 상위 압박으로 상대를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이렇듯 다양한 옵션을 가지고 있다 보니 존슨과 맞서는 상대는 답을 찾지 못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른바 멘붕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맷집과 위기관리 능력까지 좋은지라 설사 카운터펀치가 운 좋게 들어갔다 해도 쉽게 흐름을 넘겨주지 않는다. 그야말로 완전체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슈퍼파이트

최근 UFC는 마이클 비스핑(37·영국), 타이론 우들리(35·미국) 등 새로이 챔피언에 오른 선수들이 변변한 방어전도 치르지 않았으면서 타체 급 선수와의 슈퍼파이트 등 이벤트 매치업에만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 골머리를 썩고 있다.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가 만들어낸 부작용 가운데 하나다.

슈퍼파이트가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별다른 명분도 없이 벨트를 차기 무섭게 슈퍼파이트를 외치는 챔피언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일단 자신의 체급을 정리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존슨은 슈퍼파이트를 외쳐도 누구도 태클을 걸 수 없는 유일한 챔피언이라 할 수 있다. 체급 내 도전자 세력이 씨가 마른 만큼 "제발 슈퍼파이트에 관심 좀 가져달라"는 팬들까지 늘고 있을 정도다. 적어도 명분적인 요소에서 존슨만큼 확실한 챔피언은 없다.

체급 내 업적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게 흠이지만 밴텀급 인기챔피언 코디 가브란트(26·미국)와의 슈퍼파이트가 성사된다면 존슨에게 식상했던 팬들마저도 시선을 돌릴 것이 분명하다. 실제로 존슨은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얼마 전까지 밴텀급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던 도미닉 크루즈(31·미국)와 명승부를 펼친 바 있다. 존슨의 기량이라면 밴텀급에서도 정상권임은 분명하다. 더불어 과거 크루즈와 싸울 때보다 더욱 노련해져있다.

현재의 플라이급은 존슨의 방어전 횟수가 늘어날수록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질 우려가 있는 체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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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우스 존슨 독재 독재자 플라이급 절대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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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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