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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일 오후 6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 여성 5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일 오후 6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 여성 5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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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환하게 웃고 싶다."

5년 전 성구매 남성에 의해 피살된 여성(헬레나)을 기억하는 추모문화제가 이 같은 제목으로 열렸다. (사)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일 오후 5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여성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2011년 11월 1일 새벽, 창원 한 모텔 방에서 20대 여성이 성구매 남성에 의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성단체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했고, 장례 미사가 열리기도 했다.

여성단체들은 그해 11월 29일, 분수광장에서 '추모문화제'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후 해마다 추모문화제가 열리고 있으며, 올해로 다섯 번째다.

여성단체들은 2012년 6월 창원시장 면담을 통해 상남동(중앙동) 일대 유흥업소 등에 대한 단속을 하기로 했고, 실제 그 해 12월 민관 합동 단속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추모문화제는 난타공연(해든누리)부터 시작되었다. 참가자들은 국화를 고인의 이름 앞에 놓기도 했다. 이어 문화공연이 열렸다.

조영숙 여성인권상담소장은 인사말을 통해 "'환하게 웃고 싶다'는 소망은 5년 전 저 불빛이 찬란한 업소에서 성구매자에 의해 무참하게 목숨을 잃은 고 헬레나의 일기장에서 발견한 그녀의 아주 소박한 소망"이라 말했다.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일 오후 6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 여성 5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일 오후 6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 여성 5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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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 헬레나는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우울했으면, 환하게 웃고 싶다는 이 소박한 소망을 일기장에 써 내려갔을까"라며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자신도 웃을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저 불빛 속으로 걸어갔을 것"이라 했다.

이어 "그러나 헬레나는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 환하게 웃고 싶은 소망을 가슴에 품은 채 말이다"라며 "고 헬레나를 기억하며 다시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 했다.

조영숙 소장은 "목이 터져라 성매매 근절을 외치고, 폭력 없는 사회가 되기를 힘차게 외치고, 폭력에 죽어간 수많은 우리의 자매와 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사람이라면 누구나 존중받는 인권이 보장되는 그런 민주화된 사회가 되기를 갈망한다"고 했다.

이아무개(부산)씨는 추모시 낭송을 통해 "언니(헬레나)는 2차를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느냐고 애원했다고 한다. 그런데 업주는 들어주지 않았다"며 "자기 의사도 없이, 아무런 선택권이 없는 자신의 인생에서조차 주인공이 아니었던 언니의 인생은 결국 구매자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 세월이 가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지금도 많은 언니들이 희생 당하고 있다"며 "하지만 저는 성매매 없는 세상이 오는 꿈을 버리지 않는다. 이 꿈은 언니가 만들어 주었다"고 했다.

남성도 '헬레나'를 추모했다. 대학생이라 밝힌 20대 청년은 추모사를 통해 "성매매는 날이 갈수록 점점 늘어나고 있다. 어떠한 법과 제도만 탓해서 될 문제는 아니다"며 "근본적으로 우리의 의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성매매는 법의 눈을 피해서 보이지 않는, 더 깊은 음지로 숨어 들고, 방법만 바뀔 뿐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요즘 사회에 우리나라에 청소년 성매매와 낙태가 늘고 있다. 이것은 청소년들의 모습 뿐만 아니라 모두 우리들의 모습"이라며 "스마트폰 앱을 통한 성매매, 조건 만남이 날로 늘어가고 있다. 이러한 불법적인 성매매를 통해 피해자는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아이들은 어른의 모습을 보고 배운다. 성매매가 잘못된 것임을 인지하고 우리부터 바뀌어 나가야 할 줄 믿는다"며 "성매매가 늘어나고 있는 사회에서 각 개인의 바른 의식이 깨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단체들은 추모문화제가 열리기 전 같은 장소에서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 시위'를 벌였다.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일 오후 6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 여성 5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고, 여성단체들은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시위"를 벌였다.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일 오후 6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 여성 5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고, 여성단체들은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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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일 오후 6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 여성 5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고, 여성단체들은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시위"를 벌였다.
 경남여성회 부설 여성인권상담소는 1일 오후 6시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에서 "성구매자에 의한 피살 여성 5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고, 여성단체들은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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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성매매, #낙태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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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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