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부산영화제, 두 영화인의 행보는 왜 달랐나

▲ 배우 김의성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Independent Film Festival Busan'이라고 적은 종이를 들어보이며 영화제의 독립성을 요구하고 있다. ⓒ 부산국제영화제

▲ 부산국제영화제 참석한 정지영 '#SUPPORT BIFF #SUPPORT MR.LEE' 정지영 감독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 보장, 서병수 부산시장의 사과,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 등을 요구하며 '#SUPPORT BIFF, #SUPPORT MR.LEE'라고 적힌 스티커를 옷에 부착하고 입장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유성호

결국 2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막이 올랐다. '드디어'가 아닌 '결국'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건 2년 전부터 이어지고 있는 아픈 사건들 때문이다. 프로그래머의 결정으로 상영한 <다이빙벨>의 여파가 이렇게 클 줄 그땐 누가 예상했을까.

6일 오후 7시 개막식 사회를 맡은 설경구가 던진 "어렵게 시작된 만큼 많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 자체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 평상시였으면 나오지 않았을 말이 사회자 입에서 나왔다는 건 그만큼 부산영화제가 겪어온 시련을 영화인들이 공유하고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다.

상반된 표정들

영화제가 상영하는 영화에 대한 사전 검열과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항의한 결과는 결국 무리한 검찰 고발과 기소로 이어졌다. 국내 최대 영화제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데 20년을 기여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재판정에 서 있다. 그를 두고 영화계가 부산영화제 보이콧과 참여로 갈렸다.

실제로 개막 직전까지 영화제 측과 영화인들 사이에선 보이콧 철회 여부를 두고 치열한 토론이 있었고, 서로를 향한 날선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8개 단체 중 4개 단체가 보이콧을 풀었고, 보이콧을 유지한 단체에서도 "영화제 참여는 개인 판단에 맡긴다"고 공표하며 숨통이 트인 모양새다.

참여와 불참으로 보면 대립 양상이지만 결국 한 목소리임을 알 수 있다. 6일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김의성이 'Independent Film Festival Busan'이라는 팻말을 든 것처럼 참여한 영화인들은 그들대로 영화제의 독립성을 지지하고 있다. 개막작 <춘몽>에 참여한 양익준 감독이 "'크레이지, 코리아'라는 문구를 들까 고민했다"고 말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157명의 영화인들이 레드카펫을 밟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분명 지난해에 비해 다소 차분했다. 다만 외부에서 여전히 'I Suport BIFF'를 외치며 독립성과 자율성을 외치는 이들도 부산국제영화제에 마음을 보태는 이들이라 보는 게 타당하다.

김지운 감독 그리고 김의성

제21회 BIFF 개막작, <춘몽> 주인공들 영화 <춘몽> 감독 장률과 배우 한예리, 양익준, 이주영, 박정범, 김의성, 김동호, 강수연 조직위원장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개막작, <춘몽> 주인공들 영화 <춘몽> 감독 장률과 배우 한예리, 양익준, 이주영, 박정범, 김의성, 김동호, 강수연 조직위원장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오마이스타>는 영화제 개막 며칠 전 두 인물을 만났다. 영화 <밀정>의 김지운 감독과 <부산행> 배우 김의성이다. 김지운 감독은 보이콧을 선언했고, 배우 김의성은 부산영화제 올해의 배우 심사위원으로 공식 참여한다. 단, 아래 이어질 내용은 각 영화 인터뷰 당시 했던 발언이며 두 사람이 어떤 한 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물론 두 사람이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는 것 역시 아니다.

우선 김지운 감독을 보자.

"내 영화는 부산에 가지만 난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운을 뗀 김 감독은 "부산영화제의 발전은 곧 관객의 참여로 이루어진다"는 전제를 깔았다. 그는 "관객을 향한 영화제가 되는 게 맞다"며 "(관계 당국이) 미리 그걸 검열하고 어떤 단체나 세력이 압력을 넣는 건 관객의 권리를 뺏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일침을 놓았다.

"그런 검열은 영화 자체의 건강을 해치는 일입니다. 모든 영화마다 꽉 들어차는 게 부산영화제의 자랑입니다. 부산 시민 나아가 한국 관객들이 그렇게 영화를 사랑하는데 그 영화를 보고 다양한 담론을 제시할 권리를 사실상 뺏는 거죠." (김지운 감독)

김의성은 우선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걸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일적으로 다녀서 영화제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고 고백한 그는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영화를 보게 될 것 같다"고 솔직한 속내를 전했다.

이어 그는 심사위원 제안에 오래 고민했다고 말했다. 영화인들의 분노와 보이콧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 여러 영화인들과 의논한 결과 참여하기로 했다며 김의성은 의미심장한 입장을 밝혔다.

"보이콧도 의미 있고 참여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는 것 같지만 영화인들이 서로를 비난하고 있진 않잖아요? 미묘하게 뭔가 맞춰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제가 굳이 필요 없는 상업 영화들, 성과를 거둔 작품은 상징적으로 보이콧을 하고 그렇지 않은 영화는 내실을 기할 수 있지요. 부산영화제를 두고 가장 먼저 이야기 할 건 정치로부터의 독립, 사전 검열 반대입니다! 이건 너무나 기본이죠. 영화제에 참여해서 이런 얘길 꾸준히 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의성)

막이 올랐다. 영화인들의 상반된 태도를 미묘한 합치라 정의하고 싶다. 당장 15일까지 상영되는 영화를 즐겨보자. 그리고 이런 작품 하나하나가 얼마나 소중한지 되새겨 보자.

제21회 BIFF 개막식 사회 맡은 한효주-설경구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한효주와 설경구가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개막식 사회 맡은 한효주-설경구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사회를 맡은 배우 한효주와 설경구가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제21회 BIFF, 영화팬 반기는 박소담 영화 <검은 사제들> 배우 박소담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영화팬 반기는 박소담 영화 <검은 사제들> 배우 박소담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제21회 BIFF, <두 남자>로 부산 팬 찾은 최민호 영화 <두 남자> 감독 이성태 감독과 배우 최민호, 김재영, 이유진, 정다은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두 남자>로 부산 팬 찾은 최민호 영화 <두 남자> 감독 이성태 감독과 배우 최민호, 김재영, 이유진, 정다은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제21회 BIFF 조민수, 화려한 자태 영화 <미행> 감독 이송희일과 배우 조민수, 서준영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조민수, 화려한 자태 배우 조민수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곽경택 곽경택 감독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곽경택 곽경택 감독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제21회 BIFF 예지원, '저 왔어요' 배우 예지원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예지원, '저 왔어요' 배우 예지원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부산영화제 찾은 의리들, 김보성-강신성일-거룡 배우 김보성과 거룡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강신성일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의리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부산영화제 찾은 의리들, 김보성-강신성일-거룡 배우 김보성과 거룡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 강신성일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의리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제21회 BIFF 초청된 <그물> 김기덕 감독 영화 <그물> 감독 김기덕과 배우 안지혜, 김영민, 최귀화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초청된 <그물> 김기덕 감독 영화 <그물> 감독 김기덕과 배우 안지혜, 김영민, 최귀화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제21회 BIFF, 아름다운 자태 뽐내는 배종옥-서정연 영화 <환절기> 배우 배종옥과 서정연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아름다운 자태 뽐내는 배종옥-서정연 영화 <환절기> 배우 배종옥과 서정연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제21회 BIFF, 영화의 바다 초청된 <컴, 투게더> 영화 <컴, 투게더> 감독 신동일과 배우 이혜은, 채빈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영화의 바다 초청된 <컴, 투게더> 영화 <컴, 투게더> 감독 신동일과 배우 이혜은, 채빈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제21회 BIFF 오지호, 부산 여심 흔드는 완벽한 조각 외모 영화 <커피메이트> 감독 이현하와 배우 오지호, 윤진서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 제21회 BIFF 오지호, 부산 여심 흔드는 완벽한 조각 외모 영화 <커피메이트> 감독 이현하와 배우 오지호, 윤진서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걸으며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