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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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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부들도 나라를 걱정하는 상황인데, 서울시장이라는 막중한 지위의 정치인이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으면 정치인의 자격이 없다."

대권 도전에 대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에 거침이 없어졌다. 과거에는 관련 질문이 나오면 으레 답변을 피하거나 딴 주제로 관심을 돌리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출마가 기정사실화 된 것처럼 답변을 주저하지 않았다.

27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 4명의 중견 언론인 패널들과 박원순 시장의 문답은 '출마하겠다'는 말만 없었지 마치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방불케 했다.

서울시정이나 당면 정치현안에 대한 질문도 많았지만 때가 때인지라 본 게임은 역시 박 시장의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 있었다.

"유력한 정치인으로서 내년 선거 생각 안 하면 문제"

첫 질문은 '재선 도전할 때 시장 임기를 다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못 지킬 상황이 올 수도 있냐'는 것. 대선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난처할 수도 있는 질문에 박 시장은 에둘러 얘기하지 않았다.

박 시장은 "그런 약속을 했다"고 인정하고, 그러나 "당시는 서울시라도 반듯하게 만들겠다고 생각했었지만 중앙정부가 하는 것을 보니까 정말 절망이 컸고 나라의 기틀이 엉망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유력한 정치인으로서 내년 선거 생각을 안 하면 문제"라며 "시대의 요구나 국민의 부름이 저에게 있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대선 출마의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

박 시장은 '다음 대선에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가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도 서슴지 않고 "대한민국의 룰을 바꾸는 것이며, 그럴 때가 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나라가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 대안을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모든 위험사회로부터의 탈출을 위해서는 온전한 탈바꿈을 해야 하며, 탈바꿈 없으면 안전할 수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박 시장은 시장 재직기간 중의 '업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많은 분들로부터 '한 일이 뭐냐', '큰 거 한방 해봐라'는 말을 끊임없이 듣는다"면서도 "성과를 계속 요구하다 보니까 짧은 임기 중 전시행정이나 토목사업에 매달리게 된다"고 서운함을 토로했다.

박 시장은 이어 "시장으로 와서 보니까 서울시에 20조 원의 채무가 쌓여 있었으나 그간 7조 5천억 원을 줄이고, 그 대신 사회복지에 4조 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또 인권변호사,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등 자신의 걸어온 길을 예로 들며, 다른 대권주자들에 비해 자신의 비교우위를 "시대가 요구하는 삶을 살아왔으며, 어떤 말도 그 삶을 통해 증명되지 않은 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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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과 한번도 긴밀한 대화 못해서 안타까워"

박 시장은 현재 나와 있는 대권 주자들에 대한 평을 해달라는 주문에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둘 다 훌륭하다"며 "국민들 지지받는 분들이 그냥 됐겠냐"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우리가 배출한 자랑스런 사무총장", 김부겸 의원은 "야당이 절대 당선될 수 없었던 곳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대해서도 "메르스 때 서울시만 잘한 게 아니라 경기도와 충청도가 더 잘했다"고 칭찬하면서도 "거대한 관료 시스템을 움직여 보고 도시의 많은 도전과제를 해결해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해 은근해 인구 1천만 서울시장을 경험해본 자신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그에게 양보한 안철수 대표가 이번엔 나 좀 도와달라고 하면 어쩔 거냐'는 질문에는 "인간적, 개인적 관계와 공적 관계는 분명히 다른 것"이라며 "국가의 위기와 미래가 달려 있는 데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해 양보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박 시장은 출마하면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나갈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서울시장에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제발로 더민주에 입당했다"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면 안 된다'는 말로 탈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이어 "분열은 필패이고, 만약 분열한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후보단일화가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해보라는 질문에는 "국가원수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피하다가도 거듭되는 질문에 "유일한 야당 출신 국무위원인 제가 무슨 발언을 하면 오히려 격려해주고, 남아서 더 얘기하자고 할 수도 있을 텐데 한 번도 긴밀한 대화가 없었다는 게 안타깝다"고 섭섭한 심정을 드러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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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수당이 포퓰리즘이라면 포퓰리스트가 되겠다"

오늘 돌입한 서울지하철 노조 파업에 대해선 "대단히 유감이며 어떤 경우에도 시민들의 불편이나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면서도 파업의 도화선이 된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는 "'착한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병원, 학교, 은행 등 공공기관에 강요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중앙정부가 직권취소해 지급이 중단된 청년수당 관련 예산을 차라리 비정규직 문제에 투입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는 "서울시는 이미 시청과 산하기관의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했고 지금은 이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2단계 작업에 들어갔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청년수당에 대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년수당은) 포퓰리즘이 아니라 리얼리즘"이라며 "만약 청년수당이 포퓰리즘이라면 포퓰리스트가 되겠다"고 강행 의지를 밝혔다.

박 시장은 사드배치에 대해선 "국회의장이 발표 다음날 신문을 통해서 안다는 게 말이 되냐"며 "청와대 내부나 외교안보팀, 국회와 충분한 논의와 협의,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핵개발론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핵은 어떤 상황에서도 배치되면 안 된다"며 "북이 가졌다고 해서 남한도 가진다면 일본이나 주변국의 핵개발을 촉진할 위험이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토론은 이강덕 관훈클럽 총무(KBS 디지털주간)의 사회로 박찬수 한겨레 논설위원, 고희경 SBS 뉴스제작3부장, 김희원 한국일보 사회부장,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이 주최하는 관훈토론회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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