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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추석을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표현한다. 농경사회의 상징인 명절인 추석은 수확의 기쁨을 나눈다는 본래 의미보다는 그동안 왕래가 어려웠던 친지들을 만나는 시간이라는 의미가 더 커졌다.

이런 이유로 추석에 고향에 가지 못해 친지들을 만나지 못하는 실향민들에 대한 조명도 언제나 뉴스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이번 추석에는 오히려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조명이 이루어지는 모습니다. 취업과 결혼문제 등으로 친지들과의 만남이 부담되는 청년들의 이야기가 주요 뉴스로 등장했다.

지난 추석 당일인 15일 오후 1시경 광화문에는 청년도 아니고 가족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길바닥 한가운데에서 명절을 지내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의 단식에 동조하여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동조단식자들이다.

동조단식장의 사람들
▲ 동조단식장의 사람들 동조단식장의 사람들
ⓒ 이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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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동조단식자들은 총 6, 7명으로 전교조(전국교직원노조) 선생님부터 전철협(전국철거민협의회)에 회원, 세월호 특조위의 취지에 동감한 시민들까지 다양한 면면을 가지고 있었다.

전교조 선생님 이아무개(여, 48)씨는 "선생님들이 세월호 아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라며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전교조 선생님이라서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월호에 관련해서는 일반 선생님들도 발 벗고 나서고 있다"라고 전했다.

단식에 동참하면서 봉사활동까지 하고 있는 신아무개(여, 57)씨는 여성 대통령이 탄생해서 좋아했던 자신이 부끄럽다면서 현 대통령의 세월호 사건에 대한 대처 방식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전철협 정아무개(남, 56)씨는 "평소에는 철거민들 문제에 집중하느라 여력이 없어 세월호를 챙기지 못했다"며 "그나마 쉬는 명절에라도 이렇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라고 전했다. 평소 세월호 사건에 가슴 아파했던 그의 아내와 함께 하는 자리여서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듯했다.

이외에도 인터뷰 요청에 손사래를 치며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다른 동조단식자들도 인터뷰 내용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족들에게 잠깐 볼 일을 보러 다녀오겠노라고 말했다는 이아무개씨는 조용하고 차분한 말투로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박대통령의 퇴진이 답이다"라고 일갈하며 떳떳하다면 조사를 좀 더 정확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석날 광화문 동조단식장에는 자신의 모습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뿐이었다. '명절임에도 불구하고'라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한 것이 민망해지는 순간이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제사상을 차린 광화문 농성장
▲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제사상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제사상을 차린 광화문 농성장
ⓒ 이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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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국민TV에 중복게재



태그:#세월호, #동조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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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인터넷 언론의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월호사건에 함구하고 오보를 일삼는 주류언론을 보고 기자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주로 찾아가는 인터뷰 기사를 쓰고 있으며 취재를 위한 기반을 스스로 마련 하고 있습니다. 문화와 정치, 사회를 접목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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