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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우리 사회는 스토킹을 심각한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있는가.
 과연 우리 사회는 스토킹을 심각한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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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 사회는 스토킹을 심각한 범죄행위로 인식하고 있는가.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피해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터질 때마다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다. 하지만 사회적 논의만 무성할 뿐, 인식과 제도의 변화는 제자리걸음이다. 스토킹을 여전히 애정 공세 정도로, '사적인, 사소한 문제'로 취급하는 사회, 고작 범칙금 8만 원이라는 '경범죄'로 규율하는 국가의 외면과 방관 속에서 피해자가 살해되는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월 19일, 또 한 명의 여성이 대낮에 아파트 주차장 한복판에서 스토킹 가해자에 의해 흉기에 수차례 찔려 무참히 살해되었다. 가해자는 피해자와 약 7개월여 동안 교제한 자였다. 가해자는 사귀는 기간에도 피해자에 대한 집착과 감시가 심했고,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한 후 계속 만남을 요구하여 스토킹했다.

피해자의 집 근처를 배회하며 24시간 감시했고, "눈앞에서 자살하겠다", "예전 여자 친구도 헤어질 때 죽이려다 실패해서 다리만 부러뜨렸는데 너는 실패하지 않겠다", "동생에게 USB를 보내 내용물을 인터넷에 퍼트리겠다"는 등 협박으로 피해자를 옥죄었다. 가해자의 협박과 감시 속에서 피해자와 가족들의 매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피해자가 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알린 뒤 가해자의 협박이 더욱 심해졌기에 피해자와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고 한다. 경찰이 보호해줄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 피해자와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가해자를 타이르며 피해자가 출퇴근할 때 동행하는 것뿐이었다. 예측할 수 있는 실제적 위협이 있었지만, 애초에 피해자와 가족들의 개인적인 노력으로 중단될 수 없는 폭력이었기에 해결할 수 없었다.

피해자가 고인이 되어 버린 지금, 우리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다. 상당수의 언론은 CCTV영상과 피해자 사진만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등 고인의 인권은 방기한 채 선정적으로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반면 살아있는 가해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피고인 측은 '스토킹과 협박 행위를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이었다'며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그리고 정신감정 신청을 통해 우울증 등의 문제로 인한 우발적 행위였음을 주장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반복적인 스토킹과 협박으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일상을 짓밟았고 철저히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는데 어떻게 그것을 '관계 회복'을 위한 행위였다고, '우발적'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인면수심의 가해자가 등에 업고 있는 논리와 변론의 요지는 전남편, 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한 여성폭력 사건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너무도 익숙한 내용이다.

흔히 가해자들은 폭력을 '애정'이나 '관계'의 문제로 치환시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폭력 행위를 축소, 왜곡, 은폐한다. 또한 범행을 '분노나 욕구 조절의 실패'로 인한 '우발적'인 행위였다며 책임을 면피하려고 한다. 문제는 이러한 가해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며 수사·재판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반영된다는 것이다.

한국여성의전화는 가해자에 대한 분명한 처벌과 피해자 가족의 권리 회복을 위한 지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단법인 두루(법무법인 지평)에서 공익 사건으로 소송 지원을 결정한 상태이다. 본 사건은 데이트 폭력의 연장선에 있는, 스토킹에서 비롯된 여성살해 사건으로 성인지적 관점에 따라 제대로 다뤄져야 한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목소리가 재판과정에 적극 반영되어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이어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가야 한다.

스토킹방지법, 어떤 내용으로 제정되어야 하는가

 스토킹의 유형은 다양하다. 따라서 스토킹방지법의 '제정'을 넘어, '어떤 내용'으로 제정될 것인가가 중요하다.
 스토킹의 유형은 다양하다. 따라서 스토킹방지법의 '제정'을 넘어, '어떤 내용'으로 제정될 것인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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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가족들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스토킹 행위 중단을 위한 목소리에 응답하는 첫걸음은 스토킹에 대한 사법적 개입을 위한 법을 만드는 일이다.

1999년 이후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 온 스토킹 관련 법안만 8개다. 입법기관인 국회는 스토킹이라는 정의가 모호하다는 이유로, 범죄의 양태에 따라 협박죄, 폭행죄, 명예훼손죄 등 각각의 법률을 적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스토킹 범죄 처벌법의 제정으로 인해 '사랑의 행위'가 과도하게 해석될 거라는 이유 등으로 법 제정을 미뤄왔다.

입법적 필요성과 처벌 내용에 대하여 일정 정도 합의가 진전되었음에도, 법제화에 이르지 못한 것은 스토킹 행위가 국가적 개입이 필요한 사회적 범죄 행위이며 입법이 시급한 사안이라는 인식과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여성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된 시점에서 20대 국회가 개원했다. 정부도 올해 안에 스토킹 등 반복적 폭력범죄 피해 방지와 처벌을 위한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해 스토킹방지법 제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토킹방지법의 '제정'을 넘어, '어떤 내용'으로 제정될 것인가가 중요하다. 법 제정에 있어 무엇을 스토킹으로 규정할 것이며, 어떤 관점 하에 어떤 방법으로 규제할 것인지, 그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13년부터 스토킹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안을 마련하여 법안 발의 및 제정 촉구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20대 국회를 맞이하며, 기존 법안과 활동을 점검했고 다시 새롭게 제정 운동을 펼쳐나가려고 한다.

지난 6월 3일 스토킹방지법 제정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여성정책 및 법률전문가와 함께 2013년에 마련한 법안을 검토했고, 젠더폭력으로서의 스토킹범죄의 특성을 반영하여 보다 촘촘하게 범죄행위를 제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 제정을 준비 중이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안의 주요 내용

가. 보호법익을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의 비밀'로 규정하여, 본 법안의 목적이 '거주 이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주거의 자유',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 등 헌법에서 보장된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함임을 명시함.

나. 스토킹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공·사 공간을 아우르는 '생활영역'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접근하여, 피해자의 '자유로운 생활형성을 침해하는 행위'로 정의함. 여기서 '피해자'란 직접 혹은 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으로서, 피해자의 동거인, 친족, 직장동료 등 '피해자와 생활상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을 포함함. 기존법안의 범죄 구성요건 중 '생명, 신체의 안전에 위협을 느낄만한 공포나 두려움'이나 '지속성' 요건을 삭제하고, '반복성' 요건만을 넣음.

다. 스토킹범죄의 예방·방지와 피해자의 보호·지원을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명시함.

라. 스토킹범죄를 친고죄(피해자 본인이 고소해야 공소 제기가 가능한 범죄)가 아닌, 누구든지 스토킹범죄를 알게 된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는 사회적 범죄임을 명시함. 또한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할 수 있음을 명시함으로써 가정폭력의 연장선에서 발생하는 스토킹행위를 포괄할 수 있도록 함.

마. 신고를 받은 사법경찰관리에게 지체 없이 현장에 나가서 신고사실을 조사할 의무와 함께 가해자에게 스토킹 중단 통보·경고와 피해자로부터 격리 등의 현장조치를 하도록 함으로써 초기대응을 강화하고자 함. 또한 신속한 경찰수사 진행을 위해 수사기한을 명시함.

바.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가해자를 경찰관서의 유치장이나 구치소에의 유치 등을 포함하는 임시보호조치와 피해자보호명령이 끊김 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절차를 강화하고, 가해자가 불이행했을 때 형사 처벌함으로써 피해자 보호조치의 실효성을 높임. 또한 피해자 맞춤형 순찰 등 신변안전조치의 내용을 강화함.

사. 스토킹범죄와 관련하여 피해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거나, 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비밀을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처벌함. 또한 스토킹범죄 피해자에 대한 전담조사제, 전담재판부, 변호사 선임의 특례, 심리의 비공개 등의 규정을 통해 수사·재판과정에서의 2차 피해를 방지하고 피해자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함.

아. 스토킹범죄에 대해 형사처벌을 원칙으로 함. 데이트 상대, 배우자, 동거인, 친족 등 인적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에 대하여 스토킹범죄를 범하거나, 누범, 흉기 휴대,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하여 위험을 발생하게 한 때에는 가중 처벌하며, 재범방지를 위해 성평등과 인권 교육 등 수강명령 등을 병과함.


1999년부터 발의와 폐기를 반복해온 스토킹방지법. 더 이상 제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 20대 국회에서는 스토킹이 피해자와 그 주변인의 '자유로운 생활형성을 침해'하는 반인권 범죄행위로서 '형사처벌을 원칙'으로 하는 것은 물론, 성별화된 폭력이자 친밀한 관계에서 주요하게 발생하는 스토킹범죄의 특성을 반영하고 피해자의 권리에 입각한 법률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

변화를 만들기 위한 행동 제안

 상대의 관계 맺기나 중단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막무가내 들이대'는 사람, 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마음 정리를 헤어진 상대에게 도와달라고 하거나, '복수'하려는 사람에게 "그건 사랑도 아니고 폭력이야"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상대의 관계 맺기나 중단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막무가내 들이대'는 사람, 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마음 정리를 헤어진 상대에게 도와달라고 하거나, '복수'하려는 사람에게 "그건 사랑도 아니고 폭력이야"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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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그건 스토킹이야"라고 말하기

상대의 관계 맺기나 중단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막무가내 들이대'는 사람, 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마음 정리를 헤어진 상대에게 도와달라고 하거나, '복수'하려는 사람에게 "그건 사랑도 아니고 폭력이야"라고 분명하게 알려주세요.

둘. 스토킹 범죄의 본질을 흐리는 언론에 제동 걸기

"비뚤어진 사랑?", "일방적인 이별통보에 화가나" 등등 가해자에 대한 온정적인 시선으로 가해자의 위치에 서서 사건을 기술하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선정적으로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나 방송을 본다면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나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민원을 넣거나 언론중재위원회에 시정권고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셋. 스토킹 피해가 있다면

상대의 요구나 감시·통제에 의해 괴롭다면, 일상생활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그건 스토킹입니다.

스토킹이라는 의심이 들면, 상대에게 관계 및 행위를 중단할 것을 분명하게 요구하세요. 거부 의사를 전달했음에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혼자서 상대를 타이르거나 설득하는 등의 방식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세요. 성폭력·가정폭력 등 관련 상담소 전화 상담을 통해 함께 대응방법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내담자 정보 및 상담내용은 비밀이 보장됩니다).

피해 사실을 육하원칙에 맞게 자세히 기록하고 증거(사진, 쪽지, 문자, 메일, 대화 녹음 등 피해와 관련된 증거)를 확보해 두세요. 피해 사실을 자료화 한다는 것 자체가 상대의 행위가 폭력임을 인지하고 이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이며, 당사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피해 발생 시 112에 신고합니다. 당장 법적 대응을 하지 않더라도 경찰 신고 기록은 중요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며 가해자에게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증거를 가지고 경찰에 고소하거나 신변보호조치 등 도움을 요청합니다. 현행법상 스토킹은 경범죄로 간주됩니다. 경찰이 피해당사자가가 느끼는 위험을 제대로 인지하고 조처를 할 수 있도록 가해자의 특성을 비롯한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전달하는 게 필요해요.

넷. 스토킹방지법 제정과 인권지원활동에 함께하기

'스토킹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 촉구 서명운동에 동참하며, 20대 국회에서는 스토킹범죄를 제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이 반드시 제정될 수 있도록 촉구하는 활동에 함께 합니다.

재판모니터링, 탄원서 서명운동 등 스토킹 피해 당사자와 연대하며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인권지원활동에 함께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한국여성의전화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스토킹 방지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여성에 대한 폭력, 그 일은 전혀 사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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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 없는 세상,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1983년 첫발을 내딛었습니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이주여성문제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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