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이하<슈스케>)가 오는 8월, 8번째 시즌 <슈스케 2016> 방송을 확정했다. 대한민국에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슈스케>는 그동안 서인국, 허각, 존박, 로이킴, 정준영 등 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그러나 시즌이 진행될수록 오디션에 대한 열풍도 식어갔다. 우후죽순 생겨났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점차 초라한 성적으로 종영했고 명맥을 이어가던 SBS의 <케이팝스타>마저도 이제 마지막 시즌을 끝으로 종영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화제성 떨어진 <슈스케>, 소생 가능할까

 슈스케 시즌7 포스터

슈스케 시즌7 포스터 ⓒ cj e&m


<슈스케>도 예외는 아니었다. 로이킴이 우승한 시즌4를 마지막으로 시즌 5부터는 화제성과 흥행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악마의 편집이나 구구절절한 출연자들의 사연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오디션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의 참가자들은 이미 시청자들이 거의 다 경험한 상태였다. 정말 독특하고 신선한 참가자가 나와 엄청난 화제몰이라도 하지 않는 한, <슈스케>가 예전의 영광을 재현하기란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이미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화제성이 떨어진 가운데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에 접는 것이 좋다.

사실 지난 시즌의 우승자가 누군지 제대로 기억 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지난 시즌에 우승한 케빈 오, 그리고 그 전 시즌인 <슈스케6>에서 우승한 곽진언은 음악성이나 노래 실력 등에서 좋은 평가를 들었지만, 현재 메인스트림에 오른 가수라고 할 수 없다. 준우승을 한 김필 역시 마찬가지다. <슈스케> 이후의 활동 반경이 제한된 것은, 그만큼 <슈스케>의 파급력이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Mnet은 음악 전문 채널이라는 타이틀로 만들어진 방송사다. 그러나 '음악'이라는 굴레에 갇혀 지나치게 안일한 전략을 짜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Mnet에서 제작되고 방송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슈스케>를 제외하고라도 <쇼미더머니> <댄싱9> <언프리티 랩스타> <위키드> <프로듀스 101> <소년 24>등 그야말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다.

이 중 힙합 열풍을 타고 선전하고 있는 <쇼미더 머니>나 여자 아이돌들을 직접 선발한다는 명목이 주어진 <프로듀스 101>정도는 선방했지만, 나머지 프로그램은 거의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쇼미더 머니>는 트렌드를 적절히 읽었고, <프로듀스 101>은 연습생을 활용하여 팬들이 애정을 쏟을만한 포인트를 만들어 낸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포인트를 짚어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쏟아지는 오디션 프로그램, 중요한 건 '콘셉트'

 어느 순간 참가자 보다 심사위원이 더 부각되기 시작한 <케이팝 스타>. 박진영의 심사평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어느 순간 참가자 보다 심사위원이 더 부각되기 시작한 <케이팝 스타>. 박진영의 심사평은 화제를 낳기도 했다. ⓒ sbs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는 형식이 비슷할 수밖에 없고, 그 비슷함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불렀다. 한때는 대국민 오디션이라고까지 불렸던 <슈스케>의 몰락만 봐도 그 현상을 극명히 알 수 있다. 사실 오디션에 누가 출연하는가 보다 오디션의 콘셉트가 어떠하냐에 따라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경쟁작이 없었던 시절 <슈스케>는 시청자들의 충분한 오락거리가 되었지만 같은 형식의 방송이 반복되면서 <슈스케>가 가진 고유의 특성이 사라졌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케이팝 스타>역시 출연자들 보다는 대형 기획사를 거느린 심사위원들 덕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순간, 출연자들의 실력보다는 그들이 내리는 평가가 더 화제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케이팝 스타>도 종영을 맞을 순간이 왔다. 더 이상 <케이팝 스타>에서도 '스타'가 탄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슈스케>도 마찬가지다. 참가자들이 부각되지 않는 오디션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콘셉트와 흥행 포인트가 명확한 오디션이 아니라면 이제는 확실한 주목을 끌 수 없을 때가 온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Mnet의 대안은 '오디션'이다. 차라리 <음악의 신>이나 <너의 목소리가 보여>같은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높지 않을지언정 신선하다. 그러나 <슈스케>의 리바이벌은 오디션에 얽매인 방송사의 한계를 명확하게 드러내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오디션 자체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수명이 다한 콘텐츠를 다시 들고 나와 시청자들과 교감하려고 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불통에 가깝다. '음악' 채널이라고 하여 오디션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가수들이나 일반 출연자들을 시청자들과 교감하게 할 수 있는 콘셉트가 절실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슈스케 케이팝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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