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부터 다시 시작된 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 결과가 지난 6월 27일 발표됐다. 올 시즌부터는 신생 구단의 우선 지명권이 소멸했기 때문에, 특별 지명 없이 각 구단당 한 명씩의 지역 연고 선수를 지명했다.

각 팀의 미래이자 향후 10여 년 이상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 갈 재목들인 2017 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자 10인을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자. (아래 기록은 KBA 기준)

[LG 트윈스] 고우석(충암고, 180cm 85kg, 우완)

ⓒ 유은아


LG 트윈스 1차 지명이 가장 유력한 선수로 꼽혔으며, 예상대로 LG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서울권 최대어로 최고 구속 150km를 기록하며 부산고 윤성빈에 이어 고교 투수 중 가장 뛰어난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십자인대 수술로 인해 약간의 공백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복귀해 올해 현재 36이닝 동안 3.7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보다 좀 더 높은 피안타율(2016년 0.273, 2015년 0.212)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K/9(9이닝당 탈삼진 개수, 2016년 11.5)를 보여주고 있어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다만 신체 조건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점과 고교 3년간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휘문고, 185cm 78kg, 우투좌타)

ⓒ 유은아


이종범 해설위원의 아들로 '바람의 손자'라고 불리는 이정후는 아버지보다 훌륭한 신체조건(185cm)을 갖췄다. 1차 지명자 중 유일한 타자로, 야수를 뽑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넥센다운 선택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는 주로 1, 2번 타자로 출장했지만, 올해는 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대주자로 나선 2경기를 제외하고 11경기에서 4번 타자로 출장했다.

빠른 주력을 바탕으로 장타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2015년 OPS 1.214를 기록한 것에 비해 올해는 OPS 0.973으로 지난해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지난 4월 10일 중앙고와의 경기에서 고교 첫 홈런을 치는 등 넥센 특유의 웨이트 트레이닝이 더해진다면 그의 아버지처럼 호타준족형 타자로 발전할 가능성을 가진 선수다.

[두산 베어스] 최동현(신일고-동국대, 189cm 88kg, 우완 사이드)

ⓒ 유은아


광주 유니버시아드 '국가대표'로 활약한 정상급 사이드암이다. 140km대의 공을 던지며 제구력 또한 준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년 3점대의 준수한 평균자책점과 2015년에 K/9(2014년 6.75, 2015년 10.89)가 급격하게 상승한 점이 특기할 사항으로 꼽힌다.

오른쪽 팔꿈치 MCL(내측 측부 인대)수술을 받으며 올해는 5경기에만 출전했으며 대학교 4년 동안 총 143⅔이닝을 던졌다는 점은 우려되는 점으로 꼽힌다. 두산 베어스 공식 홈페이지의 인터뷰에 따르면 내년 4, 5월부터 정상 투구가 가능하다고 한다.

[SK 와이번스] 이원준(야탑고, 190cm 95kg, 우완)

ⓒ SK 와이번스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투수로 SK 와이번스가 다른 타자 자원들을 제치고 선택했다. 매송중학교 시절까지는 사이드암 투수였으나 야탑고 진학 후 오버핸드로 팔 각도를 바꿨다.

올해 62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88, 66탈삼진, 사사구는 35개를 기록하며 높은 K/9를 기록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덕분에 고교 통산 64⅓이닝만 던진 점도 호재로 작용한다.

[kt 위즈] 조병욱(장안고, 185cm 95kg, 우완)


kt 위즈는 조병욱 선수를 선택하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했다. 매향중학교 시절에는 포수로 활약했던 조병욱 선수는 평균 140km 중반의 속구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32 ⅔이닝 동안 7.36의 평균자책점, 32개의 탈삼진, 27개의 사사구를 기록했다. 고교 통산 46이닝밖에 던지지 않았으며 홈런을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화 이글스] 김병현(북일고, 188cm 90kg, 좌완)

ⓒ 한화 이글스


'북일고' 출신의 좌완. 지역 명문의 계보를 이었다. 젊은 투수 자원이 부족한 팀의 사정을 고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최고 구속은 140km 정도로 평범하지만, 지난해 이후 꾸준히 구속이 향상된 만큼 미래가 기대된다는 평이다.

올해 64⅓이닝에서 탈삼진 42개를 잡는 동안 사사구 45개를 내줄 정도로 제구에 애를 먹었지만, 한화 측에선 빼어난 신체조건과 향후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라이온즈] 장지훈(경주고, 190cm 80kg, 우완)

ⓒ 유은아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도 경주고 장지훈을 선택하며 투수자원을 보강했다. 1997년생인 장지훈은 최고 구속 147km의 속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을 구사하며 특히 슬라이더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59이닝, 2016년 35이닝을 던지며 2.59, 2.06의 평균자책점과 모두 96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제구력도 준수하다는 평이다.

[KIA 타이거즈] 유승철(순천효천고, 185cm 83kg, 우완)

ⓒ 김현지


KIA의 선택은 최고 구속 150km의 유승철이었다. 지난 3월 투수 전향 4개월 만에 최고 151km의 속구를 던졌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았던 선수다. 1, 2학년까지는 포수로 경기에 나섰기 때문에 어깨가 비교적 '싱싱' 하다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이번 주말리그에서는 17경기 중 대부분을 투수와 지명타자를 겸업하며 '유타니'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투수로는 56⅔이닝 동안 2.21의 평균자책점과 59개의 탈삼진(K/9=9.32)을 기록했으며 타자로는 타율 0.271, 2루타 2개, 3루타 2개를 기록했다. 프로에서는 발전 가능성이 더 큰 투수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NC 다이노스] 김태현(김해고, 190cm 92kg, 좌완)

ⓒ 고아라


마지막까지 나종덕(마산용마고, 포수)과 함께 NC를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만든 투수다. 올해 55이닝 동안 방어율 1.47과 38탈삼진, 불과 15개의 사사구만을 내주는 피칭을 보여주면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에도 0.87의 평균자책점과 14개의 사사구, 46개의 탈삼진으로 에이스급 투구를 보여줬다. 최고구속 또한 140km 후반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NC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윤성빈(부산고, 195cm 95kg, 우완)

ⓒ 유은아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는 기사도 있었지만, 국내 잔류로 마음을 굳힌 윤성빈이 결국 롯데 자이언츠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최고구속 153km를 기록하면서 2017 신인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히기도 했다.

올해 성적은 31⅔ 이닝동안 평균자책점 4.22로 부진하다. 시즌 전 발목 부상과 투구 자세 변경으로 인한 성장통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의 오타니'라 불릴 정도로 좋은 신체조건과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은 속구, 지난해까지 남긴 기록 등을 감안했을 때 향후 가장 큰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2017 시즌 신인 1차지명도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고졸' '투수' 들의 강세였다. 대학선수로는 유일하게 동국대 최동현이 두산 베어스의 부름을 받았다. 좋은 고졸 자원들이 대학 진학의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고 구단에서도 고졸 자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휘문고 이정후를 지명하며 지난 해에 이어 야수 픽을 보여준 반면, SK, 한화, NC 등의 구단은 우수한 야수 자원이 지명 후보로 꼽히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투수를 지명했다. 쓸만한 투수가 부족한 KBO 리그의 현 상황을  반영한 선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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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 조예은 아마야구 필진 / 편집 및 자료 제공 : 프로야구 통계기록실 KBReport.com)

이 기사는 프로야구 통계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야구기록 KBREPORT 1차지명 이정후 윤성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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