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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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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섹스>의 저자 은하선씨가 서울 상수동의 한 식당 한쪽에서 '은하선 토이즈'를 운영하며 '청소년유해물건'를 전시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청소년보호법 제16조를 위반해 섹스토이를 청소년이 볼 수 있는 곳에서 놓아두었다는 이유다. 섹스토이가 '청소년유해물건'이라니. 동의할 수 없다.

청소년보호법에는 '청소년유해물건'으로 지정된 물건을 청소년이 접하지 못하도록 할 책임이 명시되어 있다. 위 법에 따르면 청소년 유해 물건이란 '청소년에게 음란한 행위를 조장하는 성기구 등 청소년의 사용을 제한하지 아니하면 청소년의 심신을 심각하게 손상시킬 우려가 있는 성 관련 물건'이다.

 <이기적 섹스>의 저자 은하선씨가 서울 상수동의 한 식당 한쪽에서 '은하선 토이즈'를 운영하며 '청소년유해물건'를 전시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기적 섹스>의 저자 은하선씨가 서울 상수동의 한 식당 한쪽에서 '은하선 토이즈'를 운영하며 '청소년유해물건'를 전시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 은하선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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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청소년보호법은 '음란한 행위'를 하는 것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판단한다. '음란한 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법 내용에서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섹스나 섹스와 관련한 행위를 '음란한 행위'로, 섹스토이 등 섹스에 쓰일 수 있는 물건을 '청소년유해물건'으로 보는 관점이 드러난다.

섹스는 불법이 아니지만, 하면 안 된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청소년위원회 고시를 통해 돌기형 콘돔, 링형 콘돔 등 '특수형 콘돔'을 청소년에게 판매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사실 이 고시는 지난 2011년에 이루어졌다. 이 고시를 근거로 특수형 콘돔 등을 판매하는 사이트에 청소년의 접근이 차단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이 성관계를 할 때 즐거움을 찾게 되고 여성의 몸에 자극이 될 수 있어 이를 규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했다. "그럼 섹스를 쾌락과 자극을 느끼면서 하지 무슨 얼토당토않은 말이냐"면서.

청소년의 섹스는 불법이 아니다(단, 만 13세 미만이 섹스를 하면 상대방이 의제강간죄 혐의를 받게 되므로 예외). 청소년이 콘돔을 구매하는 것도 불법이 아니다. 물론 오지랖 넓은 판매자들이 자의적으로 콘돔 판매를 거부하는 경우는 있다.

청소년들이 '성적 권리', '성적 자기결정권'을 요구하면 어른의 얼굴을 한 사회는 '언제 우리가 너희의 성을 금지했냐'고 항변하곤 한다. 하지만 불법이 아닐 뿐 청소년의 성적 실천은 사회적 처벌과 징계의 대상이 되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나온 '2009~2013년 이성교제 처벌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당시 전국 2322개 고등학교 중 1190곳(51.2%)에 이성교제를 규제하는 학칙이 있었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학칙들은 효과를 발휘한다. 청소년의 성을 '비도덕적인 것' '비정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 또한 굳건하다. 연애나 성관계를 한다는 것을 부모에게 들키면 '머리채 잡히는' 청소년이 아직도 너무나 많다.

청소년의 섹스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음란한 행위'를 할 수 있는 물건을 '청소년유해물건'으로 규정하고, 성적 쾌락을 느낄 수도 있다는 이유로 '특수형 콘돔' 판매를 금지하는 현행법을 보면 이 사회는 공식적으로 청소년의 성을 금지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 좋은 성적 쾌락, 왜 청소년만 '쏙' 빼놓나

 이 좋은 성적 쾌락을 왜 청소년만 쏙 빼놓고 누리겠다는 건가? 청소년에게 사랑을, 섹스를, 성적 쾌락을 허하라.
 이 좋은 성적 쾌락을 왜 청소년만 쏙 빼놓고 누리겠다는 건가? 청소년에게 사랑을, 섹스를, 성적 쾌락을 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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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법이라고들 한다. 누군가의 자기결정권을 부정하면서 공권력을 통해 강제적으로 '보호'를 하기 위해서는 법적 개입의 시급성과 사태의 심각성이 입증되어야 한다.

그런데 청소년이 섹스토이와 특수형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그토록 시급하고 심각하게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일까? 아니, 성적 쾌락 자체가 왜 누군가에게 유해하다고 여겨질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편안한 잠자리에서 잠을 자는 것 등은 모두 쾌락을 충족시켜준다. 청소년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금기시되지는 않는다. 그런데 성적 쾌락은 왜 다른 쾌락과 다르게 취급되는가?

청소년의 성적 권리를 부정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근거는 '청소년은 성관계의 결과(임신)에 대해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청소년의 성이 금기여야 한다'는 것이다. 왜 청소년이 임신과 출산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사회를 바꾸자고 주장하는 대신에, 이미 존재하는 청소년 임산부와 청소년 부모들을 낙인찍는 논리를 펼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임신과 관련되지 않는 청소년의 성적 행위들은 금기시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임신과는 관련 없는 섹스토이, 피임도구인 특수형 콘돔조차 '청소년유해물건'이다. '임신이 어쩌고' 하는 소리는 그저 내세우는 명분일 뿐이다. 이 사회는 청소년이 성적 쾌락을 느끼는 것 자체를 못마땅해하고 있다.

성적 쾌락은 삶을 행복하게 해주고, 노화를 방지하고, 진통효과가 있고, 면역력을 향상시키고, 뼈를 튼튼하게 해주고,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되고, 우울증을 완화시키며, 상처를 치료하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 좋은 성적 쾌락을 왜 청소년만 쏙 빼놓고 누리겠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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