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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내를 행진 중인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시민들
 광주시내를 행진 중인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시민들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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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세월호 참사 2주기를 하루 앞둔 날. 경기 광주 이마트 앞에서 추모 집회가 열렸다 이날의 집회는 1시간여 추모 행사와 광주시내 행진으로 마무리되었다. "416 이후는 달라야 한다, 존엄과 안전사회 만들기"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날의 집회는 광주지역 시민단체들과 지역민, 학생들 약 200여 명이 함께했다.

이날의 행사는 경안중학교 학생의 추모글 낭독을 시작으로, 시민들의 공연과 발언이 이어졌다. "세월호를 인양하라, 특별법을 개정하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김학덕 광주 교육포럼 대표의 구호로 시작된 행진은 광주시내 한 바퀴를 돌고서 마무리되었다.

이 추모제에는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광주갑 당선자와 박현철, 이현철 더민주 시의원도 함께 했다. 소 당선자의 부인 곽혜영씨는 이 행사의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특히 이날 광주시의 한 선생님의 발언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늘도 학교에서 세월호 관련 수업을 하려면 수업내용을 결재 받아야 하며, 사실 조사를 통하여 징계하겠다고 압박하는 내용의 알림을 받았습니다."

광주시의 A교사는 "교육부는 <416교과서>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학생이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다고 가정하는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학생의 정서적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등의 사항을 지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험학습 강조해온 교육부 방침과 맞지않아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시민들에게 마무리 발언중인 김학덕 광주 교육포럼 대표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시민들에게 마무리 발언중인 김학덕 광주 교육포럼 대표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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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형무소 고문체험은 되고 세월호 참사를 통하여 구조와 안전방안을 생각해 보는 것은 왜 안 된다는 것입니까?"

그는 "학생들이 상황에 직접 참여하는 체험학습을 강조해온 교육부 방침은 도대체 무엇입니까?"라며 "화재 예방, 민방위 훈련은 정서적 불안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라고 반문했다. A교사는 "특별법 제정을 방해하고, 여당 추천 특별위원이 사퇴하여 진행을 막고 결국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416교과서>의 사용을 방해하는 행태로 우리 앞에 서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다시 참사를 안 막을 작정입니까? 진실규명을 방해하고 왜곡하려고 애쓰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행사 관계자들은 끝으로 광주시민들에게 "토요일 광화문 걷기대회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라며 인사말을 전하고 해산했다.

한 시민의 손에 들려있는 촛불
 한 시민의 손에 들려있는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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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내를 행진 중인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시민의 피켓. 학생들과 종이 장미꽃으로 직접 노란리본을 형상화해 만들었다고 함.
 광주시내를 행진 중인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시민의 피켓. 학생들과 종이 장미꽃으로 직접 노란리본을 형상화해 만들었다고 함.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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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내를 행진 중인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학생들의 손에 들려있는 종이
 광주시내를 행진 중인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학생들의 손에 들려있는 종이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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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내를 행진 중인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시민이 들고 있는 피켓
 광주시내를 행진 중인 세월호 2주기 추모제 참석한 시민이 들고 있는 피켓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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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광주시 한 학생이 낭독한 추모 글 전문이다.

<안전한 나라에서 살고 싶어요>


- 경안 중 2학년 전다영

혹시 해마다 4월이면
산과 들에 노랗고 빨간 꽃들이 찬란하게 피어났던가요?
이토록 아름다운 계절,
채 피어나지도 못한 꽃봉오리들이
차가운 바다 속 깊이 속절없이 떨어져 내리던 2014년 4월 16일,
대한민국은 304명의 희생자들과 함께 침몰했습니다.


물질만능의 시대를 만들어낸 어른들의 탐욕과
가만히 있으라는 무책임한 말 한 마디가
이 나라의 꿈나무인 언니 오빠들을 짓밟고
창창한 희생자들의 미래를 바다 속에 수장시키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가슴에 평생 지고 갈 슬픔으로
못질을 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이 무서운 참사를
우리는 잊지 않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세월호 참사 후 대한민국은 얼마나 더 안전해졌나요?
나는 대한민국의 청소년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그 어떤 진실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고 들었습니다.


어른들께 묻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 저는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이 무섭고 두렵습니다.
저는 이런 끔찍한 일을 겪지 않고 무사히 어른이 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앞으로 더 어디까지 우리의 안전에 무심할 것이며
얼마나 더 이런 잔인하고 참혹한 현실들을 외면할 것입니까?


어른들 대신 언니 오빠, 그리고 희생자 모든 분들께 약속합니다.
미안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나부터 앞장서서 바꾸겠습니다.


선생님, 엄마, 아빠, 아줌마,  아저씨!!
우리를 제발 ...
안전한 나라에서 살 수 있게 해주세요.


시간이 멈춰버린 나라,
대한민국은 오늘도 여전히
2014년 4월 16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 경기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태그:#세월호, #추모제, #2주기, #경기광주,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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