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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도시락 시장은 연평균 3000억∼35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도시락 시장은 연평균 3000억∼35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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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을 자주 이용합니다. 잦은 취재 등으로 출장을 다니다 보면 식당에서 혼밥(혼자 먹는 밥)을 먹기도 불편하고, 비싼 공항 식당을 매번 이용하기도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4000~5000원 짜리 도시락을 사면 생수를 무료로 주기도 하고, 맛이나 구성도 좋아 한 끼 식사로 충분합니다.

편의점 도시락은 값도 싸고 맛있으며 간편하다는 장점 때문에 매년 매출이 늘어나 연간 3000억~3500억 원 규모까지 증가했습니다. 편의점 본사 측에서는 위생과 안전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를 무조건 믿기 어려운 일이 오늘(19일) 제게 벌어졌습니다.

현금 구매 권하는 편의점... 있어야 할 게 없다

 편의점 도시락에는 반드시 유통기한이 표시된 스티커가 부착돼야 한다. 그러나 기자가 두 차례에 걸쳐 구매한 도시락 4개에는 모두 없었다.
 편의점 도시락에는 반드시 유통기한이 표시된 스티커가 부착돼야 한다. 그러나 기자가 두 차례에 걸쳐 구매한 도시락 4개에는 모두 없었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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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작업으로 밖에 나가 식사하기 어려운 '총선아바타팀'은 점심을 편의점 도시락으로 해결하기 위해 대구 수성구의 한 편의점을 방문했습니다. 기자가 즐겨 먹는 OO도시락을 고르는데, 진열대에는 '현금으로 구매시 20% 할인'이라는 안내문이 있었습니다. 도시락 3개와 컵라면과 김치 등을 계산대 위에 올려놓자 아르바이트생은 현금 구매를 권했습니다.

다른 제품과 함께 구매하니 복잡해져서 전부 현금으로 구매했습니다. 현금 지불 후 영수증을 요구하니 아르바이트생은 "단말기에 입력되지 않아 영수증을 줄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으로 숙소에 와서 도시락을 보니 꼭 있어야 할 유통기한 스티커가 없었습니다.

혹시 잘못 봤나 싶어 다시 방문해 도시락 하나를 더 구매해봤습니다. 이번에는 현금이 아닌 카드 결제를 하니 입력이 되지 않은 제품이라 결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르바이트생은 어딘가로 전화했고 다른 사람이 와서 바코드 번호를 수동으로 입력하고 카드 결제가 이뤄졌습니다.

해당 편의점 본사 상담실로 전화해서 편의점 도시락에 유통기한 스티커가 부착되지 않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잠시 후 대구 수성구 편의점을 담당하는 본사 직원이 "오전 9시에 수거돼야 할 도시락을 낮 12시에 판매했다, 매장에서 고의로 유통기한 스티커를 제거하고 판매했다"라면서 "죄송하다, 환불조치 해주겠다, 병원에 가서 문제가 생기면 알려달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판매해봤다"는 편의점 관계자

 기자를 보자마자 영수증을 뺏어 버리려고 하는 자칭 편의점 점주 동생.
 기자를 보자마자 영수증을 뺏어 버리려고 하는 자칭 편의점 점주 동생.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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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직원의 전화 후 편의점 점주로부터 "만나서 이야기하자"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도시락과 영수증을 들고 편의점에 찾아갔습니다. 기자를 본 편의점 관계자는 다짜고짜 영수증을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했습니다. 아이엠피터가 왜 버리냐고 항의를 하자, 그제야 영수증을 돌려줬습니다.

제가 사장이냐고 묻자 자신은 편의점 사장의 동생으로 8개월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입력되지 않아 결제가 불가능해 아르바이트생이 전화로 불렀던 사람이었는데, 그저 직원에 불과하다는 말이 의아했습니다.

사실 편의점 도시락을 유통기한 1~2시간 정도 넘겨 판매할 수는 있습니다. 먹어도 별 이상은 없습니다. 다만 고의로 유통기한 스티커를 제거하고 현금으로 몰래 판매하려고 했던 부분은 단순 실수라고 보기 힘듭니다. 도대체 왜 그랬느냐고 묻자 "반품 등의 손실이 커서 (유통기한 스티커를 제거하고 판매를) 오늘 처음으로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유통기한을 표시하지 않고 도시락을 판매하는 행위는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편의점 본사 담당자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1차는 경고, 2차는 강제 해지'라는 제재 조치가 처해진다"라고 밝혔습니다. 처벌이 강한 불법 행위를 편의점 점주의 동생(?)이 사장의 묵인도 없이 자기 멋대로 유통기한 스티커를 제거하고 판매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고의로 유통기한 스티커를 제거하고 판매한 사람이 편의점 사장인지 동생인지 구별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 번도 그런 일을 하지 않다가 기자가 우연히 첫 번째 피해자가 됐다는 사실도 믿기 어렵습니다.

'편의점 도시락', 믿고 먹을 수 있을까

 고의적으로 유통기한 스티커를 제거한 사실이 밝혀지고 난 후, 진열대에는 유통기한이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고의적으로 유통기한 스티커를 제거한 사실이 밝혀지고 난 후, 진열대에는 유통기한이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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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점주는 인건비를 빼고 나면 한 달에 120만 원도 가져가기 어렵다고 합니다. 취객 등의 진상 고객 때문에 힘들다며 하소연하기도 했습니다.

주위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나 점주를 봐도 일부러 유통기한 스티커를 제거하고 고의로 판매한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찾아보기 힘든 일을 기자가 경험한 것입니다.

전국적으로 3만여 개가 넘은 편의점 점포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기자가 경험한, 유통기한이 표시된 스티커를 고의로 제거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도시락을 판매하는 점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혹시라도 과거에 그런 일을 했거나 그런 마음을 먹고 계시다면 이 글을 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손실을 메우자고 유통기한이 지난 도시락을 판매했다가 누군가는 아프거나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통기한은 꼭 지켜 판매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살 때에는 꼭 유통기한을 확인해야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정치미디어 The 아이엠피터 (theimpeter.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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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미디어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진보나 좌파보다는 상식적인 사회를 꿈꾸며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며 살고 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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