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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 축하모임
 ‘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 축하모임
ⓒ 창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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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는 이제 '새로운 50'을 준비하며 내부 혁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출판환경에 대응하면서 피부로 느끼는 '대전환'의 시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 더욱 분발하겠습니다. 한결같되 날로 새로운 창비, 독자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창비가 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 <한결같되 날로 새롭게-창비 50년사> 강일우 창비 대표이사의 간행사 중에서

1966년 창간해 한국을 대표하는 계간 문예지로 자리매김해온 '창작과비평'이 창간 50주년을 맞았다.

출판사 창비는 2월 2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축하모임을 열었다. 현장에는 김윤수, 백낙청, 염무웅 등 '창작과비평'의 전직 발행인·편집인들을 비롯해 고은, 신경림, 황석영 등 작가들과 창비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의 진행은 창비의 편집자이기도 한 박준 시인이 맡았다.

강일우 창비 대표이사는 인사말에서 "창비의 역사는 우리 사회의 낡은 가치에 대한 도전과 혁신의 역사"라며 "그 밑바탕에는 어떠한 경우라도 원칙을 지키며 출판을 통해 우리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공공성의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가야 할 길이 과거보다 힘든 길이 되겠지만 창비 선후배, 필자, 독자들과 함께 창비정신을 굳건히 지켜나가겠다"라고 약속했다.

강일우 대표이사 "과거보다 힘든 길... 창비정신 지켜나가겠다"

‘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 축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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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창작과비평은 새 편집진을 구성했다. 한기욱 인제대 교수가 편집주간,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가 부주간을 맡았고, 문학평론가 한영인씨와 김태우 서울대 HK연구교수가 비상임 편집위원으로 합류했다.

축하모임에서 '기념의 말'을 맡은 한기욱 편집주간은 "문학중심성과 현장성, 지성과 담론이 함께하는 창비의 새로운 변화"에 주목해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현재 한국 사회에 대해 "87년 체제가 역행할 위기, 분단체제가 재앙적 파괴를 맞이할 위기 등 여러 차원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라고 진단하고, "50년간 쌓아 올린 경험과 내공을 바탕으로 또 한 번 창조의 거점을 마련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창작과비평은 1975년 긴급조치 9호 선포로 회수당하기도 했고, 1980년 전두환 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되기도 했다. 1985년에는 출판사 창비가 등록 취소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축하모임은 창비의 역사와 주요 출판물들, 팟캐스트와 '창비학당'등 새로운 사업을 소개하는 기념 영상 상영에 이어, 공로패 증정 순서로 이어졌다. 공로패는 고세현 전 대표이사, 최원식 전 편집주간, 염무웅 전 발행인, 김윤수 전 발행인, 백낙청 명예편집인에게 수여됐다.

백낙청 명예편집인 "표절 논란과 문학권력 시비, 견디고 이겨냈다"

‘창작과비평’ 창간 50주년 축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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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을 창간하고 지난 50년간 창비를 이끌어온 백낙청 명예편집인은 이들을 대표해 소감을 말했다. 그는 "창비 50년의 역사는 진실로 거대한 울력의 역사다"라며 그동안 창작과비평에 도움을 준 여러 사람들의 이름을 직접 거론해가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작년 6월부터 문단을 달군 표절 논란과 문학권력 시비를 견디고 이겨냈다"라며 "자책할 지점은 사과하면서도, 논란을 일시적으로 모면하고자 남에게 부당한 손가락질을 하거나 잘못하지 않은 것을 잘못했다고 비굴하게 무릎 꿇지 않았다"라고 자평했다.

이어진 '축하의 말' 순서에서 김애란 소설가는 등단 당시 창비와 선배 문인들을 추억하며 "내 농담이 선배들의 진담에 빚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는 말로 감사함을 전했다.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수난과 수모를 거듭하면서 50년 잘도 견뎌내고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대견스러움을 느낀다"라며 " 큰 소리로 만세라도 부르고 싶은 심정"이라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깜짝 손님'으로 등장해 축하의 말을 남겼다. 그는 2014년 정계은퇴를 선언한 뒤 전남 강진에 머물러왔다. 그는 "창비는 박정희, 전두환과 싸우는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무기"였다며 "평화와 통일이 거기(창비에)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압박과 제재를 통한 통일은 이뤄질 수도 없고 동포에 대한 도리도 아니다"라며 "남북이 하나 되고 동아시아 미래의 중심을 이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산 정약용의 "진보적 실용주의"를 언급하며 정치판의 '새 판 짜기'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어 최정례 시인이 '판매금지 절단폐기 등록취소'라는 제목의 축시를 낭송했고, 고은 시인의 건배 제의를 통해 이날 축하모임은 마무리됐다. 고인 시인은 앞서 김정남 전 수석이 "만세라도 부르고 싶다"라고 한 말을 인용해 "창비 만세! 창비 50주년 만세! 창비 앞으로 50주년 만세!"라고 짧은 인사를 남겼다.

한편 창비는 이날 창작과비평 50주년 기념호(통권 171호)도 발간했다. 특별기획 '창비에 바란다'를 비롯해 28년 만에 발표되는 황석영 작가의 단편소설 '만각 스님' 등이 실렸다. 창간호를 재현한 복원본도 별책부록으로 제공된다. 창비 50년의 역사를 담은 <한결같되 날로 새롭게>도 이날 함께 선을 보였다.

'창작과비평' 50주년을 기념해 나온 책들
 '창작과비평' 50주년을 기념해 나온 책들
ⓒ 최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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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파크도서 웹진 <북DB>(www.bookdb.co.kr)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창비, #창작과비평, #인터파크도서, #북DB, #창비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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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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