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인디'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는 인디 아티스트들을 소개하고, 그들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환기하여 인디·언더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연재 시리즈입니다. '인사이드인디'를 통해 많은 아티스트의 좋은 음악을 독자분들께서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가 인디·언더 문화가 활성화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 기자말

래퍼 락다 래퍼 락다는 현재 SU:M Records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 래퍼 락다 래퍼 락다는 현재 SU:M Records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 락다


최근 JJK, 올티(쇼미더머니3), 서출구(쇼미더머니4), 루피, DJ캔드릭스 등이 소속 된 힙합크루 ADV가 주최한 SRS2015에서 당당하게 광주 대표로 선정 된 래퍼 '락다'를 만나보았다. 래퍼 락다와는 오는 21일 오후 5시경 유선통화를 통해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래는 요약본이다.

- 안녕하세요. 인사이드인디 식구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에서 Lockda(락다)라는 랩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다운입니다. 전남대학교 힙합 동아리 SU:M(숨)의 회원이고, Groove Sensation(그루브 센세이션), 운율생산집단이라는 크루에 소속되어 있고, SUM Records라는 동아리 파생 레이블에서 활동 중입니다."

- 래퍼분들을 인터뷰하다보면 가장 궁금한게 누구의 영향을 받아서 랩을 시작하게 된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락다는 어떤 아티스트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었나요?
"아무래도 처음에는 보다 대중적인 힙합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게 접하기는 쉬우니까. 그래서 처음 들었던 게 MC 스나이퍼나 에픽하이의 음악이였던 거 같고, 초반엔 특히 선배 래퍼 타블로를 존경하면서 랩을 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힙합에 빠져들다가 나중에 제일 많이 영향을 받은 건 역시 소울컴퍼니였습니다."

- 현재 23세로 힙합신에서는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인데, 20대의 절반인 25세가 지나기 전에 이루고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나요?
"저랑 비슷한 나이대의 래퍼들이 요즘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면 되게 부럽고 저도 빨리 저렇게 되고 싶은 욕심도 나고 그래요. 그래서 믹스테잎이나 데모테잎을 만들어서 여기저기 보내려고 생각 중입니다. 눈에 띄려면 제가 스스로 움직여야죠. 혼자 멋있는 척 한다고 무게 잡고 가만 있으면 누가 여기까지 와서 데려가겠어요(웃음)."

-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 안에서 자신만의 철학이 따로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어떤 철학을 가지고 계신가요?
"제가 생각하는 힙합은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저의 이야기를 가사로 담아내 랩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토리텔링도 굳이 장르라면 장르겠지만 그냥 제 생각은 그래요. 그래서 왠만하면 곡 주제를 정할 때나 가사를 쓸 때 거짓이 없는 제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노력합니다."

2015년을 후끈하게 달궜던 프리스타일 대회 SRS2015

래퍼 락다 래퍼 락다가 레코딩을 하고 있다.

▲ 래퍼 락다 래퍼 락다가 레코딩을 하고 있다. ⓒ 락다


- SRS2015 광주 대표로 선발이 되었을 때 당시 심정은 어땠나요?
"그 때는 솔직히 좀 벙쪘어요. 진심으로 할까말까 고민하다가 나간거라 이길 줄 몰랐거든요. 원래 광주에서 되게 프리스타일 잘하는 형들이 있는데 아무도 안나왔더라구요. 약간 빈집털이 느낌이 있었는데, 그냥 좀 운이 좋았죠(웃음)."

- 경연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많은 인원들이 참여를 하였나요?
"사람은 되게 많았는데 90%가 ADV팬들이라 프리스타일 배틀 자체에는 엄청 크게 관심이 많진 않았던 것 같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일 순 있지만... 그래도 뭔가 되게 활기차긴 했죠. 처음에 예선전을 통해서 8명을 뽑았는데 한 13명? 14명? 정도 참여했던 거 같아요. 다른 지역이 어땠는지 몰라서 이게 많은지 적은지는 잘 모르겠네요."

- 프리스타일 대회다 보니 미리 준비를 할 수가 없었을텐데 어떤 마음으로 경연에 임하게 되었나요?
"진짜 아무 준비도 안하고 아무 생각도 안하고 갔어요. 좀 너무했나 싶을 정도로. 그래도 펀치라인이나 이런 거 몇 개 준비할 수도 있긴 한데, 또 앞서 말했듯이 나갈지 말지 자체를 고민하고 있던 중이라 그냥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나갔죠. 결승전도 거의 비슷했어요. 준비를 거의 안했죠. 그래도 결승전이니까 가사를 따로 쓴 건 아니지만 펀치라인 몇 개만 생각해둬야겠다 했는데, 근데 결국은 하나도 못 써먹었어요."

- 이번 SRS2015 본선이 열린 서울 홍대 V-HALL(브이홀)에서 각 지역 대표들끼리의 첫 만남은 어땠나요?
"솔직히 많이 어색했던 거 같아요. 다른 지역 같은 경우는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거나, 같은 크루거나, 슈퍼패스로 올라온 사람이 같은 지역이랑은 구면이거나 이랬던 거 같은데, 저는 아예 다 처음 보는 사람이었거든요."

- 우승을 놓쳤을 때, 아쉽거나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으셨나요?
"많이 아쉬웠죠. 근데 아쉬운 포인트가 약간 달랐던 거 같아요. 그래도 거기까지 올라갔는데 우승은 못해도 어느 정도는 보여줘야했는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제가 결승전 첫 배틀에 상대는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존재인형이었거든요. 솔직히 좀 긴장해서, 평소보다도 프리스타일을 못 뱉었던 것 같아요."

- 가장 기억에 남는 참가자가 있나요?
"전 역시 재치있고 파워 넘쳤던 존재인형. 우승은 결국 배디호미가 하긴 했는데, 그 전까지 보여줬던 모습이 그냥 뭐랄까... 외계인 보는 느낌?"

자신만의 철학으로 뭉친 힙합정신

래퍼 락다 락다가 레코딩 후에 엔지니어실에서 자신의 녹음한것을 모니터 하고 있다.

▲ 래퍼 락다 락다가 레코딩 후에 엔지니어실에서 자신의 녹음한것을 모니터 하고 있다. ⓒ 락다


- 최근 미디어를 통해 어린 친구들이 힙합신에 많이 입문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친구들에게 락다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이 있나요?
"힙합 좋아하는 것 좋고 랩 해보는 것도 좋은데,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해볼 거라면 자기가 지금 시도하려는 음악이, 문화가 대체 어떤 놈인지 적어도 그 정도는 먼저 정확히 파악하고 시작했으면 좋겠네요. 그래야지 나중에 무시도 안당하고 올바른 길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속 알맹이는 모른 채 겉만 보고 멋있다고 핥아대는 사람들은 결국엔 다 떨어져 나가기 마련이거든요."

- 직접 가사를 적을 때 어떤 소재의 가사들을 많이 적게 되나요?
"이건 앞서 말했던 제 철학과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주로 제가 겪었던 경험이나 하고 싶은 얘기들 혹은 요즘 하고 있는 생각들을 담아내는 거 같아요. 이 말만 보면 뭔가 되게 무거운 주제만 할 거 같은데, 사실 그렇지도 않은 게 제가 그렇게 무거운 사람이 아니라서 생각보다 가벼운 주제의 곡들도 많이 합니다."

- 가사 영감은 주로 일상생활에서 얻으시는 편인가요?
"보통 그렇죠. 아직까진 따로 영감을 얻기 위해 별다른 짓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일상이 평범하지가 않아서 그런가..."

- 앞으론 어떤 활동과 어떤 곡들이 나오는지 소개해주세요.
"우선 1월 16일에 광주에서 하이브리드4라는 공연에 참여하게 됐구요. 제 개인 믹스테잎을 현재 준비중입니다. 이후에는 숨레코즈 소속의 나태형과 콜라보 믹스테잎도 하나 만들려고 계획중이구요. 제 사운드클라우드(soundcloud.com/lockda)나 숨레코즈 페이스북페이지(facebook.com/sumrecords)를 통해  간간히 다른 작업물들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 인사이드인디 구독자분들에게 마무리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진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다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계속 더 좋은 음악 만들어낼테니까 많이 들어주세요. 그냥 들어주시는 것만으로도 제겐 힘이 됩니다. 다들 연말 마무리 잘하시고 곧 공개할 믹스테잎으로 만납시다."

락다는 어린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자신의 음악관에 대해서 뚜렷한 래퍼였다. 앞으로 나아 갈 방향과 자신의 행보 가치관까지 모두 확실하였으며, 그의 눈빛에서는 확신까지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였다.

믹스테이프는 래퍼들이 비상업용도로 발매하는 자신 앨범이다. 구입하지 않아도 다운로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발매 이후에 구독자들도 락다의 음악을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락다 LOCKDA 이다운 SRS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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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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