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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장산 우화정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다.
 내장산 우화정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이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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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사람들은 가을 정취를 느끼기 위해 전국 유명산을 찾는다. 이맘때쯤이면 어디를 가나 가을산은 사람들과 자동차로 몸살을 앓게 된다. 단풍으로 잘 알려진 내장산이라고 다를 리 없다. 기자가 방문했을 때도 내장산 깊은 골짜기가 사람들과 자동차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지난 1일 가족과 함께 내장산을 찾기로 했다. 금년 첫 가을여행이라 가슴이 설렜다.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기로 했다. 장거리 여행은 뭐니뭐니 해도 기차가 제격이다. 날씨가 꾸물거리는 탓인지 일요일인데도 손님들이 많지 않아 여유로운 가을 여행길이 될 것 같다.

오손도손 이야기를 하는 동안 3시간 40분 달려 단풍의 고장 정읍에 도착했다. 첫눈에 말끔하게 단장된 역사가 보기 좋다. 단풍의 고장답게 화장실에도 곱게 물든 단풍 나무가 나그네를 반긴다. 우중충한 날씨가 걱정이다. 울긋불긋 옷차림의 등산객이 내장산으로 가는 버스 정류소를 향한다.

버스에 오르니 가을산을 찾는 손님들로 만원이다. 은근히 찻길이 어떨까 걱정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차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자동차 행렬이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길을 꽉 메우고 있다. 주차장을 입구에 만들고 셔틀버스로 손님을 실어나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단풍 고장 답게 정읍역내 화장실도 단풍나무가 나그네를 반긴다.
 단풍 고장 답게 정읍역내 화장실도 단풍나무가 나그네를 반긴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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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장산 단풍길이 불붙은 듯 붉게 타고 있다.
 내장산 단풍길이 불붙은 듯 붉게 타고 있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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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이 가까워지자 차는 더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차창 밖을 보니 큰길은 그야말로 자동차 시장을 방불케 한다. 슬슬 짜증이 난다. 하지만  단풍을 구경할 생각을 하니 이 정도의 고생쯤은 감수하기로 한다. 그러자 기분이 좋아진다. 버스에서 내리니 사람과 차들로 난장판이다.

저물기 전에 내장산 입구라도 구경하기 위해 부지런히 내장산 매표소로 향한다. 가는 동안 곱게 물든 단풍 터널이 무거운 마음을 즐겁게 한다. 화려한 단풍 못지 않게 사람의 의상도 울긋불긋 단풍과 잘 어울린다. 그동안 무겁던 감정들이 눈녹듯 사라진다.

집이 부산이라는 분은 해마다 오는데 지금 단풍이 한창일 줄 알았더니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며 아쉬워 한다. 그러고 보니 단풍길과는 달리 높은 산은 여전히 푸른 잎들이 많이 보인다. 내장사까지만이라도 다녀오기로 하고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한다. 계속 붉은 단풍 터널이다.  

내장사로 가는 길목에 우화정이라는 정자가 눈길을 끈다. 작은 호수가 있는 정자가 물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에 질세라 산그림자도 호수에 빠져 있어 운치를 더 한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했다고 해서 우화정이라고 부른다는 전설이 있다. 호수에 비치는 내장산의 붉은 단풍은 대표적인 절경이라고 한다.

 천년고찰 내장사의 가을 풍경이다.
 천년고찰 내장사의 가을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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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볼 수 있는 단풍이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볼 수 있는 단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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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사에 이르니 천년 고찰답게 분위기가 엄숙하다. 사람들도 조심스럽게 경내를 둘러본다. 내장사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쳐저 있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절 주위로 단풍이 들어 아름답고 우아하게 보인다. 내장사는 1300년 되었다고 하니 사방이 역사가 숨을 쉬는 것 같다.

어느 새 날이 저문다. 하산하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바쁘다. 돌아오는 길목이 시끌벅쩍하다. 노래 소리가 요란하다. 각설이 패가 한창 목청을 돋운다. 최고조로 확성기 소리를 높였는지 노래 소리가 내장산을 찌렁찌렁 흔든다. 이런 소리라면 산새들뿐만아니라 동물들도 놀라 도망칠 것같다.   

내장산 골짜기는 도시를 옮겨 온 듯 고기굽는 냄새, 온갖 음식 냄새로 골짜기가 진동한다. 밥을 먹으러 들어가 봤더니 단체 손님을 받는 음식점은  정신이 없다. 종업원들이 안쓰러울 정도로 이리 뛰고 저리 뛴다. 손님이 많아도 걱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신없이 산채밥을 먹고 나온다.   

다음날 일찍 케이블카를 타보기로 했다. 높은 산을 오르지 못하니 산 중간쯤이라도 다녀올 요량이었다. 여기서도 울긋불긋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 줄을 섰다. 케이블카를 타고 산을 오르니 생각보다 단풍이 들지 않았다. 간혹 곱게 물든 단풍나무가 자기 홀로 몸자랑을 뽑내고 있다. 
 산은 자동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산은 자동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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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들의 정겨운 충경도 볼 수 있다.
 할머니들의 정겨운 충경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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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국립공원에서는 금년은 가뭄 때문에 단풍이 예년같지 않다고 말한다. 나무도 비가 많이 와야 물을 마음껏 먹고 단풍이 곱게 드는데 올해는 가뭄이 심각해 단풍잎 끝이 말라가고 있다고 안타까워 한다. 일주일 후면 단풍이 지금보다 낫지 않겠느냐고 기대한다.  

지난 주말에는 10만 단풍 관광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내장산만 그러랴, 전국 유명산은 다 그러리라고 본다. 내장산을 한바퀴 둘러보며 천년 만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줄 산이라면 무분별한 주차장이나 숙박 업소 같은 개발을 막아 원형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려 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태그:#내장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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