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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저지를 위한 광주 시민들의 거리행진
 국정화 저지를 위한 광주 시민들의 거리행진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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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성남시와 부천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홍보' 협조 요청에 거부 의사를 표시했다. 그 외에도 전국 지자체에서 속속 국정화 반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전국 각지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서 발표와 서명운동이 계속되고 있다.

그중 경기도 지자체 중 하나인 광주시에서도 시민들의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8일 오후,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3차 집회 및 거리행진이 광주시에서 열렸다.

국정화 반대를 요구하는 광주시민 130여 명은 오후 6시 거리행진을 위해 집결했다. 앞선 두 차례 집회 및 거리행진 이후 3번째 집회였다. 시민들은 항의 집회 및 피켓 시위를 진행한 후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국정화 철회를 요구했다.

거리행진 도중 지나가는 시민들은 집회 자체가 신기한 듯 관심을 보였다. 집회를 응원하기도 하고, 반대로 불편한 시선을 보이는 시민도 있었다. 젊은 세대를 포함한 다수의 시민은 국정화 반대에 긍정적 시선을 나타냈으나 노년층 일부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시민도 나타났다. 이날의 집회 및 거리행진은 3시간 정도 소요되었고 다행히도 무사히 종료되었다.

"높아지는 반대 여론, 국민이 국정화 교과서 알게 된 것"

국정화 반대 의견을 주장하는 소병훈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부위원장
 국정화 반대 의견을 주장하는 소병훈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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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이정현 의원이 며칠 전에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망발을 했습니다. 엊그제 조사에서 국정화 반대는 57%, 국정화 찬성은 39%(였습니다). 찬성 분위기에서 출발했다가 이제 국정화 반대가 약 60%가 됐습니다. 그럼 대한민국 5천만 국민 중에 3천만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얘긴데, 박근혜 대통령 복심인 이정현 의원이 대한민국 국민을 2천만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소병훈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당 부위원장은 정부의 국정화 추진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말했다. 또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정화 추진 초기엔) 찬성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소 부위원장은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국정화를 반대하는 건 국정화 교과서가 무엇인지 국민들이 알게 된 것"이라며 "광주도 점차 국정화 반대 서명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도를 보면 정부·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을 넘어선 반대론자들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정화 반대 의견을 표명 중인 정의당 김효성 청년위원장
 국정화 반대 의견을 표명 중인 정의당 김효성 청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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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교수와 중·고등학교 교사들, 시민단체와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반대하는데도 어떻게 그 고집을 꺾지 않고 관철하려 한단 말입니까?"

김효성 정의당 광주시 지역위원회 청년위원장의 발언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7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예정대로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국민과 학생을 상대로 협박하며 싸우자는 말이냐"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에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학생부터 중년, 노년층까지

국정화 저지를 위한 거리 행진, 광주 시민들의 모습.
 국정화 저지를 위한 거리 행진, 광주 시민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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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와 거리행진을 하는 동안 함께한 시민들은 구호를 멈추지 않았다. "국정화를 반대한다. 친일 교과 막아내자. 역사 왜곡 중단하라"라며 계속하여 구호를 외쳤다. 그들은 거리행진 동안 자신들의 의견을 서로 나누면서 '역사쿠데타를 멈춰라'는 국정화 반대 홍보물을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남한산 대안학교 '성문 밖 학교'라고 있습니다. 어느 학교에서도 역사교과서에 관련한 국정화 문제는 사회적인 학습에 중요한 의제일 것으로 생각해요. 그 내용을 접해보고, 아이들이 신문을 통해서나 자신들의 의견을 모아가면서 다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렇게 왔습니다."

이날 풍물패로 함께한 학생들과 선생님은 참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학생들은 "다양한 의견이 모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해주었다. 또한 자신들이 국정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한다며 현 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나타냈다.

"나와서 말려야 할 일이죠. 공감대가 엄청 넓은데. 당연히 참여해서 어떻게든 막아야 될 그런 일인 것 같습니다. 제가 50대인데요. 주변 학부모 같은 경우 문제가 많다고 느끼고 있어요."

한 중년의 남성의 발언이다. 그는 "중년의 나이지만, 학부모이기에 국정화 문제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국정화 저지를 위해 피켓을 든 시민
 국정화 저지를 위해 피켓을 든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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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근현대사가 지금 8종의 교과서로 상당히 잘 기술되고 있어요. 국정화한다는 것은 독재를 미화하고, 근대사를 미화한다는 거 아닌가요.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미화하고. 그래서 주위에서도 상당히 많이 반대하고 있어요."

1981년도 당시 고등학교에 다녔던 나이라고 밝힌 중년의 노신사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저도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어요. 그러다 보니까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요. 지켜보다가 이건 아닌 것 같아서, 힘을 합쳐 한목소리를 내야 될 것 같아서 나오게 됐어요."

자신을 유치원 교사 출신이라고 밝힌 김연지씨. 그녀는 처음에는 지역 주민들의 반응들이 크지 않았으나, 점점 늘어나는 것이 느껴진다고 알려주었다. 

"전 국민적으로 국정화 교과서를 반대하는 여론이 더 높잖아요. 보통 큰 시·도에서는 많이 활동하는데 저희 광주지역에서는 이런 시민활동이 거의 없어요. (하지만) 지난번 세월호 집회도 있었고, 이번 국정화 교과서 문제도 있고 해서 많은 시민단체가 연합해서 나오게 되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학생들도 많이 지지해주고, 지나가는 시민들도 뭐라고 하시는 분들도 없고 많이 협조를 해주시더라고요."

황규철씨는 이날 부부동반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광주경찰서 직원들도 웃으며 많이 협조해줘서 안전하게 집회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사교과서 문제, 젊은 층이 더 관심 많아"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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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층의 관심이 높아요. 노년층은 반응이 각기 다른 상황입니다. 젊은 분들은 국정화 저지를 위한 홍보물을 읽어보고 서명하러 다시 오기도 해요."

이날 거리행진 내내 국정화 저지를 위한 홍보물을 열심히 돌리던 오현주씨. 그녀는 그간의 국정화 저지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의 상황과 현장의 분위기를 자세히 설명했다.

"아이들은 아주 잠깐의 과거와 역사라도 다양하게 표현합니다. 이런 아이들의 다양성 해치는 국정화를 반대합니다."

학교에서 역사과목을 가르친다는 어느 선생님은 "아이들의 관심사는 다양한데 하나의 교과서로 가르치는 것은 다양성을 해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양성을 해치는 국정화 추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행사 내내 강한 발언으로 앞장섰던 김효성 정의당 청년위원장. 그가 마지막으로 의미심장한 농담을 던졌다.

"엄마가 이젠 박근혜 대통령 싫어하세요. 아들 얼굴 보기 힘들다고요. 아들이 매일 밖에 나가게 만든다고 그렇다네요(웃음)."

강한 발언을 쏟아내던 김 청년위원장은 자신을 걱정하는 어머니를 언급하며 멋쩍게 웃었다.

국정화 반대 피켓
 국정화 반대 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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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거리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보건소에 모여 행사를 마친 후, 서로 구호를 외친 후 삼삼오오 헤어졌다. 한편, 경기 광주 시민사회는 지난 16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공동 투쟁본부를 발족시킨 이후 매일 오전 보건소 앞, 오후 이마트 앞에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추후 공동투쟁본부는 재차 집회를 열고 광주시 내 거리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경기광주 공동투쟁본부
[민족문제연구소광주지회/씨알여성회/전교조 광주지회/경기광주교육포럼/ 광주여성회/국민TV광주지회/ 한 살림광주지부/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경기광주학부모회/한소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정의당 광주지역위윈회/노동당 광주지역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지역위원회/푸른숲발도르프학교 이상 13]



태그:#국정화, #경기 광주시, #소병훈,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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