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의 출연진. 왼쪽부터 온주완, 안서현, 문근영, 장희진, 육성재.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의 출연진. 왼쪽부터 온주완, 안서현, 문근영, 장희진, 육성재. ⓒ SBS


누구 하나 수상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가족의 부정을 이용해 이윤을 얻겠다며 음흉한 미소를 짓는 사람, 빛날 듯 아름답다가도 때때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사람, 일부러 궂은 날을 골라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하고 거리를 쏘다니는 사람. 한 마을에 모여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하나같이 이상할 수 있을까. SBS 수목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아래 <마을>)에는 이렇게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인물들이 가득하다.

5%대의 시청률만 놓고 보자면 지금까지 <마을>이 거둔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하지만 시청자의 반응만큼은 열렬하다. 알아서 각 등장인물의 인생사를 정리하고, 마을의 지도를 그리며, 각자가 의심하는 인물들을 두고 이야기를 나눈다.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만난 한소윤 역의 배우 문근영은 출연진을 대표해 "시청률은 다소 저조해도 드라마에 대해 (시청자가) 좋은 반응을 보여 줘서 기분이 좋다"며 "웰메이드 작품이 하나 탄생해 그게 내 필모그래피에 들어간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럽고 보람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는 말로 고마움을 전했다.

"모든 인물이 용의자다"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 중인 배우 문근영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 중인 배우 문근영 ⓒ SBS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 중인 가수 겸 배우 육성재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 중인 가수 겸 배우 육성재 ⓒ SBS


영상으로만 모든 추리를 해내야만 하는 시청자와는 달리, 배우들은 대본 속 지문이나 연출자인 이용석 PD의 귀띔으로 아치아라를 둘러싼 비밀에 대해 조금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 상태다. 드라마 방영 전 연예정보프로그램에 출연해 '곧 범인이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던 서기현 역의 배우 온주완은 "사실 <마을>에는 여러 범인이 등장한다"며 "이미 한 명의 범인은 어느 정도 드러났고, 나머지도 곧 드러날 것 같다"는 아리송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출연진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김혜진(장희진 분)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는 이용석 PD와 대본을 쓰는 도현정 작가만이 아는 비밀이라고. 그래서인지 이날 만난 출연진도 의심의 눈초리로 서로를 곁눈질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심지어는 자신도 완전히 믿을 수 없다는 눈치다.

온주완은 "요즘 들어 의심병이 커지고 있다"며 "내 입장에선 서기현이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16부가 끝날 때까지 의심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다 보니 계속 (서기현이) 용의 선상에 올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연기하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서기현의 동생이자 죽은 사람을 보는 능력을 지닌 서유나 역의 배우 안서현도 "장난식으로 나에게 '네가 범인이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일단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장단에라도 (이야기가 맞아 들어가도록) 연습하고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 중인 배우 온주완

SBS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에 출연 중인 배우 온주완 ⓒ SBS


이 가운데 다른 데 초점을 맞춘 배우도 있다. 아직까진 이조차 100% 확신할 수 없지만, 어쨌든 극 중에선 죽은 것으로 나온 김혜진 역의 배우 장희진이다. 장희진은 초반 윤지숙 역의 배우 신은경과 머리채를 잡고 싸우는 격렬한 촬영을 소화했고, 얼마 전엔 윤지숙의 공포심을 표현하기 위해 신은경이 운전하는 차에 매달렸다. 유나가 악몽을 꾸는 장면에선 그를 이리저리 더듬는 손만으로 감정을 연기해야 했다.

이를 두고 장희진은 "사실 더 무섭게 찍었는데, 방송에는 생각보다 세지 않게 나오더라"라며 "감독님(이용석 PD)이 편집실에서 그 장면들을 보시곤 너무 무섭다며 짧게 간추리셨는데, 내 입장에선 아쉽다는 생각도 든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도 장희진은 "내 손짓이나 눈빛 하나에도 (시청자가) 많은 해석을 한다는 생각에 '더욱 철저하게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앞으로 <마을>은 한소윤과 박우재가 힘을 합해 마을의 비밀, 그리고 한소윤의 가족에 얽힌 비밀에 한층 더 다가갈 예정이다. 문근영은 "이제 밑밥은 다 깔린 것 같다"며 "좀 더 적극적으로 비밀을 밝히는 데 임하는 한소윤의 모습에 집중해 달라"고 말했다. 온주완은 "아직 모든 인물이 수사 선상에서 제외된 것이 아니므로 (시청자에게) 어떻게 봐 달라는 말을 선뜻 꺼내기가 어렵다"며 "끝까지 추리하며 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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