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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의회 양당 대표 토크. 사회자인 기자의 질문에 토론자인 양당 대표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왼쪽 기자, 가운데 이승철 새누리당 대표, 오른쪽 김현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경기의회 양당 대표 토크. 사회자인 기자의 질문에 토론자인 양당 대표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왼쪽 기자, 가운데 이승철 새누리당 대표, 오른쪽 김현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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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여야 대표가 '경기 연정'을 9대 의회 전반기 최대 성과로, 역사 교과서 문제로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을 한 것을 '옥에 티'로 꼽았다.

지난 20일 오후 <오마이뉴스> 주최로 '경기도 9대 의회 전반기, 양당 대표에게 듣는다'라는 제목의 대담이 경기도의회 2층 '운영위원실'에서 열렸다. 이날 이승철 새누리당 대표(수원)와 김현삼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안산)가 2시간가량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승철 새누리 대표는 "연정 덕에 대립에서 서로 양보·협력하는 정치로 발전했다"며 "이게 지난 8대 의회와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역사 교과서 문제로 몸싸움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삼 새정치 대표도 "연정으로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생활임금제'를 도입했고 '무상 급식 예산 지원'도 끌어냈다"며 성과를 강조했다. 하지만 "역사 교과서 문제로 격앙돼서 의원들이 몸싸움이 벌이기도 했다"며 "대표로서 도민들께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지사에 대한 평가와 안산 단원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교실 존치 문제로 인한 유가족과 학부모 갈등을 푸는 방법에 대한 의견은 서로 엇갈렸다.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 들어 지방자치를 무시하는 경향이 강한데도 1280만 도민을 대표하는 남 지사가 중앙정부에 제대로 항의를 하지 않는 게 아쉽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대표는 "여당 자치단체장 중 남 지사만큼 중앙 정부에 의견(항의) 많이 내는 분도 없다"라고 감쌌다.

양당 대표, 세월호 희생자 교실 존치 문제 해법 서로 달라

김현삼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 대표는 이날 지방에서 역량을 검증받은 의원이 적극적으로 중앙정치에 진출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승철 대표의 행보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김현삼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 대표는 이날 지방에서 역량을 검증받은 의원이 적극적으로 중앙정치에 진출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승철 대표의 행보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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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희생자 교실 존치 문제에 대해 김 대표는 "교육청이 어느 한쪽에 두들겨 맞는 한이 있더라도 책임감을 갖고 대안을 내야 한다. 특히 이재정 교육감이 좀 더 과감하게 나서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이 대표는 "이런 문제는 제3자가 끼면 오히려 해결이 쉽지 않다"며 "어렵더라도 당사자들이 해결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교실 존치 문제로 유가족과 1학년 학부모들이 현재 반목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교실을 지금처럼 추모공간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고, 1학년 학부모들은 '추모공간이 아닌 수업 하는 교실로 사용해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아닌 외부에 추모공간을 조성하자'는 의견도 내놓았다.

대담은 사회자인 기자의 질문에 토론자인 양당 대표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반론도 허용했다. 다음은 양당 대표 토론 내용이다.

- 9대 의회 15개월을 평가한다면?
이승철(새누리당 대표) :"최근 역사 교과서 문제로 마찰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상호 협력과 양보를 통해 의정을 잘 이끌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남경필 지사의 연정을 기반으로 권력분산이 적절히 이루어져 인사·예산 문제 등 여야가 대립해서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일들을 무난하게 처리했다."

김현삼(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매우 긍정적이라고 본다. 8대에 비해 의원 개개인 역량이 커져 조례 발의 수가 늘었고 건의안이나 결의안도 많이 냈다. 또 연정 경험으로 인해 정치적으로도 매우 성숙한 15개월이 되지 않았나 싶다. 메르스 사태에 잘 대처했다는 평가도 있으니, 상당히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할 만하다."

"남경필, 주거복지 기금 조성에 반대... 이해할 수 없어"

이승철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대표. 이 대표는 이날 9대 의회 최대 성과로 연정을 꼽았다.
 이승철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대표. 이 대표는 이날 9대 의회 최대 성과로 연정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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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참 잘했다'하는 것과 '아쉽다'하는 일이 있다면?
이승철 : "잘한 것은 아무래도 연정이다. 8대 9대 모두 여소야대 형국인데, 8대 때 대립을 거듭하던 것과 달리 9대에는 협력과 양보가 이루어졌다. 이게 경기도의회 여야는 물론 경기도와 교육청 궁극적으로는 경기도민까지 '윈윈(win-win)'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아쉬운 건 최근 역사 교과서 문제로 몸싸움을 벌인 점인데, 그래도 조금씩 양보해서 연정을 훼손할 정도는 아니었으니 참 다행스럽다."

김현삼 : "최근 남 지사가, 의원이 발의해서 의회를 통과한 '주거복지개정 조례'를 수용하지 못하겠다며 재의를 요구했는데,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기금을 모아 값싼 임대아파트를 짓는 등 주거복지를 위해 사용하자는 것이니, 서민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남 지사 공약 하고도 맞는 것인데, 왜 그랬는지 참 아쉽다. 이거, 남 지사가 받아들이면 좋겠다.

잘한 건 역시 연정에 합의한 것이다. 연정하면서 과거 김문수 지사 시절에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생활 임금제'를 끌어냈다. 이거 새정치 지방선거 공약 1호다. 새누리당인 남 지사가 받아들이기 힘든 제도다. 이거 흔쾌히 받는 모습 보면서 진정성을 확인했다."

이승철 : "(남 지사가)주거복지개정 조례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하한선이 정해져 있어서 부담스러우니 이거 빼달라는 것이다. 기금 적립을 제도화할 때 일반적으로 상한선만 정하지 하한선은 정하지 않는다. 그 부분 조정하면 받아주리라 본다."

김현삼 : "기금 적립하면서 '미니멈(최소치)'을 정하자는 것이다. 하한선이 보통세의 1천분의 1이니 그래 봐야 매년 50억∼100억 원 정도다. 이 정도는 인정해야(적립해야) 한다."

- 경기도 최대 이슈는 역시 연정인데, 득과 실은 무엇인가?
이승철 : "연정은, 장점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가장 큰 게 각 당의 정책을 도정에 반영하기 수월해진 점이다. 단점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연정에 반대하는 분들 이야기 들어보면 새누리 의원은 '우리가 여당인데 이렇게 양보할 필요가 있느냐'고 하고, 반대로 새정치 의원은 '우리가 다수당인데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되지'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것까지 다 충족시킬 수는 없으니, 실보다는 득이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김현삼 : "싸우지 않는 정치를 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고 성과다. 지역구인 안산에서 만나는 주민들도 이 점에 공감한다. 단점이라면 연정 분위기 약화할까 봐 의원들이 세게 발언하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는 것인데, 사실 안타깝기도 하다. 그러나 처음 하다 보니 그럴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이런 과정 거치면서 좀 더 익숙해 질 수 있으리라 본다. 또 새정치와 함께 하는 것인데도 '남경필 연정'으로만 회자하다 보니, 이거 결국엔 남 지사 앞길에 꽃길 깔아주는 게 아닌가 하는 이런 평가도 나오는데, 이 점은 솔직히 좀 아쉽다."

-연정,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김현삼 : "두 가지 과제가 있는데, 우선 제도화가 필요하다. 현재는 경기도와 의회가 협의를 통해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라 불안정한 측면이 있다. 만약, 연정을 마뜩잖게 여기는 당 대표가 들어선다든지 하는 변화가 생기면 연정이 잘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연정을 효율적으로 할 의회 시스템 보강도 필요하다. 연정 덕분에 의회에서 직접 일부 예산을 짤 수 있는 권한이 생겼는데, 실제로 예산을 짜 본 일이 없다 보니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실무를 할 시스템 등이 좀 보강돼야 하지 않을까."

이승철 : "김 대표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거기에, 시행착오가 발생했을 때나 쟁점이 생겼을 때 대화와 토론으로 해결하는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토크②로 이어집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태그:#경기도의회, #이승철, #김현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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