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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들어가는 문이 따로 없어 들어갈 때부터 남녀가 섞여 있다.
 화장실을 들어가는 문이 따로 없어 들어갈 때부터 남녀가 섞여 있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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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버스를 타고 장거리 여행을 할 때 반드시 화장실에 가야 마음이 놓인다. 그러잖음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신경이 쓰여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버스를 타지 않더라도 행사가 있거나 모임 장소를 갈 때도 마찬가지다.

한때 고속버스 터미널 화장실을 이용할 때 돈을 낸 적이 있다. 시장에 있는 화장실이나 빌딩 건물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할 때도 돈을 냈다. 오물을 처리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니까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고 이해했다. 하지만 그 돈을 아끼기 위해 뒷골목 으슥한 곳에서 실례하는 사람도 있었다.

요즘은 어떤가, 화장실 문화가 놀라울 정도로 잘 발달되어 있다. 우선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 일을 보려고 하면 클래식 음악이 흘러 나온다. 다 끝날 때까지 좋은 음악을 듣고 나면 한결 기분이 가벼워진다. 잠시 좋은 음악감상실에 들렀다 나온 기분이 든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이제는 화장실에 가면 마음도 몸도 편안해진다.    

남자 화장실에서 여자 화장실을 훤히 볼 수 있다. 칸막이가 없기 때문이다.
 남자 화장실에서 여자 화장실을 훤히 볼 수 있다. 칸막이가 없기 때문이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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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편리하고 우아한 화장실이 가끔은 범죄의 장소로 변할 때가 있다. 특히 여성 화장실에 몰카를 설치하여 용변을 보는 사진을 몰래 촬영한 뒤 인터넷에 올리는 등의 범죄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사건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좀 더 안전한 대책이 필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따위는 없어야 한다.

인천 월미도에 가면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화장실 하나가 존재하고 있다. 지난 여름 손녀 아이를 데리고 월미산 관광을 마치고 내려오는 도중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해 공중 화장실을 찾아갔다가 어이없는 풍경을 목격했다.

화장실에 들어가는 입구부터 남자 여자가 한데 엉켜 있다. 남자 여자가 들어가는 문이 따로 되어 있지 않았다. 해가 바뀌고 지난 15일 찾았을 때도 변한 건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서도 눈에 띄는 것이 복도에 칸막이가 없었다. 남녀가 뒤섞이는 것은 당연하다. 왼쪽은 여자 화장실이고 오른쪽은 남자 화장실이다. 복도에 칸막이가 없으니 화장실 앞에 서 있는 남자나 여자를 서로 환하게 볼 수 있다.

문제가 있는 화장실이다. 보통 화장실은 남녀 화장실 입구가 따로 있거니 같은 장소라도 기역 자로 꺾여 있어 남녀가 들어가는 입구가 확실하게 잘 구분되어 있어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월미도에는 화장실이 두 군데 있는데 한 곳은 잘 되어 있다. 월미도는 인천 제일의 관광명소다. 어린이 놀이기구가 있어 관광철이 되면 국내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도 많이 오는 곳이다.

관할 구청에 물어 보았다. 20년 된 건물인 데다 앞쪽에 장애인 화장실이 있어 칸막이를 하면 장애인들이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완전한 칸막이는 어렵더라도 남자 화장실 쪽에 구조물을 설치하여 여자 화장실 쪽을 볼 수 없도록 금년 안에 만들겠다고 한다. 잘못된 것은 조속히 바로 잡는 게 이용객의 불편을 덜어 주는 일이 아닐까.

관광철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놀이터다. 관광철이 시작되기 전에 화장실을 고쳐야 한다.
 관광철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놀이터다. 관광철이 시작되기 전에 화장실을 고쳐야 한다.
ⓒ 김학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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