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5일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화견을 하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
▲ 기자회견 25일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 기자화견을 하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23일자 <중앙일보> 사설을 보자. 이 사설은 염태영 수원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그리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메르스 확진자의 사는 곳과 아파트 등을 공개한 점을 비판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세 사람이 모두 야당 출신의 시장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정치 지도자와 자치단체장들은 메르스라는 국가적인 사태에서 개인적인 정치적 동기에 의한 과잉 대처가 없었는지 '자가(自家)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메르스 확진자가 어느 병원에서 입원을 하고 있었는지, 또 어느 곳에서 감염이 되었는지 정부가 쉬쉬하는 동안, 국민들의 불안감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져만 갔다. 수원의 경우도 확진자 A씨가 수원시민이라는 발표가 난 후, 외출을 하는 사람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누가 메르스 감염자인지를 몰라 타인을 만나는 것조차 꺼릴 정도였다.

이런 와중에 수원시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메르스 대책위를 구성하고, 모든 메르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 수원시 홈페이지에 팝업창으로 일일보고를 하고, 메르스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시설격리자, 능동감시자 등 매일의 변화추이를 상세하게 밝혔다. 그런 수원시의 발 빠른 대처와 정보공개 덕분에 많은 수원시민이 메르스의 불안감을 떨치고 일상생활에 전념할 수 있었다.

메르스 확진자가 거쳐 간 병원 취재도 들어가

메르스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정보 공개로 어려움을 당한 병원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기자(정면 세 사람 중)
▲ 메르스병원 메르스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정보 공개로 어려움을 당한 병원장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기자(정면 세 사람 중)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메르스가 수원경제에 미친 영향은 컸다. 전통시장이 밀집되어 있는 팔달문 앞 시장거리는 한산했고, 저녁이면 사람들로 붐비던 통닭거리의 통닭집들은 개점휴업 상태를 방불케 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메르스에 대한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야?"
"오늘은 몇 명이야?"

시민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시민들은 메르스에 민감했고, 정부 대처에 대한 불신감을 표현했다.

"기자님 아무개병원 취재 좀 해주세요."
"병원은 왜요?"
"메르스 확진자 한 분이 그 병원을 다녀갔는데 그날부터 외래환자들이 줄었다네요."
"그러면 누구나 그 병원을 가려고 하지 않죠. 어떻게 하면 됩니까?"
"그 병원에 다녀간 확진자가, 아직 감염이 되지 않을 때 방문한 것이었는데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아요."

시청 홈페이지에 병원이름이 밝혀지자, 시민들은 두렵다며 그 병원에 가지 않았다. 또한 입원환자의 40%가 퇴원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밝혀진 병원 명칭으로 인해 시민들이 덜 불안해했다는 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병원 원장과 인터뷰를 마친 후 바로 기사를 썼다. 그 병원에 들려간 확진자가 병원에 다녀갔을 때는 메르스 확진자도, 의심환자도 아니었다는 점을 밝혔다.

명확한 정보공개가 왜 정치적 논리인가?

SNS를 통한 정확한 공개정보로 인해 수원시 메르스 대책위를 다녀간 인원수룰 설명하고 있다
▲ 염태영 시장 SNS를 통한 정확한 공개정보로 인해 수원시 메르스 대책위를 다녀간 인원수룰 설명하고 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야당출신 자치단체장의 개인적·정치적 동기로 메르스 관련 정보를 부적절하게 공개했다" "여덩 지자체장들의 과잉대처로 인한 피해가 크다"는 게 일부 언론의 주장이다. 어떤 언론은 또한 수원을 메르스의 진원지로 왜곡시켰으며, 시민들의 건강과 관련한 정보공개를 여야의 정치진영 논리로 비약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수원시는 지난 6일부터 메르스 확진자의 상세한 동선과 경유병원을 공개했으며, 자가격리자와 시설격리자, 능동감시자 등을 매일 '메르스 비상대책위' 일일보고를 통해 밝히고 있다. 수원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실시간 공유한다. 그 결과 수원시 메르스 전용 홈페이지는 6월 5일부터 지난 23일까지 방문자수가 총 359만2000명이나 된다. 하루 평균 18만9000명이 방문한 셈이다.

모니터링 대상자 일별관리 현황표. 수원시는 매일 일일보고를 하고 있다
▲ 그래프 모니터링 대상자 일별관리 현황표. 수원시는 매일 일일보고를 하고 있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우리 시는 메르스 예방과 확산방지를 위한 최고의 대책은 공개와 소통이라는 판단에 따라 전국 최초로 '메르스 비상대책'이라는 별도 홈페이지를 구축해 메르스 대처요령, 일일상황보고, 확진자 및 격리자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또한 격리 해제자 모니터링을 1주일 연장하고 있으며, 임시진료소 운영, 메르스 의심환자 검사비 지원, 심리상담 및 치료지원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25일 오전 11시, 수원시 중회의실에서 메르스 관련보고를 하는 염태영 시장은 "메르스 피해자와 가족 등의 불안, 우울, 불편 등 정신건강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수원시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전문의료기관을 연계해 1대1 맞춤형 상담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메르스 확진자가 입원해 있는 경기도립 수원의료원 인근에는 메르스 확진자와 의료진의 용기를 북돋기 위한 시민들의 문구가 걸렸다. '희망의 거리'가 생긴 것이다.      

전국 최초로 메르스 확진자들의 동선을 파악해 공개함으로써,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일상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한 행정을 '야당자치단체장'으로 몰아세운 일부 언론들. 정보를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이 과연 시민들의 불안감을 없애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와 네이버블로그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수원시, #염태영 시장, #메르스, #일일보고, #기자회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