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서 1인 2역을 도맡은 여배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KBS 2TV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이하 <후아유>)에서는 김소현이 쌍둥이 역할을 맡아 1인 2역에 도전했고 SBS 수목드라마 <가면>에서는 '도플갱어'라는 설정으로 수애가 1인 2역을 맡았다.

이들 모두 이를 통해 연기력에 대한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1인 2역은 배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장치중 하나다. 서로 다른 인물을 같은 배우가 연기해야 하는 부담감 탓에, 그만큼 연기력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섣불리 도전하기 힘든 설정인 것이다.

 SBS <가면>에 출연 중인 배우 수애

SBS <가면>에 출연 중인 배우 수애 ⓒ SBS


1인 2역은 여러 작품에서 반복된 설정인 탓에 흔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섬세하게 감정선을 바꿔 다른 인물처럼 보이게 연기하는 것이 녹록치만은 않다. 그렇기 때문에 1인 2역의 캐릭터는 대부분 서로 정 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설정된다. 예를 들면 소심한 캐릭터와 대응하는 당당한 캐릭터나, 까칠한 캐릭터와 대응하는 순수한 캐릭터 같은 식이다.

이 같은 공식은 <후아유>나 <가면>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후아유>의 김소현은 왕따까지 당하며 자신의 표현에 약한 이은비와 어디서든 당당하고 자기 표현이 확실한 고은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다. <가면>의 수애는 부자로 태어났지만 사랑에 목마른 채, 삐뚤어진 인물로 성장한 서은하와 밝고 가정적인 변지숙이라는 인물을 동시에 연기했다.

이들이 맡은 캐릭터가 까다로운 이유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연기력이 여실히 탄로나기 때문이다. 그들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엄연히 다른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대사의 톤과 표정은 물론, 분위기까지 모두 다른 사람처럼 보여야 하는 것이다.

 KBS 2TV <후아유-학교 2015>에 출연 중인 배우 김소현

KBS 2TV <후아유-학교 2015>에 출연 중인 배우 김소현 ⓒ KBS


김소현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두 캐릭터를 설득시키는데 성공했다. 쌍둥이의 다른 성격을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며 그들의 각각의 캐릭터에 사실성을 불어넣은 것이다. 아역때부터 다져진 연기력은 김소현의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증명했고, 드라마 주인공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그런가 하면 수애는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1인 2역에 대한 높은 이해를 보여주었다. 사실상 3회부터는 서은하의 사망으로 변지숙이라는 캐릭터만 등장하지만, 서은하의 그림자에 두려워하는 변지숙이라는 캐릭터를 수애는 완벽하게 설명해 낸다. 수애는 특유의 낮은 목소리, 그리고 시시각각 변하는 표정 등을 통해 각각의 캐릭터는 물론 상대적으로 더 부각될 수밖에 없는 변지숙이라는 인물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여 주었다.

이렇듯 최근 안방극장 속 여배우들은 1인 2역이라는 설정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연기력을 각인시키는 중이다. 1인 2역이 단순히 두 가지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을 뛰어넘어, 여배우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entertainforu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가면 수애 김소현 후아유-학교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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