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B급 감성에 열광하는가. 강남이라는 부르주아의 공간에서 말 춤을 추던 싸이는 납득하기 곤란한 허세로 우스꽝스러움을 부각했고 서울대 학생증을 찍으며 학식을 먹었을 장기하도 싸구려 커피와 눅눅한 장판에 녹아내렸다. 최근 무한도전 식스맨 후보로 거론 되었던 작가 겸 예능인 유병재는 어떠한가. 극한 직업 시달리며 줄 곧 뺨을 맞기 일쑤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들은 박수 받는다. 전적으로 대중의 지지가 뒷받침 되었다. 고로 우리네의 피에는 아주 오래된 해학이 흐른다. 그것도 80년대 유우머집에서나 볼 법한 삼류적 감성 말이다.

힙합 듀오 최쿤X탄젠트는 이러한 B급 계보를 이어가는 주목할 만한 팀이다. 2013년 '두고보자'를 시작으로 '알바알바', '살자', '복통' 등의 싱글 곡들을 차례대로 발표했다. 따로 또 같이 전략에 능한 이 두 남자는 각자의 영역을 견고히 넓혀 가면서도 현실주의라는 접점 아래 가장 폭발적인 팀 시너지를 내고 있다. 현재 미니앨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두 사람은 오프라인 공연과 작업 등으로 바쁜 일상을 소진하고 있다고 했다.

최쿤X탄젠트 프로필 사진

▲ 최쿤X탄젠트 프로필 사진 ⓒ 최쿤X탄젠트


"모든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곡 만들 것"

- 최쿤X탄젠트로 활동하는 이유는?
: "사실 우리는 팀이라기 보단 콜라보 형식 프로젝트 앨범이 주 목적이다."
: "각자의 이름을 동등하게 알릴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 개인으로도 꽤 많은 단체에서 활동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쿤X탄젠트' 인 이유는 뭘까.
: "공연에 함께 설 일이 많았다. 자주 보고 합을 맞추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이 되었다. 그러면서 (실력이) 많이 늘기도 했고."
: "공연제의가 한명에게 와도 무대는 둘이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공연 스케줄이 2배가 되는 거다. 우리는 심지어 같은 고향, 동네, 부대 사람인지라 여러모로 편하다.(웃음)"

- 공연 활동이나 믹스테잎 활동이 왕성하다. 다음 앨범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나?
: "진행은 작년 말부터 하고 있다. 올해 공개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고. 모든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곡을 만들 계획이다. 엑기스를 꾹꾹 눌러 담은 앨범이 될 것 같아 우리 스스로도 기대가 크다."
: "내가 가는 길에 확신을 담은 음악, 그런 즐거움, 뭐 이런 연장선상의 내용이 담길 것 같다."

- 서로에게 배울 점이 있다면.
: "탄젠트는 랩 기계에 가깝다.(웃음) 플레이어로서 잘하기도 하고 프로듀서로서 빨리 만들어내기도 하는 정말 허점이 없는 친구다. 기본기가 탄탄해서 그만큼 안정적인 건 덤이고."
: "최쿤은 음악도 음악이지만 사람 자체에 아우라가 있다. 몇 년 안에 실력을 대폭 끌어 올린 열정을 높이 사고 싶다. 또 패션 감각이 좋아서 이따금씩 도움을 얻는다."

최쿤X탄젠트 개그맨 김경진이 참여한 '살자'

▲ 최쿤X탄젠트 개그맨 김경진이 참여한 '살자' ⓒ 최쿤X탄젠트


"삶에 밀착된 가사, 공감해주시는 분들 있어 감사해"

-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 "내 얘기를 할 수 있지 않나. 그 점에 매료되어 시작하게 됐다."
: "힙합플레이야 자작녹음 게시판은 문화충격이자 나의 첫 단추 이기도 하다."

- 탄젠트는 활동경력이 긴 만큼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 "음악이라는 목적지 자체가 흔들린 적은 없다. 몇 년 사이에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스쳐가고 사라졌지만 그럴수록 나는 좋은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 개그맨 김경진씨가 참여한 '살자'를 포함한 다수의 곡들이 20대 중반이 느끼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더라.
: "우리가 20대 중반이니 그렇다. 겪은 삶에 밀착된 가사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

- 최쿤X탄젠트가 꼽은 본인들의 추천 곡.
: "'살자'라는 곡을 가장 좋아한다. 이 곡을 만들 때 탄젠트는 졸업 전이었고 저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심신이 지쳐있던 시기인지라 모두 힘냈으면 좋겠다는 의미로 만든 곡이다. 그만큼 의미가 있다."
: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비판하는 내용이 아니다. 순수한 응원가다."

최쿤X탄젠트 20대 청년의 현실의 담은 알바X알바

▲ 최쿤X탄젠트 20대 청년의 현실의 담은 알바X알바 ⓒ 최쿤X탄젠트


"서로 다른 음악 취향을 존중해 달라"

- 현재 느끼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면?
: "미니앨범이 문제다. 제대로 준비하려고 하니까 역시 신경 쓸게 여간 많은 게 아니더라. 이전 같았으면 시간이 지체되는 일은 없었을 텐데 우리 내부적으로도 기대가 큰 만큼 신중히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계속 하게끔 하는 원동력은?
: "원초적인 재미와 성취감이다. 음악 자체로도 흥미로운 점이 정말 무궁무진해서 나에게 수단이 아닌 궁극적인 목적이다."
: "역시 성취감이다. 즐거움이란 최대의 가치를 얻을 수 있다."

- 다른 팀과의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 "꽉 막히지 않았다. 힙합을 이분법적 사고로 바라보지 않는 태도에서 우리만의 경쟁력이 발산되는 거다. 이건 힙합이고 아니고를 논할 시간에 폭 넓은 음악 세계를 이야기한다."
: "좋은 랩을 하기 위해서 참 다양한 시도를 하는 팀이다."

- 보통 하루 연습량은?
: "끊임없이 한다. 작업 시간을 정해 두는 게 아니라 우주의 모든 기운이 나를 감싸는 듯 한 영감이 들 때 쏟아내듯이 곡을 쓴다.(웃음)"
: "연습은 항상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다만 나의 경우 곡을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다."

- 올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 "거두절미하고 앨범 발매."
: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잘 되서 주변 동생들에게 설 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 "음악을 놓고 100분 토론이 오가는 현실이 개인적인 소양으로는 조금 안타깝다. 각자의 취향을 존중해준다면 아마 우리는 조금 더 즐거울 수 있을 거다."
: "나 역시 동감한다. 음악을 귀로 듣는 것 아니던가? 판단에 의해서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침해하는 건 옳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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