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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이 12일 모욕죄에 해당하는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엄정 처벌하되, 고소남용의 경우 사안에 따라 각하,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처리방안을 마련해 1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고소남용 사례자로 지목된 홍가혜씨 등 당사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피해자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형사 고소라는 적극적 방어 수단을 검찰이 자의적으로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날 오전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안상돈 검사장)는 이 같은 방침을 밝히면서 총 4가지의 사례를 '고소남용'으로 꼽았다.

대검찰청이 밝힌 주요 고소남발 사례 가운데 세 가지는 ▲'개고기 반대' 취지의 글 등에 비난 댓글을 올린 게시자 약 700명을 고소한 다음 피고소인들에게 합의금액으로 수백만 원을 제시한 사례 ▲ '세월호 사건' 구조작업'과 관련해 허위 인터뷰를 했던 인터넷 비방 댓글 게시자 약 1500명을 고소한 후 고소취소 조건으로 200~500만 원을 받은 사례  ▲인터넷 신문 기자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에 대한 비판 글 또는 비방 댓글을 찾아내 게시자 약 400명을 상대로 고소한 후 피고소인들로부터 합의금을 받고 고소 취소한 사례 등이었다.  

대검찰청이 보도자료에서 고소남용이라고 적시한 당사자들은 ▲ '세월호 사건 관련'은 홍가혜씨 ▲'개고기 반대' 관련은 박소연 한국동물사랑실천협회(아래 동사협) 대표  ▲ '인터넷 기자'는 이계덕 신문고뉴스 기자다. 대검찰청의 방침 관련, 세 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700명 고소했다는 동사협 박소연 대표

일베의 악플 손해배상금으로 개소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3층짜리 건물에 위치한 '동물보호 교육센터'의 이름은 '땡큐 애니멀스'라고 지칭했다. 총 1층은 '공존'이라는 '비건' 채식 카페로 운영되며 2층과 3층은 동물을 입양하고 봉사하고, 교육하는 장으로 활용된다.
 일베의 악플 손해배상금으로 개소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3층짜리 건물에 위치한 '동물보호 교육센터'의 이름은 '땡큐 애니멀스'라고 지칭했다. 총 1층은 '공존'이라는 '비건' 채식 카페로 운영되며 2층과 3층은 동물을 입양하고 봉사하고, 교육하는 장으로 활용된다.
ⓒ 추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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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찰청의 고소남용 처리방안에 대해 박소연 동사협 대표는 12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인 이유에서가 아니었고 너무 심하게 동물보호운동을 방해해서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개식용 반대 활동가들이 토론을 하는 게 버거울 정도로 악성댓글이 달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어쩔 수 없이 고소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고소이유를 밝혔다. 이어 "합의금 목적은 결코 아니었다"면서 "다만 합의하자고 하시는 분들에 한해 합의를 했으며 합의금으로 들어온 7000만원 이 조금 넘는 금액 전액은 동물보호센터를 만드는데 기부했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계속해서 "고소는 변호사님에게 맡겨 놓아서 자세한 것은 알지는 못하지만 합의금은 개인적으로 몇 십만 원 수준이었다"면서 "검찰은 700건이라고 하는데 총 건수는 그 정도 될지 모르겠지만 피고소인이 특정된 것은 200~300건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어 "고소를 한 이후 악플러는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다"면서 "고소는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검찰이 밝힌 처리방침에 대해서는 "악플 때문에 문제가 되니까 최진실 법이 거론되었는데 이번엔 홍가혜법 운운 하고 있다"면서 "검찰의 태도가 이해가 안 간다"고 불만을 말했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고소의 효과에서 대해서는 "그 학생들한테도 한 번쯤은 온라인상에 악플을 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함으로써 더 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것을 예방하는 차원이 된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1500명 고소했다는 홍가혜씨 "십수 억 받는다고?"

지난해 9월 6일 광화문 세월호 단식투쟁 현장을 방문한 홍가혜씨
 지난해 9월 6일 광화문 세월호 단식투쟁 현장을 방문한 홍가혜씨
ⓒ 정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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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관련 홍가혜씨는 12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고소 이후 악플이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다시 이런 보도가 나가면서 악플이 많아졌다, 오늘 이 보도가 나가고 나서 '홍가혜 욕해도 되냐? 한 번쯤은 봐준다고 하니 욕하자'는 댓글이 올라왔다, 욕해도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발끈했다.

홍가혜씨는 이어 "이런 댓글들에 대해서는 또 고소하겠다"면서 "검찰이 피해자이 하는 방어를 막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홍씨는 계속해서 자신의 고소 과정에서 대해 "모든 온라인 댓글을 문제 삼은 게 아니다"면서 "일간베스트 등 다섯 개 사이트를 특정해 이곳에서 ▲성적모욕 ▲가족모욕 ▲ 인신모욕 만을 추려서 한 게 1500건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홍씨는 이어 "이X 저X 등 단순한 욕을 모두 헤아린다면 이 다섯 개의 사이트에서만 2만 건이 나왔지만 듣보잡 등 이런 단순한 욕은 모두 고소를 하지를 않았다"라며 "또 고소한 1500건 가운데 피고소인이 특정된 것은 1/3정도 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논란이 일고 있는 합의금으로 십수 억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말했다. 홍가혜씨는 "십수 억은 명백히 허위사실이다, 16억은 웃기는 일이다"면서 "100분의 1도 안 들어왔다"면서 거액을 거론하는 언론보도에 대해 불만을 말했다.

홍가혜씨는 이어 "제 개인적인 심정으로는 16억 원이 아니라 1600억 원이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이런 기초적인 사실을 무시하고 십수 억 운운하고 있는 기사들은 마녀사냥을 양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 동의를 받지도 않은 채 실명보도 하는 언론사 ▲ 사진 함부로 갖다 쓰고 있는 언론사들은 모두 법적 조치하겠다"고 공언했다.

400건 고소했다는 <신문고뉴스> 이계덕 기자

이계덕 기자 또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검의 보도자료에 대해 '악의적'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이 기자는 자신의 성적 지향성에 대해 악플을 달았던 누리꾼을 고소한 것과 관련해  "검찰 님들... 피해자 비난하기 전에... 강간범 이계덕의 신상일체라는 게시물 적고 이년 동안 매일 비방글 올리는 네이버블로거 양XXX과 운영자부터 잡고서 이야기하세요"라고 수사의 미진함에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어 "특별히 비난 받아야할 사람이라구요 제가? 그렇게 살라고요?"라고 따져 물으면서 "아뇨.. 전 그렇겐 못 살아요"라고 강하게 항변했다. 이 기자는 자신이 400건을 고소했다는 검찰의 사례 적시에 대해서는 "총 고소 건수는 400건 정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가운데 피고소인이 특정된 것은 200여건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합의금과 관련해서는 "처음에는 사과를 하면 합의를 해주기도 했고 10만 원~20만 원 받고 합의를 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고소를 취하하자 비아냥대는 댓글을 달았고, 반성하는 기미가 전혀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앞서 지난 3월 29일자 '홍가혜, 최 변호사 찾아 가라고 한 사람 바로 접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온라인상의 악성 댓글 하나 때문에 수없이 경찰서를 오가야 하는 피해자의 고통을 과연 언론은 알기나 하는 겁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 기자는 이어 "심한 것들 몇 개만 고소해라? 처음에 심한 것들 몇 개만 고소했습니다, 일부는 사과를 받고 취하도 해줬습니다"라며 "일베 사이트에서 악플을 쓴 가해자가 '좌좀들은 감성팔이를 좋아해서 열 번 정도 앙망하면 봐준다'며 버젓이 다시 글을 올리며 저를 조롱하는 것을 보고, 악플러들의 사과를 믿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리고 심한 것들 몇 개 고소해서 처벌한다고 악플이 사라집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 기자는 마지막으로 "'사과로 끝낼 일을 합의금을 받다니'라고 이야기하는데 '사과로 끝낼만한 악플'이 아닙니다"라며 "사과의 진정성이 없다는 것도 누누이 확인을 했고요, 그리고 제가 경찰서에 가서 피해 진술한 시간적 손해, 그들의 장난으로 집에 이상한 사내들이 찾아와 서성거리고, 음란전화가 온 피해 등에 대해서 단순히 사과로만 끝내기에는 제 피해가 너무 큽니다, 저 외에 다른 악플 피해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마무리 지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홍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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