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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 위원들이 현장을 돌아보고 내려온 다음 김학출 사무장이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위원들이 현장을 돌아보고 내려온 다음 김학출 사무장이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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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 예정지로 향하는 도로 양쪽으로 울긋불긋한 깃발이 즐비하다. 붉은색으로 써 놓은 '석산개발반대'라는 문구가 지역민의 아픔을 대신하고 있다.

세종산업주식회사는 충남 공주시 의당면 덕학리 산 44-2번지 외 1필지에 사업면적 8만7370㎡에 대해 쇄골재용 석재 생산을 위한 토석채취사업계획서(아래 석산)를 지난해 12월 공주시에 접수했다. 토석채취사업은 복구 기간을 포함 2015년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10년 간이다. 현재는 금강유역환경청(아래 환경청)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20일 환경청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전문가 실사단의 현장 방문 소식을 접한 석산반대 지역주민들은 도로 양쪽에 작은 깃발과 대형 현수막 230(천태산석산반대대책위, 아래 대책위)개를 내걸었다. 석산 예정지에 모인 주민들만 어림잡아 200명이 넘어 보인다(관련 기사: "석산개발 중지시켜 마을공동체를 복원하라").

"국비 100억 원이 투입되는 주변 지역에 석산개발이라니?"

200여명의 주민 중 일부가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200여명의 주민 중 일부가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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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개발 유치하는 공주시장 각성하라!', '환경청장님 천태산 살려주세요!', '백제의 도읍지가 석산으로 피멍든다!', '환경이 곧 생명이다! 석산개발 중단하라!', '산지관리법! 주민 말살법!'

각양각색의 현수막에는 이외에도 살벌한 문구가 가득하다. 굽은 허리를 이끌고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 주민들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백발에 지팡이를 짚고 나오신 어르신은 "이 바쁜 농사철에 이게 뭐 하는 것이여"라며 볼멘소리를 하신다.

오전 11시 환경청, 공주시 담당 공무원과 전문가 평가단이 도착했다. 환경청 담당 과장은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다른 곳은 한 번만 가는데 이곳은 벌서 5번째로 참석한 전문가들이 불편할 수 있다. 우리가 신중하게 결정을 할 것이지 (참석 주민은)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대표단에 전했다.

김학출 천태산 석산개발 반대대책위 사무장이 석산개발 예정지 인근에 학교와 체험마을 주민인접 등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김학출 천태산 석산개발 반대대책위 사무장이 석산개발 예정지 인근에 학교와 체험마을 주민인접 등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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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김학출 사무장은 "석산 대상지 주변은 자연부락으로 무인시스템 공장과 6가구가 300m 인근에 있다. 천태산은 금북정맥의 줄기로 의당면과 정안면, 세종시까지 수원지로 인근은 모두 친환경농사를 짓고 있다"며 "두만리와 어물리 등 도시민을 위한 체험마을이 위치하고 주변 지역에 투자되는 국비만 100억 원이 넘는 지역인데 석산이 개발되면 어느 누가 이곳을 찾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특히 가까운 거리에 의당초등학교가 있는데 시골에 위치하고 학생이 없어서 학부모들이 깨끗한 자연환경 때문에 공주 시내에서 아이들이 이곳까지 학교를 보내는데 석산이 들어온다면 학교는 폐교될 것"이라며 "청학동과 비슷한 도령서당은 학부모뿐 아니라 학생들까지 인성과 교육을 위해 도심에서 보내는데, 이런 곳에 석산은 상식적으로 타당성이 없다"고 호소했다.   

내려오는 길에 발견된 천연기념물 삵과 새매

석산개발 예정지로 향하는 환경영향평가 위원들과 주민들
 석산개발 예정지로 향하는 환경영향평가 위원들과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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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청 담당 과장은 다 같이 올라가면 현장 방문이 어려운 만큼 대표분들만 참석을 허락했다. 사업 예정지로 오르는 길은 평균경사도가 30도로 상당히 가파른 곳이다. 사업자가 예정지 시추를 위해 만들어 놓은 길옆으로 아름드리나무들이 베어져 있었다. 불법으로 누군가 훼손한 것으로 보아 공주시 담당자는 관련 부서에 접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와 좋다. 최근에 가본 평가지 중에서 최고의 장소다."
"인공조림이 하나 없는 자연림으로 굴참나무, 신갈나무, 굴피나무, 상수리나무 군락까지 충남을 통틀어 최상의 보존림이다."

공주대학교 교수인 평가위원은 "(환경영향평가) 평가에 녹지자연도 7급으로 나와 있는데 8등급으로 봐야 한다"며 "공주뿐만 아니라 충남을 통틀어 계룡산 일부, 국방과학연구소 뒤쪽 보호구역, 대둔산 중간지점과 비슷한 상황으로 이런 자연조건을 갖춘 곳은 처음이다"라고 우수한 생태환경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그는 "고유종이 그대로 보존된 곳으로 이번 기회에 공주시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놓으면 최고의 장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북방산개구리 알이 주변 개울과 논에 많은 것으로 보아서 보존가치가 높은 곳이다"고 설명했다. 담당 과장도  한마디 덧붙인다.

"오랜만에 보게 되는 자연 군락지로 최상급에 속하는 지역이다."

내려오는 길에는 환경영향평가서에 빠져있는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삵의 배설물도 확인되었다. 그리고 멸종위기종 2급이자 천연기념물 323호인 새매(매목 수리과의 조류)의 서식지가 발견되었다. 석산개발을 위한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루어졌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각종 현수막과 피켓이 걸린 사업예정지에 주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각종 현수막과 피켓이 걸린 사업예정지에 주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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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단은 1시간 30분가량의 오전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후일정으로 전 주민이 친환경농업과 체험마을을 운영 중인 두만리 도령서당과 전통사찰인 동혈사를 돌아 볼 계획이다.


태그:#석산개발, #천태산, #공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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