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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호 행장 취임 이후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표방하고 있는 KB국민은행. 고객 중심 경영 차원에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건호 행장 취임 이후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표방하고 있는 KB국민은행. 고객 중심 경영 차원에서 다양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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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은 단순한 장사일 수 없습니다. 수익의 창출이라는 은행중심적 관점에서 고객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KB와 고객, 그리고 뱅커로서 나와 고객 간에 어떠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갈 것인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저는 이러한 노력을 '스토리가 있는 금융'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2013년 7월 22일, 이건호 KB국민은행장 취임사 중)

그리고 1년이 흘렀다. '스토리가 있는 금융'은 그동안 이건호 행장이 여러 차례 강조했던 경영 철학이다. 지난해 8월 '은행장과의 첫 만남'부터 "KB가 고객 성공 스토리를 어떻게 써 나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는가 하면, 11월 KB국민은행 창립 11주년 기념사를 통해서도 "그동안 결과만을 바라보는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 고객 한 분 한 분을 만족시키는 과정을 살펴보겠다"는 다짐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0일 취임 1주년 사내방송 영상 메시지를 통해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동경지점 부실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사고,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등 은행 역사상 전례가 없는 위기적 상황을 맞이했지만 잘 극복해 왔다"고 평가하면서 "원칙과 절차를 지키고 윤리적이고 적법한 방식으로 고객중심 경영철학을 실천해 나가면 자랑스러운 리딩 뱅크로 깊이 뿌리내릴 것"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과의 스토리, 결국 필요한 건 '시간'

스토리가 있는 금융, KB국민은행은 "기본적으로 고객과의 관계에서 '은행에 얼마나 이익이 되는 고객인지를 생각하기보다는 고객 이익을 최우선하고, 진정성을 갖고 고객을 대하면서, 고객 상황과 니즈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고객만족을 이루는 출발점이란 가정 아래, 적법하고 윤리적인 방식을 통해 고객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줄이면 고객과의 스토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따라서 '스토리가 있는 금융'의 첫째 요소는 시간이 되는 셈이다. 현행 은행 업무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만큼, 자칫 '빛 좋은 개살구'에 머무를 가능성도 한편 높은 것이 사실이다.

KB국민은행은 자료를 통해 실제 업무 현장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밝히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공간에 만족스러운 거래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서류 이미지화 등 영업점 업무 간소화나 집중화에서부터, 포터블 브랜치(이동형 은행 단말기 서비스)나 원격거래 서비스와 같은 채널 개발, 최적상품 제안시스템 마련, 고객 리워드 제도 개선, 보안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KB국민은행은 "진정한 고객만족을 이루기 위해서는 영업현장 뿐만 아니라 본부의 제도, 프로세스, 시스템 등 인프라 개선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는 영업점에서 고객과의 상담시간을 더 많이 확보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스토리가 있는 금융에서 업무 혁신이 필수임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 내부 스토리에 대한 평가는?

스토리가 있는 금융의 둘째 요소는 '시간에 대한 평가'라고 할 수 있다. KB국민은행 측 설명처럼 "'스토리가 있는 금융'은 지금까지의 영업방식과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에 있어 과정에 충실하면서 성과를 창출했던 직원들의 모범사례를 표준화해 전파하여 은행 전체적인 수준을 상향시키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건호 행장은 KB국민은행 창립 12주년 기념사에서 "임시 방편으로 올린 여신 실적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며 "고객을 만족시키는 과정을 살펴보고, 이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성과 관리 체계를 바꾸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KB국민은행은 "새로운 고객관리 방식을 지원할 수 있도록 가치향상체계로 전환한 성과평가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모든 변화에는 갈등이 따르기 마련이다. KB국민은행은 "스토리가 있는 금융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체 직원들의 혁신 마인드가 중요한 까닭에, KB국민은행은 추진과제를 선정하고 실행조직을 구성하며, 문화확산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 '스토리 있슈(issue)'를 그 예로 꼽고 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안하거나 댓글을 통해 공감 여부를 표시하도록 운영하는 게시판으로, KB국민은행 측에 따르면 "개설 4개월 만에 게시글이 300여 건에 이르고, 직원의 10%에 이르는 2천여 명 이상 조회 건수도 40여 건에 달한다"고 한다.

동네 은행 창구가 '정말' 달라진다면

스토리가 있는 금융에 대한 KB국민은행 측 평가는 '당연히' 긍정적이다. "만기안내비율 등 기본지표 뿐만 아니라, 펀드나 방카슈랑스 등 주요상품의 부적정한 판매비율이 감소하는 등 지표상 긍정적인 신호들 역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KB국민은행이 노사 합의를 통해 은행권 최초로 비정규직 직원 42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 역시 '스토리가 있는 금융'과 무관하지 않다. 고객과의 스토리를 만드는 시간의 주체는 결국 사람인 만큼 당연한 귀결이었던 셈이다.

지난 1년 동안 잇따라 터진 대형 악재로 인해 적지 않은 고객들에게 '물음표'를 던진 KB국민은행. 어찌 보면 '꿈 같은 이야기'인 '스토리가 있는 금융'으로 KB국민은행이 새로운 성장 스토리를 쓸 수 있을 것인지, "은행업이 단순한 장사일 수 없다"는 이건호 행장의 말을 스스로 증명해 보일 것인지, 그 시금석은 결국 동네 은행 창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이건호,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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