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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현대차 산타페와 쌍용차의 코란도스포츠에 대해 '연비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6일, 2013년 자동차 연비 자기인증적합조사 결과 이들 2개 차종의 연비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 연비에 비해 표시연비가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들 제조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고 연비 부적합 사실 등을 자동차 소유자에게 공개토록 할 방침이다. 현행법상 현대차는 10억 원, 쌍용차에는 2억 원 가량의 과징금이 매겨질 전망이다.

그러나 같은날 산업부는 2개 차종에 대해 '연비 적합' 판정을 내렸다. 같은 사안을 놓고 정부가 2개의 판정을 내린 셈이라 실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자동차 제조사로부터 '뻥튀기 연비'에 대한 보상금을 받기 위해서는 치열한 법정 다툼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26일 열린 자동차 연비 사후관리 조사 관련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26일 열린 자동차 연비 사후관리 조사 관련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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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차 연비 표기 놓고... 국토부는 '과징금', 산업부는 '문제없어'

양 부처는 이날 지난해 조사했던 연비 적합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국토부는 '부적합', 산업부는 '적합'이었다. 한 차례 재검증까지 실시하면서 부서간 이견을 줄여보려 했지만 결국 같은 목소리를 내는데는 실패한 셈이다.

부처간 중재를 맡았던 기획재정부는 "전문가들과 수차례 논의를 진행했지만 재검증 결과가 지난해 조사 결과를 대체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양쪽 결과를 모두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두 부처의 조사결과는 격차가 컸다.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검증한 국토부 조사결과에서 산타페의 복합연비는 신고치보다 -8.3%(도심 -8.5%, 고속도로 -7.2%)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 제조사는 리터당 14.4km를 달릴 수 있다고 표기했지만 실제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13.2km라는 얘기다.

코란도스포츠의 리터당 제원연비는 11.2km. 그러나 실제로는 10.0km로 측정됐다. 실제치가 신고치 대비 10.7%(도심 -10.7%, 고속도로 -8.8%) 떨어지는 수준이다. 두 차종 모두 자동차관리법상 기준(±5%)을 벗어나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산업부 조사에서도 이들 차량의 제원 연비는 실제보다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석유관리원과 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 검증한 산타페의 리터당 연비는 신고치에 비해 4.2%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란도스포츠는 제원연비보다 실제연비가 4.5% 가량 낮았다. 그러나 산업부 측 조사 근거인 에너지이용합리화법상 기준(-5%)은 만족하는 수치였다. 

정부는 이번에 한해서 양 부처가 검증한대로 사후절차를 진행하고 향후에는 연비 사후관리 부처를 국토부로 일원화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동차관리법 규정을 위반한 현대차와 쌍용차는 연비 과장 행위에 대해 각각 10억 원과 2억 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피해보상은 소비자가 직접 받아야... 정부, 조사에 배상 명령할 권한 없어"

우여곡절 끝에 정부가 연비조사 결과를 공표했지만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에는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제조사가 신고한 연비가 실제 연비보다 부풀려져 있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만큼 손해를 본 셈인데 정부가 2개의 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보상 문제가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연비 과장으로 과징금을 받더라도 자동차 제조사는 소비자에게 피해보상을 해야 할 의무가 없다.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직접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어 승소해야 한다. 

소송으로 가더라도 법정에서 현대차와 쌍용차는 산업부의 조사결과를, 소비자는 국토부의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연비 문제로 분명한 피해를 봤다 하더라도 소비자가 소송비용 등을 감안하면 소송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되는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 정부는 소비자 구제는 개별 소비자의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정부가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개별 소비자에게 구체적으로 배상을 명령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비 사후관리 부처가 국토부로 일원화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뻥튀기 연비'에 대해 정부가 감시할 수 있는 범위가 사실상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부 검사방식을 적용하면서 검사 차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추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토부는 14개 차종에 대해, 산업부는 33개 차종에 대해 연비 사후관리 조사를 실시했다. 권석창 국토부 자동차정책기획단장은 "향후 예산과 시설, 인력을 봐야 알겠지만 20개 이하 차종에 대해 연비 관리를 하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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