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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여성단체들은 2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을 밝혔다.
 대구지역 여성단체들은 28일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을 밝혔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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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간 아이들을 매일매일 보면서 너무나 슬퍼서 부모들이 어떤 심정인지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는 학교도, 교육청도, 정부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입니다. 좀 더 울고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쌀쌀해진 날씨에도 엄마들의 슬픔은 촛불로 승화되었다. 대구지역 여성단체들은 28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 모여 세월호 침몰사고로 안타깝게 죽어간 학생들과 실종자들에 대한 기적을 바라는 촛불을 들었다.

엄마들은 저마다 '미안하다, 잊지 않을게', '고통이 없는 나라에서 편히 잠드소서', '기적이 일어나 꼭 돌아오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무책임한 어른들을 비판했다. 동성로를 지나는 많은 시민들도 엄마들이 나눠주는 노란 리본을 받아들고 슬픔을 함께 했다.

사회를 맡은 김영순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일분일초가 아까운 순간에도 경찰들은 실종자 가족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정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참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남은주 대구여성회 대표는 "좀 더 울고 난 후에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남 대표는 "어른들이, 국가가 우리 아이들에게 큰 죄를 지었다"며 "너희들에게 무슨 말로 위로를 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28일 오후 대구지역 여성단체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기를 바라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시민들이 간절한 소망을 적고 있다.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28일 오후 대구지역 여성단체들이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실종자들이 무사히 귀환할 수 있기를 바라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시민들이 간절한 소망을 적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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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여성단체가 주최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손팻말을 들고 앉아 있는 모습.
 28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에서 여성단체가 주최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문화제에서 한 시민이 손팻말을 들고 앉아 있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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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은 북구여성회 대표는 "가족들이 이대로 잔인한 일상으로 돌아간다면 평생 아픈 삶을 살아갈 것"이라며 "제발 원인을 제대로 밝혀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책을 세워달라"고 호소했다.

김은희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구지부장은 "날씨가 차가워지니 우리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며 "찬바람에 가슴 시리듯 오늘의 아픔과 분노를 잊지 말자. 이 정부는 구조는 등신이지만 은폐는 귀신"이라고 비판했다.

지명희 대구여성광장 대표도 "세월호는 사고가 예견된 배가 아니라 이미 사고를 준비한 배였다"며 "사고수습에 나선 정부가 세월호를 소유한 회사와 계약한 '언딘'이라는 회사를 앞세워 구조작업에 나선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거리에 나온 여성단체 회원들은 저마다 슬픈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침묵하는 곳곳에서도 눈물을 훔치고 흐느끼는 울음소리도 간간이 흘러나왔다. 지나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을 비롯한 대구시청 공무원들이 28일 오전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안병근올림픽유도기념관을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을 비롯한 대구시청 공무원들이 28일 오전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안병근올림픽유도기념관을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
ⓒ 대구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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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상북도 강당에서 주낙영 권한대행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28일 오전 추모하고 있다.
 세월호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상북도 강당에서 주낙영 권한대행을 비롯한 공무원들이 28일 오전 추모하고 있다.
ⓒ 경상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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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부터 대구와 경북에서도 합동분향소가 차려져 많은 시민들의 애도의 발길도 이어졌다. 대구에서는 달서구 두류동 안병근올림픽유도기념관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 김범일 대구시장을 비롯해 대구시청 공무원들과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등이 28일 오전 분향했다.

대구시장 후보들과 일반 시민들의 추모행렬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대구시장 후보가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했다. 김 후보는 "우리 사랑스런 아들, 딸들아! 정말 미안하다. 부끄럽고 죄스럽다. 그러나 이제는 편히 쉬어라. 이제는 못난 어른들이 진짜 정신 차릴께'라며 추모글을 남기기도 했다.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인 서상기, 조원진, 이재만, 권영진 예비후보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한 뒤 저마다 추모의 글을 남겼다. 송영우 통합진보당 대구시장 후보와 당원들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추도했다.

경상북도에서는 지난 27일 도청 강당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28일 오전부터 조문을 받았다. 28일 오전 주낙영 도지사 권한대행을 비롯해 경북도청 공무원, 정일용 경북교육청 권한대행과 도교육청 간부공무원, 지역교육청 교육장 등이 찾아 분향했다.

경북도지사 후보인 김관용 새누리당 후보와 오중기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박창호 정의당 후보 등도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조문하고 애도와 추모의 글을 남겼다. 분향소를 차린 첫날 대구와 경북에서는 모두 5000여 명의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태그:#세월호?침몰?사고, #합동분향소, #추모 촛불, #대구여성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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