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방영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회 한 장면

지난 27일 방영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마지막회 한 장면 ⓒ SBS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드디어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캐스팅, 작가의 유명세 등에서 자타공인 '소문난 잔치'였는데, 그런 탓인지 드라마를 둘러싸고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그것이 모두 좋은 쪽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 드라마의 시작부터 끝까지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적이 없었던 것만은 틀림없다.

여러 면에서의 독창성 시비, 모두에게 큰 피로감 불러

<별그대> 방영 중 벌어진 일들 가운데 가장 컸던 것은 역시 여러 작품들과의 유사성 논란일 것이다. 일련의 일들로 인해 제작진과 배우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되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시청자들이다. 표절 의혹 등 시비들은 드라마를 온전히 즐길 수 없게 만들었고, 드라마·음악·영화 전반에 걸쳐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 독창성 시비가 또 다시 인 것은 큰 피로감을 불렀다.

그 중 만화가 강경옥의 작품 <설희>를 둘러싼 표절 공방전이 가장 심각했는데, 영화 <맨 프롬 어스> 등과도 비교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이 드라마가 인터넷 상의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많이 참고한 것 같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아직은 그 모든 것이 문제제기의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이제 드라마가 끝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지 않다 해도, 이 드라마를 논할 때 그러한 점들이 늘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일련의 일들 때문이라 정확히 말할 수는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작품은 훼손을 피할 수 없었다. 후반으로 갈수록 그 정도는 심해졌는데, 이야기의 진전보다는 에피소드의 남발로 지루함을 불렀고, SF와 멜로를 적절히 섞어냈던 초반과 달리 후반은 도민준(김수현 분)과 천송이(전지현 분)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로만 흐르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초반 큰 반향 불렀지만...역시 4부작 드라마였나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말이 있다. 뒤집으면, 끝이 좋지 않다면 과정까지 폄하될 우려가 있다는 말이 되겠다. 우리는 대개의 드라마들에서 후자의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사전제작이 정착되지 않은 환경, 작가나 제작진의 역량, 인기를 얻은 후의 연장 논란 등이 그것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우리의 드라마들은 흔히 '4부작 드라마'라 불리기도 한다. 4부 정도까지는 볼만하다가 뒤로 갈수록 뒷심이 떨어지는 것을 꼬집은 말이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조금 사정이 나아지기는 했다. 이제는 결말을 제외하고 적어도 중후반 정도까지는 볼만하다는 평이 많아졌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라도 맥이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별그대>도 그랬다. 분명 안팎으로 숱한 화제를 뿌리며 순조롭게 출발했고, 극 중 천송이가 입고 걸친 모든 것이 완판되었다는 등,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엄청난 인기를 몰고 온 듯 했는데, 도돌이표로 그친 후반부의 이야기가 다 끝난 지금은 개운치 않은 뒷맛만이 남아 있는 것.

두 주인공 천송이와 도민준은 마침내 시공간을 아우르는 사랑을 이루었다. 그러나 기쁨에 넘치는 그들과 달리, 보는 입장에선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별그대>가 용두사미로 끝난 또 하나의 드라마로 남을 것 같은 예감 때문이다. 작품의 독창성에 관한 여러 시비가 주가 되었기에 그 느낌은 더욱 떫다. 

<별그대>가 끝난 지금, 아쉬움 속에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본다. 우리는 언제나 '괜찮은' 드라마들을 만날 수 있을까? 떡밥을 충실히 회수하고, 무리 없는 개연성 등을 지닌 그런 작품들. 그러나 그 어느 것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아마도 개성과 창의력이 넘치는 드라마들이 아닐까?

그리하여 우리는 기다린다. 초반의 열광을 결코 헛되게 만들지 않는, 별다른 시비 없이 온전히 극 중에만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그리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지만 그것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비틀고 과감히 꼬집어낼 줄 아는, 그러한 드라마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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