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수종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미용샵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MBC 예능 프로그램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 출연 계기로 "야물루 가족을 보면서 나누고 서로를 충분히 생각하며 살 수 있음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최수종이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미용샵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MBC 예능 프로그램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 출연 계기로 "야물루 가족을 보면서 나누고 서로를 충분히 생각하며 살 수 있음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 유성호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 유성호 기자| 육아와 가족을 내세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은 연예인과 유명인이 등장하고 있지만, MBC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이하 <집으로>)에 출연하는 '진짜 부부' 최수종·하희라 만한 '케미'(어우러짐)를 자랑하는 출연자가 또 있을까.

아마존 원주민 가족과 함께 지내며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는 <집으로>에서 최수종·하희라 가족은 야물루 가족을 품었다. 아니 어찌 보면 이들이 안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회를 거듭할수록 살을 맞대는 이 대가족들의 모습이 익숙해진다. 2013년 아프리카 지역 봉사를 떠나기 직전 출연 제안을 받은 최수종. 그 사이 제작진은 하희라까지 꼬셔놓았다. 부창부수다. 바늘이 가니 실도 가야 하는 법. 그렇게 해서 지금의 가족이 완성됐다.

어렵게 최수종을 만났다. 봉사활동과 앞으로 촬영에 들어갈 드라마 <불꽃 속으로> 준비 중에 잠시 시간을 낼 수 있다는 틈을 탔다.

"가화만사성, 가족이 바로 서야 사회도 좋아집니다"

지난 해 결혼 20주년을 맞은 최수종·하희라 부부다. 이를 기념해 부부가 한 예능에 동시 출연한 건 아니란다. 시기가 맞아 떨어졌을 뿐. 다만, 적어도 최수종과 하희라에겐 '가족'이라는 공통의 화두가 늘 있었다. 다른 가정처럼 편한 말을 쓰며 단란하게 지낼 것도 같지만, 이 가족은 서로에게든 자녀에게든 '~씨'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구심점은 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목해야하고 가족끼리 사랑을 나눠야 그 지역, 나아가 사회와 나라가 좋아진다고 봐요. 가화만사성이라는 옛말을 좋아하는데 사회가 잘 굴러가는 것은 개인의 능력이 아닌 가정의 힘인 거예요.

하희라씨와 전에 드라마를 함께 출연(KBS <프레지던트>)했던 적이 있어요. 서로가 너무 배려하다보니 그게 또 힘들더라고요. 또 보기보다 희라씨가 몸이 약해요. 오늘 인터뷰도 함께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위경련이 일어났습니다. 현장에서 다시 함께 뭘 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뭉치게 됐네요(웃음)."

제 아무리 연륜 있는 배우라지만 일거수일투족에 관찰 카메라가 따라 붙는 요즘의 예능 프로는 낯설었을 것. 최수종이야 간간이 예능에 모습을 드러냈다지만 하희라는 예능 출연이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었다. 하물며 그의 두 자녀 역시 마찬가지지. 최수종은 "(제작진이) 처음엔 아마존 가서 같이 생활하고, 대화하면서 마음 나누는 모습을 찍겠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집도 공개하라 하고 일이 점점 커지더라"라며 재치 있게 응수했다.

"아이들이 5살 때였나. 하루는 태권도장을 다녀오더니 깜짝 놀란 얼굴로 '도장 사람들이 전부 아빠 엄마 이름을 알아, 어떻게 된 일이야?'라고 묻더군요. 그때 희라씨가 진지하게 설명을 했어요. 아빠, 엄마는 배우기에 TV에 나오는 거고, 사람들이 이름을 함부로 부를 수 있다고요. 우리 집에 놀러오던 이들도 대부분 동료 연예인이니 아이들은 사람이라면 다 TV에 나오는 줄 알았던 거죠. 틈이 날 때마다 얘기를 해줬고 이젠 충분히 (연예인 활동을)이해해 줘요."

"힘들게 얻은 아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들도 중요"

 배우 최수종이 결혼 20주년을 맞아 부인 하희라와 함께 제주도 방주교회에서 찍은 리마인드 웨딩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과 부인과의 관련된 루머에 대해 "웃음밖에 안 나온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배우 최수종이 결혼 20주년을 맞아 부인 하희라와 함께 제주도 방주교회에서 찍은 리마인드 웨딩 사진을 보여주며 자신과 부인과의 관련된 루머에 대해 "웃음밖에 안 나온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 유성호


 배우 최수종이 휴대폰 연락처에 부인 이름을 '오~내사랑'이라고 입력된 것을 보여주며 "'집에 매가 떨어졌어요'라는 하희라 씨가 보낸 문자메시지에 '웬지 흥부가되는 느낌.. 넘 좋아요..ㅎㅎㅎ, 복 받을거에요'고 문자를 주고받았다"며 부부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배우 최수종이 휴대폰 연락처에 부인 이름을 '오~내사랑'이라고 입력된 것을 보여주며 "'집에 매가 떨어졌어요'라는 하희라 씨가 보낸 문자메시지에 '왠지 흥부가되는 느낌.. 넘 좋아요..ㅎㅎㅎ, 복 받을거에요'고 문자를 주고받았다"며 부부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 유성호


방송에 나온 최수종·하희라의 자녀 민서와 윤서는 숫기 없는 모습이었지만 잔정을 보이며 아마존 야물루 가족과 지냈다. 연예인 가족으로 자주 대중에 노출되기 쉬운 삶이라지만 그만큼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모습이었다.

"두 친구 다 연예인의 꿈은 없어요. 다만 같이 봉사를 다녀오고 헌신하는 모습이 좋았나보더라고요. 희라씨가 최근 연세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사 과정을 수료했어요. 그런 모습을 본 윤서씨가 언젠가 오드리 햅번처럼 살고 싶다더군요. 복지사의 꿈을 갖게 됐다고 해요. 첫째 민서씨는 아직 구체적인 꿈은 없지만 축구를 잘하기에 아마추어로서 학업과 운동을 같이하면 더 많은 걸 얻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해주고 있어요."

연예인이라면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루머에 대해서도 최수종은 나름의 분명한 생각이 있었다. 오랜 시간 잉꼬부부로 선만큼 그 뒷이야기를 누군가는 끊임없이 궁금해 한다. 최근에도 이들 부부에 대한 루머가 한 차례 돌기도 했다. 

"사실 웃음밖에 안 나와요. 희라씨는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난다'며 자신의 선배나 후배에 대한 소문을 들어도 직접 눈으로 보기 전까진 안 믿는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밖에서 다녀오면 사람들이 우리 부부 진짜 안  싸우냐고 그렇게 묻는대요. 그만큼 관심이 큰 거죠.

우린 서로 존대를 해요. 그리고 매 순간 일상을 나누는 게 소중합니다. 결혼하자마자 아이가 생겼다면 소중함을 몰랐겠지만 여러 번 유산을 거쳐서 얻은 아이들이에요. 부부가 동남아나 아프리카를 다니며 봉사를 하는 것도, 우리보다 어려운 아이들을 생각할 수 있는 것도 다 그 소중함을 알았기 때문이죠. 아빠의 위치라고 강요하고 지시한 적이 없어요. 학원 문제도 아이들이 힘들어 하니 그럼 다른 방법을 찾아볼지 물었고, 지금은 둘 다 학원에 안 다닙니다."

같은 직업, 게다가 연기자 부부로서 사는 것에 불만은 없을까. 최수종은 단호하게 "없다"고 말했다. "단 한 번도 싸운 적이 없다"며 최수종은 갈등 없이 서로를 대하는 비결을 전했다.

"배우 생활을 뻔히 아니까 신비감이 좀 떨어진다는 게 아쉽다면 아쉽지만, 그만큼 서로가 어떻게 고생하는지 잘 알고 챙겨주는 게 고마워요. 그리고 부부라지만 방송 모니터는 안합니다. 물론 서로의 방송은 보죠. 보고 나서는 '수고했어요. 잘했어요' 이 한 마디만 하지 그 이상 얘길 안 합니다. 매번 집에서 각자의 작품을 들고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까 방송에 나오는 모습은 그 사람의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프레지던트>를 할 때도 각자 방에서 연습했지 대본을 맞춰보지 않았어요. 배우로서 서로 존중하는 거죠. 희라씨가 그 작품을 선택할까 말까 기로에 섰을 때 제게 물었어요. '만약 우리가 배우로 함께 호흡을 맞추면 어떨까요'라고요. 전 '희라씨와 연기하는 게 오히려 영광이에요'라고 답했어요. 이런 존중의 모습이 지금의 20년을 있게 한 거라고 봅니다."

"욕심 없는 와우라족 야물루 가족...많이 배웁니다"

 배우 최수종은 "세상의 모든 구심점은 가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정이)화목해야하고 가족끼리 사랑을 나눠야 그 지역, 나아가 사회와 나라가 좋아진다"고 말했다.

배우 최수종은 "세상의 모든 구심점은 가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정이)화목해야하고 가족끼리 사랑을 나눠야 그 지역, 나아가 사회와 나라가 좋아진다"고 말했다. ⓒ 유성호


방송을 함께 채워가는 야물루 가족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2010년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을 통해 이미 공개된 바 있는 와우라족 야물루 가족은 거침 없는 의사 표현과 해맑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알고 보니 와우라족은 현대 문명을 받아들인 아마존 부족으로 원시생활과 문명 생활을 동시에 즐기는 이들이었다.

"공부를 많이 하고 갔지만 직접 느끼는 건 다르더라고요. 아마존 역시 100년 전부터 문명이 들어오고 있어요. 밀림에서 아이들이 발가벗고 노트북을 하고 있는 모습에 문화 충격을 받았어요. 추장 야나힘 집에는 벽걸이 TV도 있다니까요(웃음).

어구가 짧고 쓰는 단어가 많지 않기에 표현이 직설적이라 느낄 수 있지만 이들은 진짜 욕심이 없는 사람들이에요. 우리에겐 냉장고가 있어 모든 걸 저장하려 하지만 이 사람들은 사냥을 많이 해서 남으면 나누고 모자라면 아껴요. 종종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배터리나 기타 쓰레기를 버리는 바람에 오염이 진행되고 있는 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문명인이 들어가더라도 아마존은 전 세계 사람들이 지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음 급하고 바쁘게 사는 일상에서 야물루 가족을 만난 건 최수종·하희라에게 배움의 기회기도 했다. "주위를 돌아보기보다는 자기 일에 바삐 사는 모습인데 사실 그렇게 바쁘게 안 해도 할 건 다 할 수 있다"며 최수종은 "야물루 가족을 보면서 나누고 서로를 충분히 생각하며 살 수 있음을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정말 일이 많다면 조금 일찍 움직이면 돼요. 저 역시 어릴 때부터 철저히 지킨 게 약속입니다. 시간 약속도 내가 좀 더 일찍 와서 기다리는 게 나아요. 물론 제 습관 때문에 제 매니저는 좀 힘들 수 있는데 감수하라고 해요. 현장에서도 제가 먼저 오면 촬영 시간에 늦던 후배들이 조금씩 더 빨리 오더라고요. 촬영 준비를 먼저 해놓는 문화가 되면 일정도 제 시간에 끝나고, 회식할 시간도 생기고 얼마나 좋아요. 이게 공동체 생활입니다. 먼저 본을 보여야죠. 구심점이 누구고, 그가 어떤 행동을 보이냐에 따라 공동체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최수종 하희라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 아마존 야물루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