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황마마(오창석 분)가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황마마(오창석 분)가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 MBC


140회가 넘게 방송되는 동안, <오로라 공주>에 이상한 일이 이것 뿐만은 아니었지만, 이제는 주인공마저 뒤바뀌었다.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에서 남자 주인공 황마마를 연기했던 오창석은 교통사고로 숨지며 하차했다. <오로라 공주>의 공식 홈페이지의 등장인물 설명을 봐도 오로라(전소민 분)와 황마마가 주인공이건만, 정작 주인공은 드라마가 끝나기도 전에 사라져버렸다.

17일 방송된 147회에서 황마마는 오로라, 설설희(서하준 분)와 미국으로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을 알게 된 황마마의 세 누나 황시몽(김보연 분)과 황미몽(박해미 분), 황자몽(김혜은 분)은 황마마를 막아섰다. 세상 누구보다 소중한 남동생이 전처인 오로라, 그의 현재 남편인 설설희와 함께 떠난다니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황마마는 떠나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덤프트럭과 부딪혀서 사고가 났고, 황마마는 이대로 죽음을 맞았다. 누나들은 죽은 황마마를 붙잡고 통곡했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나타난 오로라도 황마마의 죽음 앞에서 어쩔 줄을 몰랐다. 지난 10일, 매체들의 보도를 통해 오창석의 하차 소식이 알려진 이후 1주일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앞서 오로라의 개 떡대가 죽고, 설설희의 아버지 설국(임혁 분)은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대수대명"을 외쳤다. '자신의 불행을 다른 사람에게 옮긴다'는 뜻의 이 사자성어는 암에 걸린 설설희와 죽은 떡대의 운명을 뒤바꾼다는 뜻으로 해석됐지만, 설설희를 간호하며 완치하게 한 황마마가 죽음을 맞으면서 설설희와 황마마를 칭하는 말로 다시 풀이되고 있다.

산으로 가던 캐릭터...죽음을 염두에 둔 전개였나?

그동안 황마마라는 캐릭터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처음에는 오로라와 잘될 것 같더니, 오로라의 집이 망하면서 한차례 헤어졌다. 이후에 배우가 된 오로라와 다시 만났지만, 그 곁에는 설설희가 있었다. 어느덧 모든 난관을 지나서 결혼에 골인하는가 했더니 이혼했고, 두 번째 남편인 설설희의 병수발까지 들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오로라 공주>가 오로라와 설설희의 러브라인으로 방향을 틀자, 황마마의 존재감은 더욱 작아졌다. 어쩌다 한 번 등장할 때도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몸만 큰 아이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정말 황마마가 주인공이 맞냐"고 말하기도 했다. 황마마가 종영을 3회 앞두고 죽음으로 하차하면서 이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물론 <오로라 공주>에서 죽은 사람이 황마마뿐만은 아니다. 오로라의 아버지와 어머니, 개 떡대와 박지영(정주연 분)의 어머니 등이 죽었고, 오로라의 세 오빠와 새언니들이 하나둘씩 사라졌다. 명분은 '미국행'이었다. 죽거나 혹은 떠난 캐릭터만 해도 10명이 넘는다. 이 때문에 '서바이벌 드라마', '임성한의 데스노트'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이제 <오로라공주>는 20일 150회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지난 5월 첫 방송된 이후 7개월 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이제 황마마의 죽음 이후 오로라가 어떻게 살게 될지가 남았다. 또 황마마가 죽으면서 졸지에 '알고 보니 남자 주인공'이 된 설설희가 오로라와 어떤 미래를 그려갈지도 관건이다. 과연 오로라는 제목처럼 '공주'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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