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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터치ID는 미리 등록한 장갑 엄지 부분의 무늬를 정확히 인식해 잠금을 풀었다. 반면 무늬가 비슷한 다른 손가락 부분은 차단했다.
역대 아이폰 완성작으로 불리는 'S시리즈'. 왼쪽부터 2009년 국내에 처음 들어온 아이폰3Gs,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시점에 나온 아이폰4s,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5s
 역대 아이폰 완성작으로 불리는 'S시리즈'. 왼쪽부터 2009년 국내에 처음 들어온 아이폰3Gs, 2011년 스티브 잡스 사망 시점에 나온 아이폰4s,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5s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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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세지감. 지난 열흘 아이폰5s를 리뷰하면서 든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지난 2010년 1월부터 아이폰3Gs를 쓰다 지난해 12월 아이폰5로 갈아탔다. 4년 동안 줄곧 아이폰만 썼으니 '애플빠'란 소리를 들어도 별 수 없는 셈이다. 또 그간 안드로이드 최신 모델이나 차세대 아이폰을 리뷰할 때도 늘 내가 써온 아이폰이 비교대상이었다. 덕분에 '눈 버리는 일'도 흔했지만 지금껏 별 탈 없이 써오고 있다.

아이폰5는 시제품, 아이폰5s는 완성품?

아이폰5s 역시 아이폰5가 직접적 비교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이런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수도 있다. 애플은 아이폰4에서 아이폰4s로, 아이폰5에서 아이폰5s로 2년마다 '개정판'을 내왔다. 하지만 언론이나 얼리아답터들은 아이폰4의 '레티나 화면'과 아이폰5의 '4인치 화면'에 열광했을 뿐 업그레이드 모델에는 시큰둥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아이폰4s나 아이폰5s에 더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사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선 주파수 송수신을 방해하는 '데스 그립' 문제를 해소하고 대화형 음성 명령어 기능인 '시리'를 처음 도입한 아이폰4s와 지문인식 기능을 추가한 아이폰5s야 말로 각 시리즈의 '완성판'인 셈이다. 실제 아이폰5가 1년만에 단종되고 아이폰4s는 살아남았듯 모델 수명도 개정판이 더 길다.

애플은 매 2년 주기로 이전 제품과 외형이 다른 신제품을 내놓는 한편 1년 뒤 비슷한 외형의 개선 제품을 내놓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 아이폰3Gs에서 5s까지... 아이폰의 진화 애플은 매 2년 주기로 이전 제품과 외형이 다른 신제품을 내놓는 한편 1년 뒤 비슷한 외형의 개선 제품을 내놓는 패턴을 반복해 왔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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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 지문'도 인식하는 터치ID... 최대 5개까지 인식 가능

아이폰5s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시 '터치ID'다. 지문인식센서로 변신한 홈버튼이 아니면 아이폰5와 거의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일단 지문을 등록하고 나면 이 기능은 사용자 의식에서 조용히 사라진다. 홈버튼을 누르는 일상적 행위에서 자연스럽게 지문 인식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지문을 입력해 달라고 상기시키는 팬택 시크릿노트와는 딴판이었다.      

대신 아이폰5s에서 지문 인식은 잠금 화면을 풀 때나 앱스토어 구매시 암호 입력을 대신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시크릿노트처럼 특정 앱이나 콘텐츠를 숨긴다든지, 특정인의 연락처나 통화 기록을 감추는 등 비밀스런 기능은 없다. 애초부터 지문 인식 기능의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재밌는 건 시크릿노트에서 등록할 수 있는 지문이 2개인 반면 아이폰5s는 최대 5개라는 점이다. 덕분에 본인뿐 아니라 신뢰할 수 있는 다른 사람 지문도 등록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나 역시 5개 가운데 하나를 옆지기 손가락에 할애했다. 나 대신 스마트폰을 써야할 일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암호 잠금을 해두면 낯선 사람 접근을 막는 이점이 있지만 그때그때 암호를 입력하는 게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암호 잠금을 안했다가 자칫 스마트폰을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큰 낭패다. 터치ID를 이용하면 암호를 외우거나 일일이 입력할 필요도 없다. ios7에서 처음 도입된 앱스토어 자동 업데이트 기능과도 일맥상통한다.

아이폰5S 터치ID 지문 인식 과정
 아이폰5S 터치ID 지문 인식 과정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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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엔 터치ID도 무용지물? '장갑 지문'까지 인식

한 가지 걱정은 한겨울 장갑을 낀 상태에선 잠금 화면을 풀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색다른 실험에 도전했다. 정전식 화면 터치가 가능한 장갑으로 지문 등록을 시도한 것이다.

결과는 뜻밖에도 성공이었다. 터치ID는 미리 등록한 장갑 엄지 부분의 무늬를 정확히 인식해 잠금을 풀었다. 반면 무늬가 비슷한 다른 손가락 부분은 차단했다. 고양이 발가락 지문까지 인식한다는 터치ID의 위력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초당 10장 연사에 슬로모션까지... '5SLR' 실감 

터치ID 외에 외형적으로 달라진 부분은 '트루 톤' 플래시다. 기존 싱글 LED 플래시 대신 백색과 황색 두 가지 색깔 플래시를 사용해 어두운 곳에서 촬영할 때도 피사체의 원래 색깔에 좀 더 가깝게 표현해줬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아이사이트(iSight)'의 변화는 이뿐만이 아니다.

흔히 사진 품질을 좌우한다고 알려진 픽셀수가 아이폰5와 같은 800만 화소에 그쳐 많은 아쉬움을 줬다. 대신 아이폰5s는 카메라 센서 크기를 15% 늘리고 조리개 크기를 f/2.4에서 f/2.2로 키워 아이폰5에 비해 33%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인다고 한다.    

아이폰5와 아이폰5s로 아이들 인형을 찍어 직접 비교해봤다. 우선 플래시 없이 찍었을 때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플래시 촬영시 아이폰5s 색감이 좀더 실제 색에 가깝게 나타났다. 화면상에선 구분이 잘 되지 않지만 원본 크기로 확대한 것을 비교해 보면, 아이폰5s로 찍은 사진이 화질이 더 선명하고 색감도 실제에 가까운 걸 알 수 있다.

아이폰5와 아이폰5s 촬영 사진 비교. 위는 플래시 없이, 아래는 플래시 촬영.
 아이폰5와 아이폰5s 촬영 사진 비교. 위는 플래시 없이, 아래는 플래시 촬영.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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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와 아이폰5s 촬영 사진 원본 비교. 위는 플래시 없이, 아래는 플래시 촬영.
 아이폰5와 아이폰5s 촬영 사진 원본 비교. 위는 플래시 없이, 아래는 플래시 촬영.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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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면에서도 진일보했다. 아이폰5에서는 파노라마 촬영 기능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아이폰5s에는 스틸 사진 촬영시 연사와 흔들림 보정 기능이 보강됐고 슬로모션 영상 촬영 기능도 처음 등장했다.

초당 10장까지 연속 촬영할 수 있는 연사 기능은 '5slr(아이폰5s와 DSLR의 합성어)'이란 말을 실감케 했다. 요즘 취재 현장에서 주로 '폰카'를 쓰는데, 사람 표정을 제대로 포착하기란 쉽지 않다. 연사 기능이 강한 DSLR(디지털 일안 리플렉스 카메라)이 그리운 순간이다.

하지만 아이폰5s는 촬영 버튼을 누르고만 있어도 순식간에 사진 수십 장이 찍힌다. 또 '즐겨찾기' 기능을 통해 가장 잘 나온듯한(?) 사진 한두 장을 직접 골라주기도 한다. 덕분에 인물 사진일 경우 눈을 감았거나 또렷하게 찍히지 않은 사진들을 알아서 가려내 일일이 사진을 고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저장할 때도 선택하지 않은 사진은 한꺼번에 삭제해 저장용량 부담도 덜어준다. 다만 피사체가 여러 명일 경우 '선구안'이 떨어지는 건 흠이다.

LG G2에서 채택해 화제가 된 흔들림 보정 기능도 아이폰5s는 소프트웨어로 해결했다. 짧은 순간 4장을 촬영해 가장 또렷하고 손떨림이 적은 사진을 자동으로 골라주는 것이다. 

아이들 키우는 입장에선 슬로모션 기능이 칭찬할 만하다. 일반 영상이 초당 30프레임을 찍는 반면 슬로모션 영상은 초당 120프레임을 찍어 실제 속도보다 1/4 느리게 재생할 수 있다.

촬영 과정은 일반 영상과 동일하지만, 편집 과정에서 슬로모션 처리할 부분을 지정할 수 있다. 마침 아이 생일잔치 때 촛불을 끄는 장면이라든지, 공원에서 놀 때 낙엽을 날리는 모습처럼 결정적인 장면을 영화 한 장면처럼 연출할 수 있었다.



아이폰 'S시리즈'의 저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성능? 

사실 애플이 아이폰5s 발표 때 가장 내세운 것 가운데 하나가 모바일 최초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라는 A7칩과 움직임 데이터 측정에 사용되는 보조 프로세서인 M7칩이었다. 이 때문에 중앙처리장치(CPU) 속도가 최대 두 배 빨라졌다고 하지만 사용자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앞서 연사나 슬로모션 촬영 같은 카메라 기능도 이런 하드웨어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시적으로 빌린 리뷰 제품과 작별할 때마다 가장 아쉬운 건 터치ID나 트루톤 플래시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성능'이다. 사실 터치ID만 해도 암호 잠금 시간을 1시간이나 4시간 후로 늦추는 것만으로도 '흉내'는 낼 수 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익숙해진 속도감과 손맛은 꽤 오래 간다. 아이폰 'S 시리즈'의 인기 비밀도 바로 여기에 숨어 있는 게 아닐까?


태그:#아이폰5S, #애플,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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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인포그래픽 뉴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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