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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전력이 지난 7월 24일과 25일 방사능 오염수의 지속적인 바다 유출과 고농도 방사능 증기의 유출을 시인하더니, 지난 19일에는 지상보관 탱크에서 리터당 8천만베크렐(Bq: 1초에 1번 핵붕괴하는 방사성물질의 존재를 나타냄)의 방사능 오염수 300톤이 유출되었음을 시인했다.

2011년 3월 연달아 후쿠시마 원전 3기와 사용후 핵연료 저장소가 폭발했다. 이때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이 나왔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처럼 원자로 용기 자체가 폭발한 것이 아니라서 폭발 당시 외부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은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의 20%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7등급 사고로 기록됐지만, 문제는 피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문제는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에서 계속 나올 수 있는 사용후 핵연료의 양이 체르노빌 원전의 6.6배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여전히 안일하게 방사능 오염 관리와 처리를 전적으로 도쿄전력에 맡겼다. 그러다가 뒤늦게 2년 5개월 동안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었다고 시인한 것이다. 인류 최악의 사고, 아직도 진행 중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처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가 이래서는 곤란하다.

도쿄전력 방사능 오염수 유출, 이미 예견됐다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가 지난해 3월 14일 촬영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위성사진
 미국의 과학국제안보연구소 (ISIS)가 지난해 3월 14일 촬영해 공개한 후쿠시마 제1원전 위성사진
ⓒ I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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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이 지난 19일 밝힌 지상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능 오염수 유출도 이미 예견된 것이다. 지하수를 통해 바다로 흘러나가는 방사능 오염수 외에도 녹아내린 핵연료봉 노심을 식히기 위해 매일 주입하는 냉각수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가 하루에 400~500톤에 달한다.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에서 방사능 성분과 염분을 제거한 뒤 다시 원자로 냉각에 사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쌓이는 방사능 오염수가 지금까지 34만 톤 가량이다. 

그런데 이를 보관하는 탱크를 급히 제작하다 보니 이음새 문제로 인해 내구연한이 5년에 불과하다. 이미 이음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이 지적된 것이다. 예견된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가 유출된 후에 도쿄전력의 보고를 받은 일본 정부의 태도는 도저히 사고를 책임지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정부의 태도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더구나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21일에 방사능 오염수 유출에 대한 사고등급을 '일탈'에 해당하는 1등급에서 '중대한 이상 현상'에 해당하는 3등급으로 2단계 올렸다는 소식은 한심하다 못해 경악스럽기까지 하다. 국제 원자력사고 평가척도(INES-원전의 사건(사고 또는 고장) 등급을 0등급부터 7등급까지 8단계로 분류하고 있으며 수치가 클수록 큰 사건을 의미한다) 중 3등급은 '중대한 이상 현상'이고, 4등급은 '용지 밖 큰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 사고'이고, 5등급은 '용지 밖 위험을 수반하는 사고'이다.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고를 5등급, 4등급도 아닌 3등급으로 정했다는 것은 단지 지상보관 탱크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만을 문제로 삼았다는 의미이며 이것도 부지 내 토양 오염만 인정하고 바다 유출은 인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도쿄전력은 바다로 누출되는 오염수를 이미 확인했다.

더구나 사고등급을 정함에 있어서 지난 2년 5개월간 매일 300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됐다는 사실은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방사능 오염수는 계속 바다로 유출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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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안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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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등급을 정하는 기준을 수치로 살펴보면 4등급은 '방사성물질 소량 방출'이다. 5등급은 '5백 테라베크렐(1테라베크렐=1조 베크렐) 이상'이고 6, 7등급은 각각 '5천 테라베크렐 이상', '5만 테라베크렐 이상'이다. 그렇다면 지난 7월 말에 확인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바다로 방출된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어디에 해당하는 것일까.

도쿄전력이 지난 7월 26일과 27일 샘플을 채취한 결과 바다로 유출되는 방사능 오염수가 리터당 23억 5천만~31억 베크렐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가 하루 300톤 가량의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된다고 추정했으니, 하루에 705테라~930테라(1테라베크렐=1조 베크렐) 베크렐의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지난 8월 7일 일본 정부는 인근 산에서 1000톤 가량의 지하수가 흘러 원자로로 거쳐 평균 300톤 가량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 지난 2년 5개월 동안 무려 최대 81만8천 테라 베크렐의 방사성물질이 태평양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하루 동안의 방사능 오염만으로도 사고등급 5에 해당된다. 사고 당시 발생한 양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흘러들어간 양만으로도 7등급을 훨씬 상회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사고등급 기준 상 7등급의 사고가 두 번 일어난 셈이다. 여기에 방사능 증기로 유출된 방사성물질의 양은 셈에 포함하지도 않았다. 문제는 앞으로도 오염이 더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다. 현재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일본정부는 사고를 축소하기 바쁘다.

사고 축소하기 바쁜 일본... 안일한 한국

그렇다면 한국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11년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후, <인접국가 방사능누출 사고 매뉴얼>을 작성했다. 매뉴얼에 따르면 '인접국가에서 방사성물질 누출 또는 방사능오염 가능성 발생'만으로도 1단계인 '관심' 경보를 발령하고 기상청, 소방방재청, 관세청,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16개 관련 기관들이 점검태세에 들어가도록 했다.

나아가서 '인접국가 원자력시설 사고로 인해 방사성물질 대규모 환경 누출 확인'일 경우 2단계인 '주의' 경보를 발령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포함, 기존부처에 국방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등을 더하여 20개 기관이 정보수집, 모니터, 검사, 분석, 지원 업무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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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자력안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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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나라 정부는 일본 방사능 오염 확산에 따른 피해를 우려하는 시민들을 위해(?) '방사능 괴담 유포자 처벌'이라는 독재국가나 있을 법한 방안을 내어 놓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매뉴얼을 직접 작성해 놓고도 경보 발령을 하지 않았다.

지난 8월 12일 원자력위원회 속기록에 따르면 "300톤의 방사능 수치가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니다", "펜스 밖에는 수치가 낮다", "국내 데이터가 너무 지금 아니다" 등의 이유를 들어 경보발령을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전력이 밝힌 방사성물질 누출량도 수치 그대로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이미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 쳐 놓은 펜스 안에 가둬져 있기만을 바라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일함이 그대로 드러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국내 데이터' 주장은 경보 발령 3단계인 경계 단계에 해당하는 것이다.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국내에 유입될 경우에 '국내 데이터'의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1단계와 2단계의 경고 발령을 하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소 '관심'이나 '주의' 경보를 발령해서 관련 기관들이 준비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원자력위원회는 경계단계가 아니라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현재도 진행형인 후쿠시마 원전사고에 대해서 정부가 안일한 대응을 계속한다면 국민의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본 원전사고 때문에 큰 피해를 입는 이들은 인접국가 국민이다. 인접국가인 중국, 대만, 홍콩 등에서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조치를 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스스로 작성한 매뉴얼도 따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정부의 태도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격하고도 우리나라에서는 원전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큰소리 치는 안일함을 반영하고 싶은걸까. 정부는 하루 빨리 강력한 자국민 보호조치를 취하고, 일본정부에 대한 항의와 추가 방사능 오염수 유출 반대 입장을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환경연합 홈페이지에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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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국 처장, 전'핵없는사회를위한 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월성원전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 민간검증위원. 대한민국의 원전제로 석탄제로,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공유하기 위해 기자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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