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 CJ E&M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 CJ E&M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대학 축제의 사회를 보던 한 개그맨이 불꽃놀이를 보며 학생들에게 "지금 여러분의 등록금이 터지고 있습니다!"라고 외쳤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유명한 일화다. 하지만 28일, 안산록페스티벌의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들을 보며 "지금 내가 낸 입장료가 터지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 이날 터진 것은 한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에너지, 그리고 한여름의 록페스티벌을 즐기는 이들이 내지르는 뜨거운 함성이었다.

지산에서 안산으로 무대를 옮긴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경기도 안산시 대부바다향기파크에서 3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첫 날 무려 3시간이 넘는 공연을 선보인 밴드 큐어를 필두로 이번 페스티벌에 함께한 국내외 80여 아티스트들은 저마다 관객들의 귀와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튿날의 헤드라이너 스크릴렉스와 마지막 날의 헤드라이너 나인 인치 네일스는 각각 1.8톤에 달하는 우주선 모양의 DJ 박스와 수십 톤에 달하는 강렬한 조명 장치를 공수해 압도적인 느낌을 줬다.

호응도가 최고 수준이라는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을 마친 팀들도 있다. 2013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와 '올해의 신인'을 받은 밴드 펀.은 28일 오후 처음 한국식 '떼창'을 경험했다. 공연 내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놀라워한 보컬 네이트 루스는 급기야 "우리들이 했던 공연 중 최고의 공연이었다. 바로 당신들 덕분이다"라며 "곧장 다시 한국에 오고 싶을 것 같다"고는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 영국에서 온 신스팝 듀오 허츠(28일) 역시 늦은 시간에도 자리를 지킨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사진을 찍고, 꽃을 나눠 주었다. 펀.과 허츠는 공연 이후 각각 SNS에 글을 남겨 공연 이후의 벅찬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We are young…우리는 젊고, 태양보다 빛나지"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8일 공연을 펼친 밴드 펀.(FUN.)의 모습.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8일 공연을 펼친 밴드 펀.(FUN.)의 모습. ⓒ 오마이스타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8일 공연을 펼친 밴드 허츠의 모습.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8일 공연을 펼친 밴드 허츠의 모습. ⓒ CJ E&M


그런가 하면 이미 한국에서의 공연을 경험한 아티스트들은 '내성'이 생겼는지 여유롭게 관객과의 교감을 즐겼다. 27일 공연한 영국의 대표 록 밴드 스테레오포닉스는 자신들의 히트곡 중 하나인 '메이비 투모로우'를 부르던 중 마이크를 관객들에게 넘기며 인상 깊은 장면을 연출했고, "올해 최고의 관객들"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세계적인 기타 테크니션 스티브 바이(28일) 역시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는 기타 연주로 호응을 유도했다.

국내 아티스트 역시 존재감을 뽐냈다. 박정현(27일)은 "발라드 가수가 록페스티벌을 찾았다. 이 자리가 어색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노래들을 록 버전으로 편곡해 데뷔 첫 록페스티벌 무대를 달궜고, 하루 차이로 같은 무대에 선 넬(27일)의 보컬 김종완과 국카스텐(28일)의 보컬 하현우는 'CD를 씹어 먹은 듯한' 라이브를 선보이며 흥을 돋웠다. 감각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선보이는 밴드 이디오테잎(28일)은 공연 중간 선배 뮤지션인 조용필의 '단발머리'와 산울림의 '개구쟁이'를 재해석해내 귀가하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7일 공연을 펼친 밴드 스테레오포닉스의 모습.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7일 공연을 펼친 밴드 스테레오포닉스의 모습. ⓒ CJ E&M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7일 공연을 펼친 스크릴렉스의 모습.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7일 공연을 펼친 스크릴렉스의 모습. ⓒ CJ E&M


편안한 휴식이 보장되는 꿀맛 같은 주말을 반납하고 현장을 찾은 관객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드문드문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 공연장이 바닷가와 인접한 탓에 눅눅한 습기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관객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대신 저마다 뒷자리에서 느긋하게, 혹은 앞자리에서 열광적으로 몸을 흔들며 진흙 밭이 된 공연장을 휘저었다. 공연 다음날 찾아올 근육통과 바닷가 모기들이 물고 간 흔적은 이들에겐 걱정거리도 아니었다. 펀.의 노래처럼 그들은 젊었고, 태양보다 더 빛나고 있었으니까.

한편 주최 측인 CJ E&M이 밝힌 올해 관객 수는 7만 8천 명으로, 지난해 10만 1천 명에 비하면 1/4 가량 줄었다. 그러나 주최 측은 페스티벌 전용 부지를 확보하고,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있다.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무대 간 동선이 짧아지면서 보다 많은 아티스트의 공연을 관람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도 관객들에게는 큰 장점이었다"고 전했다.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7일 공연중인 밴드 넬의 모습.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에서 열렸다. 27일 공연중인 밴드 넬의 모습. ⓒ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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