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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의 주성분은 단백질이며, 비타민A와 칼슘이 매우 적고 비타민C는 전혀 들어있지 않다. 반면 들깻잎에는 쇠고기에 적은 칼슘이나 무기질이 많은데다가, 비타민A와 다른 채소가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비타민C가 아주 많이 들어있다. 또, 세포부활작용이나 지혈작용, 항알러지작용, 강심말초혈관 확장 작용 등과 같은 특별한 생리 작용을 가진 엽록소 또한 풍부하다.

 

게다가 섬유소 또한 풍부해 고기를 많이 먹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변비도 예방할 수 있다. 이런지라 쇠고기 요리는 들깻잎과 함께 먹으면 좋다. 쇠고기에 부족한 것들을 보충할 수 있어 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들을 '궁합이 좋은 음식'이라고 한다.

 

반대로 '궁합이 나쁜 음식', 즉 함께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도리어 몸을 해롭게 하는 그런 음식들이 있다. 장어와 복숭아(설사), 게와 감(소화불량과 식중독), 조개와 옥수수(배탈), 팥과 소다(비타민B 파괴), 미역과 파(칼슘흡수방해), 치즈와 콩(인산칼슘손실), 토마토와 설탕(비타민B 파괴) 등이 함께 먹으면 해로운 음식들이다.

 

▲아스피린은 음식과 함께 복용한다.: 아스피린은 위장장애가 심하여 궤양 유발 및 심할 경우 위장 출혈 또는 천공(구멍)을 일으킬 수 있다. ▲아스피린 장용성 코팅제는 우유나 알칼리성 식품과 함께 복용하지 않는다. 산성인 위장에서는 녹지 않고 알칼리성인 소장에서 녹도록 만들어진 제형이다. 이는 아스피린의 위장장애를 줄이기 위해서 만든 제제로서 만일 우유나 알칼리성 식품과 함께 복용하게 되면 아스피린이 위장에서 녹아 이러한 제형의 효과가 없어질 수 있다.

 

▲진통소염제인 아스피린 복용 시 주의하여야할 식품들: 베이컨, 치즈, 술, 쿠키, 자두, 마카로니, 호두, 땅콩, 오렌지주스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복용 시 주의하여야 할 식품: 양배추, 흡연, 성요한초 ▲아스피린 복용 시 추천하고 싶은 음식은 엽산 함유 식품(양배추, 시금치, 브로콜리, 쑥갓, 두릅, 갓김치, 키위, 오렌지, 강낭콩, 현미, 고구마, 김, 다시마, 미역 등) -<제대로 알고 먹는 약과 음식> '해열진통소염제' 편 내용 일부

 

<제대로 알고 먹는 약과 음식>(하남출판사)은 음식처럼 우리 몸속에서 일정 작용을 하는 '약과 음식의 궁합', 즉 약과 음식의 상호작용들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은 현대인들이 걸리기 쉬운 질병을 12개 군으로 분류한 후 질병들의 특성을 설명한다. 그리고 가장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약과 그 성분을 설명한 후 올바른 복용법을 알려준다. 이어 특정의 약을 먹을 때 함께 먹으면 효과는커녕 약효를 감소시키고 나아가 더 큰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는 음식들이라 함께 먹으면 좋지 않은 음식들과 그와는 반대로 도움이 되는 음식들을 일일이 소개한다.

 

저자에 의하면, 우리가 흔히 별다른 구분 없이 약국에서 사먹는 진통제는 어떤 성분의 약인가에 따라 먹는 방법을 달리해야 하고, 주의해야 할 식품이 따로 있고 약물 복용 시 함께 먹으면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는 양배추를 먹는 것이 좋지만 아세트아미노펜이 주성분인 타이레놀을 복용할 때는 양배추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책은 이런 설명을 토대로 2일 간에 해당하는 여섯 끼의 식단과 4차례의 간식으로 이루어진 식단까지 제시한다. 이렇기 때문에 이 책은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오랫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 사람들은 물론 평소 약의 오남용을 염려했던 사람들에게는 워낙 반가운 책이 될 것 같다.

 

2010년 11월, 남편이 감기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자 주변 사람들의 권고로 아스피린을 여러 차례 복용, 위출혈을 일으켜 위험한 상태에 이른 적이 있다. 위궤양에는 좋지 않다는 것도, 위궤양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게다가 이처럼 주의해야 할 음식과 복용법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모르고 일반해열진통제처럼 먹은 결과였다. 이후 해열진통제를 비롯한 감기약이나 피로회복제 등 남편이 먹을 약을 살 때는 이런 약력을 먼저 이야기한 후 "위장장애가 없는 약을 달라"는 주문을 빠뜨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약사들 중 그 누구도, 그리고 단 한 번도 이 책의 저자가 설명하는 복약지도를 해준 바도 없고, 약과 함께 먹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나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들은 더욱이 알려준 바가 없다. 하다못해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담배나 술이 좋지 않으니 복용 전후 얼마동안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흔한 말까지 한 적조차 없다. 아쉽고 씁쓸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아래 내용은 이 책을 읽으며 궁금해진 것들을 대표 저자인 배송자 교수(2002년부터 신라마린바이오센터장)에게 서면을 통해(2013년 4월 10일)물은 것이다.

 

-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오랜 기간 약을 먹어야만 하는 경우 약 처방과 함께 피해야 할 음식이나 권장할 음식 등과 같은 음식지침도 함께 처방하면 치료효과가 증진될 것 같다. 혹시 병원에서 이런 처방을 함께 하는가?    

"우리나라의 경우 그렇지 않다. 책의 내용처럼 세세하게 알려 주는 병원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 다만 짠 음식을 먹지 말라든지, 매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이나 카페인 음료를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등과 같은 대략적인 의견은 병원에 따라 제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외국 선진국의 경우는? 약물처방과 함께 음식 처방을 하기도 하는가?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음식 처방'이 필요한 경우 임상영양사가 식단을 조절해 주는 것으로 안다."

 

- 워낙 중요한 내용들인데다 전문가는 물론 일반인들도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이 많은 것 같다. 짐작컨대 아마도 그간 출판되진 않았지만 관련학계에서는 필요성을 충분히 느꼈을 것 같다.

"약학을 먼저 공부하고 영양학을 공부했다. 이처럼 둘 다 공부하다보니'약과 음식의 상호작용'에 대해 늘 궁금했다. 아니 화두가 되어 늘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약과 음식 둘 다 특정 성분으로 우리 몸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아쉽게도 각각에 대한 연구와 관련 책들은 많지만, 이 둘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와 결과물은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다.

 

이렇다보니 일반인들이 참고할 수 있는 자료도 상대적으로 많이 빈약한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필요성을 느낀 전문가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만큼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사실 혼자서는 이런 책이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약물명을 중심으로 책의 내용을 보완해준 윤정현 교수(부산대학교 약학부)와 질병치료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 작성을 해준 정복미 교수(전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덕분에 책이 훨씬 제대로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책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이야길 들어보진 못했지만, 집에 두고 약을 먹을 때마다 펼쳐봐야겠다는 독자도 있고, 의사와 약사로부터 참고할 것이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 책처럼 자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외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책이 출간된 것으로 안다."

 

- 감기가 걸렸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주사 한 방 맞으면 빨리 낫는다."와 같은 이야길 많이 듣게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사 의존도가 높은 것 같다. 주사 관련 지침은 없어 아쉬웠다.

"우선 입으로 먹는 '경구용 약'과 음식을 중심으로 엮었다. 책의 머리말에서 밝힌 것처럼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질환치료제들도 약물과 음식과의 상호작용들을 고려, 기회가 닿는 대로 보충할 계획이다."

 

- 많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앓는 병이나 질환 그 주의할 음식과 권장하고 싶은 음식 등을 간략하게라도 알려 달라.

"약과 음식의 상호작용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순간부터 지금까지 머릿속에서 늘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은 약도 약이지만, 약과 음식의 잘못된 만남으로 인한 고통인데도 그것조차 모르고 또 다른 약을 복용해야만 하는 사람들과 우리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다. 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함께 먹으면 좋지 않은 음식 몇 가지만 우선 소개하고자 한다"(아래 표 참고)

 

 

- 우리나라의 약물 남용이나 오용이 심각하다는 이야길 들었다. 전문가로서 무엇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가? 줄일 수 있는 위한 노력은?

"좀 막연한 대답 같지만, 평소 느끼는 것은 질병의 치료제로서 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이 약에 대한 공부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약사는 약을 짓기만 한다. 약은 의사들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의사들이 약에 대한 지식을 최대한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약에 대한 과신도 문제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약 의존도를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 사실 약이 되는 식품들이 많다. 제철에 나는 식품 속에 생리활성 물질이 더 많다. 이들 음식들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으로 질병의 예방에 많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신이 먹는 약에 대한 무관심이나 지식부족도 문제고, 약사들의 부족한 복약지도도 문제다."

 

- 우리 술 막걸리에 함유된 생리활성 효능을 과학적으로 밝히는 연구를 주도, 결과 <막걸리>(하남 출판사, 2010년)란 책을 써서 막걸리 대중화에 기여한 것으로 안다. 다음 책도 기대된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반인들 대부분 병원에 가서 의사의 처방을 받고 약국에서 지어주는 약을 복용하지만 자신이 먹는 약 이름이 무엇인지는 물론 성분조차 모르고 먹는다. 또 정확하게 알지도 못한 채 광고 등을 통해 본  약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일반 물건 구매하듯 약국에 가서 사 먹는 사람들도 있다. 이는 무엇보다 자신에게 위험한 행동이다.

 

의사의 처방전이나 약 설명서에서 약명이나 성분을 찾고 이 약이 가진 성질과 섭취에 좋은 혹은 주의해야 할 식품을 선택하여 먹을 수 있도록 '이유'와 함께 설명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식품은 그자체가 신비로운 존재이다. 식품마다 그 존재 이유가 있다. '신비로운 식품의 세계'를 영양학 혹은 식품영양학을 전혀 공부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쉽게 읽고 실제 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책을 쓸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제대로 알고 먹는 약과 음식>| 저자:배송자 윤정현 정복미(공저)| 하남출판사 | 2013.02.28 | 값:15000


제대로 알고 먹는 약과 음식 - The Food & Drug interaction Guide

배송자.윤정현.정복미 지음, 하남출판사(2013)


태그:#약, #음식(식품), #배송자, #신라마린바이오센터, #약물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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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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